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작은법회

일박이일은 식구가 되는 과정, 14년 동기와 함께한 강화 삼사순례

담마다사 이병욱 2018. 11. 5. 12:15

 

 

 

일박이일은 식구가 되는 과정, 14년 동기와 함께한 강화 삼사순례

 

 

 

 

 

백번 당일치기보다

 

 

 

백번 당일치기보다 한번 일박이일이 낫다.” 이 말은 동기 삼사순례 떠나기전에 카톡방에 남긴 말입니다. 당일치기의 경우 차속에서 시간을 대부분 보냅니다. 가는데 4시간, 현지에서 4시간, 오는데 4시간이라면 8시간을 길거리에서 허비하게 됩니다.

 

 

 

당일치기 하면 대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수십명이 함께 하지만 극소수하고만 말합니다. 그러나 12일 하면 여유가 있습니다. 더구나 소수의 인원이 차량 두 세대로 카풀하면 이야기꽃이 피어납니다. 이뿐 아닙니다. 잠자기 전까지 끊임 없이 재잘거립니다. 오랜만에 말의 잔치, 대화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일박이일 순례를 기록해 두었는데

 

 

 

오랜만에 사찰순례 다녀 왔습니다. 113일과 4일 양일에 걸쳐 강화도 일원 3개 사찰 순례입니다. 2004년에 인연맺은 능인선원 불교교양대학 동기들입니다. 14년 동안 경조사를 함께 했고 수많은 사찰순례를 다녔습니다. 그러나 일박이일은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순례를 다닐 때 마다 모두 기록해 두었습니다. 후기를 작성하여 블로그에 올린 것입니다. 참고로 일박이일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관세음보살찾아 삼만리.. 남해바다 연화사와 보덕암(2007-04-23)

 

2) 지리산 법계사, 해발1450m 최고높이의 산신기도도량(2008-04-14)

 

3) 아~좋다” 라는 감탄사가, 템플스테이 전문사찰 미황사에서(2009-06-02) 3

 

4) 불국사 주인은 누구? 사유화된 문화재관람사찰과 출재가역할분담론(2012-06-18)

 

5) 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 타력인가 자력인가, 제주성지순례 산방사와 보문사(2016-04-25) 4

 

 

 

 

 

이외 몇 곳 더 있습니다. 2016년 제주도 일박이일 이후 2년만에 이번 강화도에서 일박이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주도와 부산 일박이일 순례의 경우 총무소임을 맡고 나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일 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강화순례는 새로운 집행부가 올해 구성된 후 첫번째 공식행사라 볼 수 있습니다.

 

 

 

차 두 대로 카풀하여

 

 

 

차는 두 대로 출발했습니다. 황재윤법우님의 8인승 RV차와 이창용법우님의 승용차입니다. 모두 11명입니다. 이렇게 카풀해서 순례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 동안 전세버스로만 다녔습니다. 그런데 전세버스는 30명 이상 되어야 의미 있습니다. 최근 갈수록 참여 인원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전세버스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이번에 처음으로 카풀순례를 시도했습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무엇 보다 대화의 장이 열렸기 때문입니다.

 

 

 

풍물시장에서 장을 보고

 

 

 

강화도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장을 보았습니다. 일박이일 순례에서 하룻밤을 펜션에서 보내야 하는데 저녁밥과 아침밥을 지어 먹을 먹거리를 준비했습니다. 강화대교 건너편에 있는 풍물시장입니다. 강화풍물시장에서 쌀, 김치, 해산물, 육류 등을 샀습니다. 저녁에 먹을 바비큐파티와 아침에 먹을 해물매운탕거리입니다.

 

 

 

 

 

 

 

사람으로 북적이는 보문사

 

 

 

강화도순례에서 가장 먼저 간 곳이 석도도에 있는 보문사입니다. 조계종 사대관음성성지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일까 토요일 오전임에도 주차장은 거의 만차입니다.

