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새벽이 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합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자애의 마음이 일어납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시작하여 이웃과 주변의 아는 사람, 그리고 나와 무관한 사람, 심지어 모든 생명 있는 존재에 이르기까지 모두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의 몸과 마음이 편해야 타인도 생각이 납니다. 지금 괴롭고 불만족에 가득 차 있다면 자신의 문제도 해결하기에 바쁩니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을 때 비로서 이웃과 주변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먹고 살기에 바쁜 사람들, 병중에 있는 사람들, 소송에 걸려 있는 사람들은 주변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자애수행을 하면 어떤 이점이
자애수행을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앙굿따라니까야에 11가지 자애공덕에 대한 가르침이 있습니다. 경에 따르면 “자애의 마음에 의한 해탈을 섬기고 닦고 익히고 수레로 삼고 토대로 만들고 확립하고 구현시켜 훌륭하게 성취하면, 열한 가지 공덕이 기대된다.”(A11.15)고 했습니다. 열한 가지 공덕은 다음과 같습니다.
“수행승들이여,
(1) 편안히 잠자고,
(2) 행복하게 깨어나고,
(3) 악몽을 꾸지않고,
(4)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5) 비인들에게조차 사랑을 받고,
(6) 신들이 보호해주고,
(7) 불이나 독이나 무기가 해를 끼치지 못하고,
(8) 빠르게 삼매에 들고,
(9) 안색이 맑고,
(10) 혼미하지 않게 삶을 마치고,
(11) 더 높은 경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하느님세계에 이르게 된다.”(A11.15)
자애수행의 목적은 자심해탈(慈心解脫 : mettāya cetovimuttiyā), 즉 자애의 마음에 의한 해탈입니다. 청정도론에 따르면 수행방법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첫번째로 “일체의 뭇삶이 원한없이, 분노없이, 근심없이, 안락하게 자신을 수호하기를!”(Vism.9.50)라고 시작되는 다섯 가지 유형을 통해서 ‘무한편만’의 자애의 마음이 해탈이 있습니다.
두번째로 “일체의 여자가 원한없이, 분노없이, 근심없이, 안락하게 자신을 수호하기를!”라고 시작되는 다섯 가지 유형을 통해서 ‘한정편만’의 자애의 마음이 해탈이 있습니다.
세번째로 “동방의 일체의 뭇삶이 원한없이, 분노없이, 근심없이, 안락하게 자신을 수호하기를!”라고 시작되는 열 가지 유형을 통해서 ‘방향편만’의 자애의 마음이 해탈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세 가지 편만이 구체적으로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 자비송(The chant of metta)입니다.
자애수행 열한 가지 공덕
자애수행을 하면 11가지 공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청정도론에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았습니다.
(1) 편안히 잠자고
“타인들이 몸을 뒤척이고 코를 골면서 괴롭게 잠드는 것처럼 잠자지 않고, 편안하게 잠자고, 잠들어도 마치 입정에 든 것 같다.”(Vism.9.60)
(2) 행복하게 깨어나고
“타인들이 신음하고, 하품하고, 몸을 뒤척이며 괴롭게 깨어나는 것처럼 깨어나지 않고 꽃피는 연꽃처럼 찡그리지 않고 편안하게 깨어난다.” (Vism.9.61)
자애수행을 하면 편안히 자고 행복하게 깨어남을 알 수 있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없음을 말합니다. 더구나 입정하듯이 잔다고 했습니다. 입정하면 희열, 행복, 평온이 있는데 마치 선정에 들듯이 잠을 잤을 때 행복한 잠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깨어날 때도 선정에서 출정할 때처럼 깨어 날 수 있음을 말합니다.
