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국가에서 관리하는 서산마애삼존불

담마다사 이병욱 2018. 7. 23. 10:32

 

국가에서 관리하는 서산마애삼존불

 

 

서산으로 도시탈출

 

한여름이 되면 두려운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열대야(熱帶夜)입니다. 마침내 그 날이 오고야 말았습나다. 어제 저녁 처음으로 열대의 밤을 보냈습니다. 바람 한줄기 불지 않고 마치 찜통처럼 푹푹찌는 밤입니다. 도심에서 열섬현상으로 인하여 화탕지옥을 연상케합니다. 에어컨 없이 선풍기하나에 의지하여 여름을 보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괴로움 그 자체입니다.

 

더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불볕더위와 무더위입니다. 불볕더위는 햇살이 강력하여 따갑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습도가 낮아 그늘에만 들어가면 견딜만합니다. 문제는 무더위입니다. 불볕더위에다 고습도가 지속되면 마치 찜통처럼, 한증막처럼 끈적끈적한 무더위가 됩니다. 현재 한반도는 무더위의 영향권 안에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이대로 가다가는 1994년의 무더위를 능가할 것이라 합니다. 1994년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그 괴로움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더위를 능가할 것이라 하니 어떻게 이 더위를 피해 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더위를 피해 북극권 가까운 나라로 여행 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팽개치고 산으로 피신할 수 없습니다. 현실을 살아야만 하는 서민과 소시민은 도심의 찜통더위를 감내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무서운 태풍이라도 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서울이 영상 38도에 이른 날 도시탈출을 감행했습니다. 목표는 서산법당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참사람의 향기 서산도량입니다. 미황사 금강스님의 서산법당입니다. 미황스님을 따르는 신도들이 십시일반 마련한 도량이기도 합니다.

 

마애삼존불을 향하여

 

서산법당은 마애삼존불 바로 옆에 있습니다. 마애삼존불과는 불과 2백여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정의평화불교연대 샘 세 분과 함께 승용차로 아침 7 30분에 사당역 4번 출구 부근에서 출발했습니다.

 

요즘은 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도로가 있습니다. 그런 것 중의 하나가 사당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 소하IC 연결되는 고속도로입니다. 이 도로를 타면 사당IC에서 소하IC를 경유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산IC까지 연결됩니다. 마애삼존불까지는 106키로 미터 거리로 약 1시간 35분 가량 걸립니다.

 



 

 

마애삼존불 앞에 도착한 시간은 9시 정도 됩니다. 한시간 반만에 온 것입니다. 일요일 아침에서 시원하게 달렸습니다. 대지는 서서히 달구어지는데 도시를 멀리하고 숲이 우거진 곳에 왔습니다. 도시탈출한 것입니다.

 

밝고 평화로운 백제의 미소

 

마애삼존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어디를 가든 기록을 해 놓습니다. 찾아 보니 2014년에 당일치기 코스로 가족과 함께 참배한 바 있습니다. 그때 당시 서울에서 전세버스가 출발했는데 신청을 하여 서산지역 관광을 했었습니다.

 

함께 간 샘에 따르면 마애삼존불은 태양의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다르다고 합니다. 가장 보기 좋을 때가 오전 10시경이라 합니다. 동쪽에서 햇살이 비칠 때 밝고 평화로운 미소가 특징이라 합니다. 한낮에는 특징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녁 해질녘에는 은은하고 자비로운 미소가 특징이라 합니다.

 






오전 9시대에 본 마애삼존불은 설명된 것처럼 밝고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장쾌하고 넉넉한 미소입니다. 이와 같은 미소를 이곳에소는 백제의 미소라 합니다. 그때 당시 백제인들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로움을 보여 준다고 합니다.

 



 

 

함께 한 유병화 샘은 일주일에 한번 가량 서산법당에 옵니다. 서울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오는데 올 때 마다 반드시 마애삼존불에 참배한다고 합니다. 이날 네 명의 정평불 회원들은 천오백년전에 조성된 마애삼존불에 삼배를 올렸습니다. 바로 옆에는 보원사지 법당에서 온 비구니 스님이 홀로 아침 예불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서산 마애삼존불은 꼭꼭 숨어 있듯이 깊은 산중에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오랜 세월 동안 잊혀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불상이 발견된 것은 1959년의 일이라 합니다. 백제에서 불교는 백제가 망함에 따라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졌을 것입니다. 그렇게 천년 동안 묻혀 있다가 최근에야 각광받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관리하는 서산마애삼존불

 

마애삼존불  가는 길 바로 전에 전각이 있습니다. 팔작지붕형태로 되어 있어서 절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그 자리에는 절이 있어야 할 자리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절이 아닙니다. 현판을 보니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관리사무소입니다. 마애삼존불은 국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만일 그 자리에 절이 있다면 아마 틀림 없이 입장료를 받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은 각종 불사로 개발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서산시에 관리하기 때문에 입장료 받는 것도 없고 주차료 받는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문회재 해설사가 있어서 단체관람객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일반국민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입니다.

 




서산마애삼존불은 누구나 참배할 수 있습니다. 등산로를 막아 놓고 입장료를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입니다. 더구나 바로 입구에 전각은 사찰이 아니라 관리사무소라는 사실입니다. 문화재를 국가에서 관리했을 때 장점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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