 

 

 

사람들은 일주문 안의 가파른 길을 빡빡하게 올라갑니다. 보문사가 불자들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강화도를 대표하는 관광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것은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연륙교가 개통된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보문사는 여러 번 와보았습니다. 올 때 마다 느끼는 것은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전각이 건립되고 기존 것은 새로 단장되었습니다. 굴법당 내부도 옛날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편리하고 안락하게 잘 꾸며 놓았습니다.

 

 

 

 

 

 

 

우리나라 유명기도처는 막다른 곳에 있습니다. 대개 동굴, 절벽, 해안가가 유명기도처입니다. 막다른 곳에 이른 자가 막다른 심정으로 막다른 곳에서 간절하게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으로 북적이는 곳에 절박감은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스님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문화재 해설사도 보이지 않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왔지만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듭니다. 단체사진을 찍고 서둘러 교동도로 향했습니다.

 

 

 

여의도 보다 15배 큰 교동도

 

 

 

교동도는 꼭 가 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접경지역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교동도로 들어 갈 때 해병부대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이름을 모두 기입하여 제출해야 합니다. 교동도가 본격적으로 개방된 것은 2014연륙교가 개통되고 나서부터일 것입니다.

 

 

 

 

 

 

 

교동도는 꽤 큰 섬입니다. 면적이 47제곱키로미터로 3제곱키로미터의 여의도 보다 15배 큰 섬입니다. 그러나 인구는 고작 3천여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교동도는 대부분 너른 들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랜 옛날부터 간척으로 형성된 땅이라 합니다.

 

 

 

 

 

 

 

사진 찍으면 안됩니다.”

 

 

 

교동도는 온 해안선이 철책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도로 끝까지 달려가니 북쪽 해안선에 이르렀습니다. 철책 저편에는 북한 연백군이 바로 앞에 보입니다. 분단의 상징 철책을 따라 전망대로 보이는 높은 곳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해병부대의 초소임을 알았습니다. 해병대 병사가 사진 찍으면 안됩니다.”라며 말합니다.

 

 

 

 

 

 

 

7080를 위한 장터

 

 

 

교동도는 우리나라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그런 곳중의 하나가 7080를 위한 장터일 것입니다. 대룡시장이라 합니다. 마치 70년대에 멈추어 버린 듯한 곳에 추억여행 오는 듯합니다.

 

 

 

 

 

 

 

국내에 7080을 위한 추억의 장소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교동도만한 곳이 없습니다. 가장 낙후된 접경지역에서 보는 70년대 시장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것 같습니다. 순례팀은 이곳 시장의 명물이라는 찹쌀꽈배기를 김영란법우님이 사주어서 하나씩 먹었습니다.

 

 

 

 

 

 

 

궁전다방에서

 

 

 

궁전다방에 들어갔습니다. 요즘은 다방이라는 말이 실종됐는데 그 시절에는 모임의 장, 약속의 장이었습니다. 궁전이라는 말과 다방이라는 말에 이끌려 빨려 가듯이 자연스럽게 들어갔습니다.

 

 

 

 

 

 

 

탁자와 의자 등 각종 소품이 70년대와 80년대 식입니다. 이른바 7080마케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쌍화차를 시켰습니다. 정말 계란 노른자가 들어가 있는 옛날의 그 쌍화차입니다.

 

 

 

교동도에도 절이 있었네

 

 

 

불자들이 일반관광객들과 다른 것은 사찰순례입니다. 똑같이 먹고 마시고 즐기지만 사찰을 찾습니다. 그런데 교동도에도 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도서지방에는 기독교세가 강해서인지 교동도 역시 이곳저곳에 십자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동도에도 절이 있었습니다. 화개사라 합니다.

 

 

 

 

 

 

 

화개사의 분위기는 평화롭습니다. 야트막한 산자락에 있어서 고요합니다. 사람들도 많지 않아 번잡스럽지 않아 여러모로 석모도 보문사와 비교됩니다.

