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내등에 짊어진 무거운 짐은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0. 1. 10:05

 

내등에 짊어진 무거운 짐은




 

 

생각이 일어났다 사라집니다.

좋은 생각은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기억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스마트폰에 메모합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의문을 통해서 치고 들어옵니다.

번개처럼 스치고 지나간 생각은

과거의 행위에 대한 지각입니다.

 

새벽에 좋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맑은 정신에서 지혜가 나옵니다.

잠으로 머리가 리셋되었을 때

좋은 생각이 샘 솟습니다.

 

어둠이라 하여 같은 어둠이 아닙니다.

저녁에는 혼탁한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새벽의 어둠은 의문(意門)만 열려 있어서

좋은 생각이 샘 솟듯 합니다.

 

세상은 어둠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홀로 깬 자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이모양 이모습으로 여기에 있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여기에 있습니다.

 

누구나 아침을 맞습니다.

눈 뜨면 또다시 하루가 시작됩니다.

세상이 괴로운 자는 눈뜨지

않기를 바랄지 모릅니다.

 

오늘밤 잠들면 내일이 올지

내생이 시작될지 알 수 없습니다.

행위에 대한 과보가 남아 있는 한

영원히 잠드는 일은 없습니다.

 

자연다큐를 즐겨봅니다.

갓 태어난 새끼거북이 바다를 향해

맹목적으로 필사적으로 달려갑니다.

등뒤에는 두꺼운 갑옷이 달려 있습니다.

 

태어나 보니 멍멍하고 있다면

기가 막힐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개는 자신이 개인지 모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태어나 보니 이런 모습 이런 성향입니다.

무명에 덮혀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갈애에 묶여

또 이 자리에 있게 되었습니다.

 

지게꾼이 커다란 짐을 싣고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있습니다.

누구나 거북등처럼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 갑니다.

 

내등에 짊어진 무거운 짐은

무명과 갈애로 인한 것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진 자도

잠들면 영원히 잘 것처럼 평온합니다.

 

서서히 날이 밝아옵니다.

해뜨기전 전조가 새벽이듯이,

부지런한 자는 새벽에 깨어 있습니다.

열정에 찬 하루가 또 시작됩니다.

 

 

2018-10-01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