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백년대계

이제까지 헛짓거리했다, 서의현 복귀에 도로아미타불된 94년 개혁

담마다사 이병욱 2018. 6. 26. 08:53

 

이제까지 헛짓거리했다, 서의현 복귀에 도로아미타불된 94년 개혁


 

눈이 뒤집어진 스님

 

그 스님은 눈이 뒤집어져 있었습니다. 탱화에 나오는 악귀의 모습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사찰의 부주지 직함을 맡고 있는 스님은 속된 말로 깽판을 놓았습니다. 설조스님의 단식 기자 회견 장에 나타나 아수라판을 만들어 버린 것입니다.

 

원인스님의 글에서처럼 그냥 내버려 두었으면 조용히 끝났을 것입니다. 경내에서 성명서 읽는 것으로 그쳤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갑자기 나타나 마치 남의 집 잔칫상 걷어차듯이 훼방을 논 것입니다. 심지어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르는 장면도 보았습니다.

 

부주지는 왜 이와 같은 돌출행동을 했을까? 공명심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직무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했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누가 시켰을지도 모릅니다. 분명한 사실은 이것이 한국불교를 장악하고 있는 자들의 본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3백명으로 추정되는 권승들

 

피디수첩 방영으로 국민들은 물론 불자들도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어떤 이는 피디수첩이 한번씩 방영될 때마다 수십만의 불자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라 합니다. 불자수가 대폭으로 줄어든 것은 여법하지 못한 범계승들, 즉 약 3백명으로 추정되는 권승들 탓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계종은 3백명의 종단입니다. 3백명이 종단을 사유화하고 있습니다. 마치 힘센 자들이 영역을 정해 놓고 이권을 챙기는 것과 같습니다. 스님들과 불자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나서지 않습니다. 나서면 다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적폐청산시민연대 월요회의에서

 

우리 스님네들이 나서야 되지 않겠습니까?” 어제 설조스님 단식 6일 째에 어느 스님이 적폐청산시민연대 월요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스님들이 나서야 합니다. 스님들의 문제는 스님들이 풀어나가야 합니다.

 

이 세상은 문제투성이입니다.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풀어 나갈 수 있습니다. 늙고 병들어 죽는 것 같은 문제는 인간의 능력 밖이라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제는 인간이 풀어갈 수 있습니다. 난마처럼 얽힌 조계종의 적폐현상 또한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사람을 만나면 해법이 보입니다.

 

6 25일 월요일 저녁 적폐청산시민연대 월요회의가 설조스님 단식현장에서 열렸습니다. 정평불 상임대표를 대리하여 참석했습니다. 이날 회의에는 스님 16분 가량과 재가자 18명 가량이 참석했습니다. 우정국 뒷편에 자리를 깔고 둥그렇게 마주 앉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이 난국을

 

대체 어떻게 해야 이 난국을 돌파 할 수 있을까? 모인 사람들의 최대화두였습니다. 갖가지 방법이 제시되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승려대회입니다. 초법적인 승려대회가 개최되면 문제가 깨끗이 해결됩니다. 문제는 스님들이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피디수첩에 방영되어 불교가 망신을 당해도 스님들은 여전히 침묵합니다.

 

스님들이 침묵하는 한 승려대회가 열릴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차선은 종회해산입니다. 종회를 해산하려면 원로의원 스님들 동의가 있어야 합니다. 종회를 해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입니다. 비대위에서 개혁을 추진해 가면 승려대회 못지 않은 효과가 있습니다.

 

과연 원로의원 스님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설조스님의 단식을 지켜만 보고는 없을 것입니다. 하루하루 생명이 꺼져 가는데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그래서 원로의원과 방장, 조실, 교구본사 스님을 설득하기로 했습니다. 조를 짜서 전국을 투어하는 것입니다. 스님과 재가자가 함께 투어하는 것입니다.

 

출가와 재가의 견해가 첨예하게

 

이날 회의에서는 출가와 재가의 견해가 첨예하게 대립되었습니다. 출가에서는 현실론을 이야기했고 재가에서는 이상론을 이야기했습니다. 설조스님 단식을 계기로 하여 스님들을 결집하려면 명분을 주어야 합니다. 출가에서는 승려복지 카드를 들었고, 재가에서는 재정투명화 카드를 꺼냈습니다.

 

개혁을 말하는 스님들이 한결같이 주장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승려복지제도입니다. 돈 있는 스님들이 모든 것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승가에서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스님들이 자신의 돈으로 승복을 사 입고 자신의 돈으로 공부하는 현실을 개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가에서 다비까지 승려복지제도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총무원장 직선제가 대안이라 합니다.

 




도로아미타불 서의현 전총무원장

 

총무원장 직선제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소유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또다시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94년 개혁종단이 증명합니다. 그때 당시 사부대중이 죽기살기로 쟁취한 것이 개혁종단이었습니다. 그러나 완전히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때 당시 개혁세력에 의해 밀려나 멸빈된 서의현 전 총무원장이 복권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94년 개혁은 물거품 되었고 속된말로 도로아미타불이 되었습니다.

 

서의현 전총무원장이 돌아 왔습니다. 교계뉴스에 따르면 25년만에 승적이 복원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조계종 종정 진제스님은 “25년동안 전총무원장 의현 스님께서는 고생이 많으셨다.”라고 말했습니다. 94년 개혁이 물거품 되는 순간입니다. 스스로 정체성을 부정하는 조치에 이제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쟁점인가?