 

 

 

큰절이든지 작은절이든지 부처님 그분은 같은 분입니다. 큰절에서 큰시주를 한다 하여 소원을 잘 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을 대하는 그 마음이 청정해졌다면 소원을 이룬 것이나 다름 없을 것입니다.

 

 

 

차창 밖으로 일몰을

 

 

 

삼사순례 중에 이사 순례를 마쳤습니다. 다음 일정은 펜션에 도착해서 일몰을 보는 것입니다. 일몰이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펜션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가 짧아서인지 펜션에 도착하기 전에 해가 져버렸습니다. 강화도 서쪽 해안선을 달리면서 차창 밖으로 일몰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풍광 좋은 펜션에서

 

 

 

하루밤 보낼 펜션에 도착했습니다. 서해 바다가 보이는 풍광이 좋은 곳입니다. 남자가 5명이고 여자가 6명이어서 방을 두 개 잡았습니다. 더구나 1층 방 바로 앞에는 바비큐 파티할 장소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풍물시장에서 사온 쌀과 찬거리로 저녁밥을 준비했습니다.

 

 

 

 

 

 

 

삼시 세끼를 식당에서 사먹는 것 보다 지어 먹는 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저렴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소통입니다. 찬거리를 사서 밥을 짓는 과정에서 서로 협력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일박이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박이일을 맞이 하여 각자 조금씩 준비해 온 것이 있습니다. 권수현 법우님은 명이장아찌와 멸칩볶음을 가져 왔습니다. 조정순법우님은 파김치와 매실장아찌, 이창용법우님은 고향에서 가져온 사과를 가져 왔습니다. 이밖에도 조금씩 가져 와서 풍성한 식탁이 되었습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사람이 한 술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이 된다는 뜻입니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한사람을 돕기 쉽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일박이일에서 조금씩 가져온 먹거리로 인하여 식당에서 먹는 것 못지 않게 풍성한 식탁이 되었습니다.

 

 

 

음식준비는 여자법우님들이 준비했습니다. 찬거리를 보는 것도 음식을 준비하는 것도 설거지 하는 것도 여자법우님들 몫이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어 도와 주려고 했으나 방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남자법우님들은 여자법우님들이 차려 준 밥을 당연하다는듯이 먹었습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이번 여행에 대하여 무엇을 주제로 글을 쓸까 고민했습니다. 하루밤 지나니 대충 글쓰기 윤곽이 잡혔습니다. 그것은 소통에 대한 것입니다. 함께 먹고 마시는 것도 좋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욱 더 가치 있는 것은 함께 모여서 대화의 장을 갖는 것입니다. 어쩌면 이번 일박이일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라 볼 수 있습니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남자 방에 모두 모였습니다. 이때를 대비하여 차기와 차를 준비 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것입니다. 가장 아끼는 보이차를 준비했습니다. 평소에 귀하여 여겨 아끼며 마시던 것입니다. 둥그렇게 둘러 앉았습니다.

 

 

 

 

 

 

 

한사람이 대화를 독점하면

 

 

 

대화의 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두 대화에 참여하게 하는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한사람씩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었을 때 3분 스피치 식으로 짧게 이야기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간혹 대화를 독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화의 광장에서 대화를 독점하면 분위기가 흐려집니다. 가급적 자제를 하며 다른 사람을 배려 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여러 사람들에게 골고루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대화의 광장에 차만큼 좋은 것이 없습니다.

 

 

 

왜 차담(茶談)인가

 

 

 

대화의 광장시간에 술이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술은 사람마다 주량이 다르기 때문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술은 마시면 마실수록 정신이 혼탁해지기 때문에 횡설수설 하기 쉽습니다.

 

 

 

한사람이 취중에 대화를 독점하면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합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혼탁한 마음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합니다. 일부 사람들에 의하여 대화가 독점 되었을 때 대화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그 자리에 있어야 할 하등의 이유를 발견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술의 대화는 바람직 하지 않습니다.