(3) 악몽을 꾸지않고
“꿈을 꿀 때는 예를 들어 탑묘에 예배하고 공양을 올리고 법문을 듣는 것과 같은 길몽만 꾼다. 타인들처럼 자기가 강도들에게 포위되고, 맹수들에게 쫓기고, 낭떨어지에서 떨어지는 것과 같은 악몽을 꾸지 않는다.” (Vism.9.62)
자애수행을 하면 악몽을 꾸지 않는다고 합니다. 꿈을 꾸어도 아름다운 꿈을 꿉니다. 컬러풀한 총천연색 꿈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살인하거나 살해당하는 등 끔찍한 꿈을 꾸지 않는 것은 자애의 마음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분노 등 악하고 불건전한 마음이 끼여들 여지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4)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가슴에 걸린 진주 목걸이처럼, 머리에 장식한 화환처럼, 사람들이 좋아하고 마음에 들어 한다.”(Vism.9.63)
(5) 비인들에게조차 사랑을 받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처럼 비인들에게조차 사랑받는다.”(Vism.9.64)
여기서 비인은 부따(bhūta)를 말합니다. 영어로 ‘animate Nature as principle, or the vital aggregates (the 5 Khandhas)’ 또는 ‘ghosts (amanussā)’라 합니다. 한역으로는 ‘非人(鬼神、天人)’이라 합니다. 비인 또는 귀신이라고도 번역합니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일컫는데 청정도론에 따르면 비싸카 장로의 예로 비인을 설명합니다. 나무에 사는 천신에 대한 이야기를 말합니다. 자애의 마음을 내면 나무에 사는 비인도 호의적으로 보아 사랑받음을 말합니다.
(6) 신들이 보호해주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신들이 보호한다.”(Vism.9.70)
(7) 불이나 독이나 무기가 해를 끼치지 못하고
“자애를 닦는 자의 신체는 재가의 여자신도 웃따라의 경우처럼 불에 타지 않고, 상윳따니까야의 송출자인 장로 쭐라 씨바처럼 독에 중독되지 않고, 사미 쌍낏짜의 경우처럼 무기가 해치지 못한다.” (Vism.9.71)
여자신도 웃따라 이야기는 법구경 게송 223번 인연담에 등장합니다. 자애를 닦으면 불에 타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인연담에서 “웃따라여, 분노를 극복하는 것은 옳은 일이고, 분노는 분노의 여읨으로써 극복된다. 매도하고 음해하는 자는 매도를 여의고 음해를 여읜 자에서 정복된다. 완고하고 인색한 자는 자신의 것을 보시하는 자에 의해서 정복된다.”(DhpA.III.302-314)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불은 분노를 의미합니다. 불에 타지 않는다는 것은 분노를 여의었을 때 가능합니다. 분노와 자애는 상극이기 때문에 자애의 마음을 내면 분노의 불에 탈 염려가 없음을 말합니다.
(8) 빠르게 삼매에 들고
“자애를 닦는 자에게는 마음이 빨리 삼매에 들고, 지체 되는 것이 없다.”(Vism.9.73)
(9) 안색이 맑고
“매달린 가지에서 떨어진 종려나무 열매처럼 그의 안색은 청정하게 된다.” (Vism.9.74)
(10) 혼미하지 않게 삶을 마치고
“자애를 닦는 자에게는 혼미한 죽음이라는 것이 없고, 혼미하지 않은 채로 잠든 것처럼 삶을 마친다.” (Vism.9.75)
(11) 더 높은 경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하느님세계에 이르게 된다
“자애의 성취보다 더 높은 거룩한 경지를 얻지 못하더라도 여기서 죽어서 잠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하느님의 세계에 태어나게 된다.” (Vism.9.76)
흔히 듣는 말 중에 “잠자듯이 죽고 싶다.”라고 합니다. 고통스럽게 죽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입니다. 죽는 것도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잘 죽느냐가 사람들의 관심사입니다. 이른바 웰다잉(Well dying)입니다. 그런데 자애수행을 하면 죽을 때 미혹하지 않게 죽고 더구나 잠든 것처럼 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잠든 것처럼 죽었을 때 깨어날 때는 행복하게 깨어날 것입니다. 자애수행을 닦았기 때문에 하느님세계, 즉 범천에 범천에 태어남을 말합니다.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청정도론 제9장은 하느님의 삶(brahmavihāra)에 대한 것으로 사무량심에 대하여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자애수행의 가장 첫번째 단계는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해야 남도 사랑할 수 있고, 자신이 먼저 행복해야 남이 행복하기를 바랄 수 있습니다.
지금 자신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자는 옆을 볼 여유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내가 행복하기를!”라고만 생각한다면 결코 자심해탈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 합니다.
자신이 지금 행복하다면 이제 밖으로 눈을 돌려 “타인들도 행복하기를?”라고 자애의 마음을 내어야 함을 말합니다. 이는 “내가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싫어하고, 살기를 원하고 죽기를 싫어하는 것처럼, 다른 일체의 뭇삶도 그러하다.”(Vism.9.10)라고 자애의 마음을 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마음이 어느 곳으로 돌아다녀도
자기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을 찾지 못하듯,
타인에게도 자기는 사랑스러우니
자신을 위해 남을 해쳐서는 안되리.”(S3.8)
2018-05-20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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