 

이날 적폐청산시민연대 월요회의에서는 스님들과 재가자들간에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설조스님 단식을 알리고 결집하는 방법론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다가 재정투명화와 관련하여 이견차이를 보인 것입니다.

 

어느 스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설조스님 단식을 알리기 위한 전국투어할 때 재정투명화 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합니다. 원로스님 등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면 거부반응을 일으킬 것이라 합니다. 그 대신 승려복지제도 등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면 호응할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재가자는 정반대입니다.

 

재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재정투명화에 대하여 이야기 했습니다. 스님들이 돈을 만져셔 자승이나 설정과 같은 제2의 서의현이 출현했다는 것입니다. 스님들이 소유함에 따라 오늘날과 같은 승가타락이 이어졌고 불자가 3백만명이나 감소 되었다는 것입니다. 피디수첩이 방영된 것은 타락한 승려들 탓이라고 했습니다.

 

재가자가 운영하면

 

재가자들은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스님들 앞에서 승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어떤 종단을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하여 물은 것입니다. 이는 재정투명화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2의 서의현이 출현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를 바꾸어야 함을 말합니다.

 

가장 이상적은 것은 스님들이 재정에서 손을 떼는 것입니다. 재가 전문가에게 재정 등 사찰과 종단 운연을 맡기고 스님들은 감사역할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스님들이 이를 용인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스님들은 재가자가 운영하면 마치 재가자가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리는 것으로 인식합니다. 재가자가 사찰과 종단을 운영하면 재가자의 힘이 세지고 스님들은 재가자에 종속되는 것으로 봅니다. 재가자가 돈 관리하면 더 타락할 것이라 말합니다. 한마디로 재가자에게 곳간을 맡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스님들은 재가자를 믿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개혁이 성공되어도 재가자에는 맡기려 하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스님과 재가자는 엄연히 다른 신분이기 때문에 재가자가 맞먹으려 하는 것을 용인하려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은 이미 94년 사태로 경험한바 있습니다.

 

이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어느 법우님은 스님들을 향해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94년과 98년 사태를 지켜 보았다고 하는데 재가자에게 돌아 온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때 당시 재가자들이 죽기살기로 개혁불사에 동참 했으나 개혁이 성공하고 난 뒤에는 역할이 주어지지 않았음을 말합니다.

 

94년 개혁을 보면 스님들끼리 자리를 나누어 가진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개혁이라면 재가자의 참여 명분이 없어집니다. 또 다시 똑같은 일이 반복될 뿐입니다. 그래서 법우님은 이후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라며 로드맵을 요구했습니다. 이를테면 재정에 대한 출재가역할분담론 같은 것입니다.

 

이제까지 헛짓거리했다

 

한국불교 참으로 기대난망입니다.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스님들 마저 밥그릇 빼앗길까봐 염려하는 기색을 보았습니다. 이러니 대부분 스님들은 재가자가 종단과 사찰의 재정에 관여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재가자들은 명분 없는 개혁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 이미 94년 사태를 경험해 보았습니다. 94년에 사부대중이 죽기살기로 개혁불사에 참여 하여 성과를 내었으나 결국 인물교체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그때 당시 사부대중의 원흉 서의현 총무원장은 6 1825년만에 복권 되어 승적을 되찾았습니다. 한국불교 사부대중은 이제까지 헛짓거리한 것입니다.

 

재정에 대한 출재가역할분담론

 

스님들과 재가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명분을 주어야 합니다. 대다수 스님들은 빈곤하게 살아 갑니다. 소수의 3백명의 스님들이 부를 독점하고 있습니다. 재정투명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또다시 94년짝 납니다. 모든 것이 명백해졌습니다. 스님들이 돈을 만져서는 안됩니다. 재정투명화를 외면하고 총무원장 직선제나 승려복지제도를 말하는 것은 허망합니다.

 

스님들에게 재정투명화를 이야기했을 때 스님들도 참여명분이 생길 것입니다. 재정투명화는 재가자들에게도 참여명분이 됩니다. 설조스님 단식을 성공시키려면, 한국불교 개혁을 성공하게 하려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 재정투명화, 즉 재정에 대한 출재가역할분담론입니다.

 

재정에 대한 출재가역할분담론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재가전문가가 사찰의 재정을 관리운영하고 스님은 감사역할하며 감시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어느 모임이나 단체이든지 돈을 다루면 회장, 총무, 재무, 감사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4직은 기본중의 기본입니다. 만일 4직 중에 감사가 없다면 제멋대로 일 것입니다. 만일 재무와 총무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면 총무가 다 써버려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돈 관리는 재무가 하고 운영은 총무가 합니다. 돈을 잘 썼는지에 대한 감시는 감사가 합니다. 이렇게 서로 역할이 분담되어 상호 견재할 때 함부로 돈이 새어나가지 못할 것입니다.

 

하다못해 작은 모임에서도 회장, 총무, 재무, 감사가 있어서 4직으로 유지됩니다. 누가 담당해도 제대로 돈 관리 됩니다. 그러나 승가를 보면 스님이 통장관리하기 때문에 4직 역할을 다 합니다. 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재가자자가 돈 관리하고 재가자가 운영하면 큰 일 날 것처럼 말합니다. 그러나 스님이 회장과 감사가 되어 서로 역할 분담하면 우려 했던 것처럼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사찰에서만큼이라도 4직 제도를 도입한다면 한국불교는 몰라 보게 달라질 것입니다.



"핵심이 아닌 것을 핵심이라 생각하고

핵심을 핵심이 아닌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릇된 사유의 행경을 거닐며

그들은 핵심적인 것에 도달하지 못한다." (dhp11)



2018-06-26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