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스승의 주먹(師拳)

담마다사 이병욱 2018. 6. 18. 08:15

 

스승의 주먹(師拳)

 



 

스승은 주먹을 꽉 움켜 쥐었습니다.

주먹을 절대 펴지 않습니다.

움켜진 주먹으로 책상을 탕탕치거나

대갈통을 갈기기도 합니다.

 

스승은 이이것만 알면 된다고 합니다.

여시아문에서 여시(如是), 이와 같이라는

말에 팔만사천법문이 다 들었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볼 것도 없다고 합니다.

 

스승은 진리라는 것이 언어와 문자로는

알 수 없는 것이라 합니다.

진리는 스승에서 제자로 전승되는

마음과 뜻으로 아는 것이라 합니다.

 

스승은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라고 합니다.

스승은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물은 마셔야 맛을 안다고 합니다.

 

스님은 장가도 안갔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법륜스님 즉문즉설 질문입니다.

스님은 듣고서 이해 하여 내것으로 만들면

 전체를 꿰뚫는 것과 같지요라며 답했습니다.

 

바닷물은 다 마셔보지 않아도

한모금이면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이 이것이 괴로움이다.’라 했을 때

나의 경우에 비추어 틀림이 없을 압니다.

 

 

벗들이여, 괴로움을 보는 자는

괴로움의 발생도 보고,

괴로움의 소멸도 보고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도 본다.”(S56.30)

 

 

하나를 통찰하면 모두 관통할 수 있습니다.

괴로움의 발생을 보는 자도

나머지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만 제대로 알면

나머지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발생을 보는 자는 허무주의를 차단하고

소멸을 보는 자는 영원주의를 차단합니다.

발생과 소멸의 원리를 보는 자에게

삿된견해(邪見)가 있을 수 없습니다.

 

스승은 꽉 움켜진 주먹을 펴지 않습니다.

이것을 말하는 스승은 아직까지

이것을 보여 주지 않습니다.

주먹에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스승은 주먹을 움켜 쥐고서

비법(秘法)이 있는 것처럼 말합니다.

죽을 때까지 움켜진 주먹을 펴지 않습니다.

주먹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난다여, 나는 안팍의 차별을

두지 않고 가르침을 다 설했다.

아난다여, 여래의 가르침에 감추어진

사권(師拳: ācariyamuṭṭhi)은 없다.”(D16)라고.

 

 

 

2018-06-18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