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차츰 우리를 버리고
덜컹덜컹 삐걱삐걱 잘도 달립니다.
새벽 이른 아침 전철안에는
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눈을 감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습니다.
달리는 속도감만 느낄 뿐입니다.
이렇게 세월이 빠르게
쏜살같이 흘러가는가 봅니다.
영원히 계속 될 것 같았던 것들이
어느날 허무허게 무너집니다.
세월은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어찌나 세월이 빠르던지
소년이 초로가 되었습니다.
세월은 차츰 우리를 버렸습니다.
버려진 인생의 종착지는 죽음입니다.
또 한사람이 떠났습니다.
왔으니 떠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죽어가는 자의 얼굴에서
네 얼굴을 보라고 합니다.
병든 자, 늙은 자의 얼굴에서
네 모습을 보라고 합니다.
지금 이대로 영원히 바라지만
세월은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나도 언젠가 저들 같이
죽음의 침상에 있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매혹적 형상에
탐착하며 넋놓고 살아 갑니다.
늙음과 병듦과 죽음의 두려움을
애써 잊어버리려는 것처럼.
졸던 자가 목적지에서 내립니다.
빈자리는 곧바로 메꾸어집니다.
서서히 날이 밝아 옵니다.
내릴 때가 되었나 봅니다.
2018-10-19
진흙속의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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