 

 

 

대화의 광장시간에 커피를 앞에 두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커피는 마시면 일어서야 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리필할 수 있다고 하지만 밤에 커피를 많이 마시면 수면문제도 야기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차를 마시는 것입니다. 차는 마시면 마실수록 정신이 맑아집니다. 무엇보다 무한리필입니다.

 

 

 

차담을 하면 30분 이야기할 것을 세 시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찻잔에 잔이 비면 팽주는 차를 따라줍니다. 차는 사람과 사람을 매개 하는 수단입니다. 이렇게 주고 받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길게 이어집니다. 그래서일까 이날 두 시간 동안 차담했습니다.

 

 

 

신행이야기를 듣고

 

 

 

차담을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의 신행에 대한 것이 가장 많았습니다. 이런 차담이 아니라면 들어 볼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각자 치열하게 살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두 불교에 대한 이해가 다르고 또한 신행방법도 다르지만 불교라는 이름 하나로 모인 법우님들입니다.

 

 

 

차담하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이야기는 봉사활동에 대한 것입니다.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K법우님 부부의 봉사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하는 것이었습니다.

 

 

 

K법우님은 법회가 열릴 때마다 주차봉사를 했습니다. 또한 금강회 순례법회 담당을 맡아서 수년동안 할동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국녕사봉사 하는 이야기도 종종 들었습니다. 이렇게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는 K법우님 부부는 자식들도 훌륭하게 키워 모두 출가시켰습니다. 이에 대하여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신행활동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일박이일은 식구가 되는 것

 

 

 

일박이일을 하면 함께 자야 합니다. 큰방에서 여럿이서 자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잠을 잘 못 자고 설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함께 밥을 해먹고 함께 잠을 자면 정도 그만큼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당일치기에서는 결코 맛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자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를 식구라합니다. 일박이일은 식구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행사를 좀 더 많이 가져야 했습니다.

 

 

 

K법우님에 따르면 2016년 제주도 12일 성지순례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 합니다. 마치 해외여행하듯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에서 보낸 이틀이 가장 여유롭고 한가했다고 합니다.

 

 

 

일박이일은 식구가 되는 과정입니다. 14년이나 되었어도 아직까지 이름을 모르는 것은 식구가 되는 과정을 많이 거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최소한 일년에 두 번은 일박이일 하자고 말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요청되는 것은 서로간에 겸손과 배려일 것입니다.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겸청(兼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겸손하게 들어 준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모임이나 단체의 장에게 요청되는 것입니다. 마치 성직자가 신도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야기를 함으로 인하여 모든 것이 해소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열린 자세로 잘 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것도 겸손하게 들어 주는 것입니다.

 

 

 

겸청하는 자세야말로 리더에게 요청되는 덕목입니다. 앙굿따라니까야 핫타까 알라바까의 경’(A8.24)을 보면 여덟 가지 덕목이 소개 되어 있습니다. 나열해 보면 1)믿음이 있고, 2)계행을 지키고, 3)부끄러움을 알고, 4)창피함을 알고, 5)많이 배우고, 6)관대하고, 7)지혜를 갖추었고, 8)겸손을 갖춘 것이라 했습니다. 이중에 제일은 가장 마지막 번째인 겸손일 것입니다.

 

 

 

리더가 되려면 겸손해야 합니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자신에게 착하고 건전한 것들이 남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A8.23)라 했습니다. 핫타까 알라바까는 사섭법을 실천하여 보살행을 했지만 알려지지 않기 바랬습니다. 티내지 않은 것입니다. 핫타까알라바까는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오백명의 지도자가 된 것입니다.

 

 

 

꽃게탕으로 아침을

 

 

 

다음날 아침에는 매운탕으로 아침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식사 역시 여자 법우님들이 준비했습니다. 남자법우님들이 거들기는 했지만 해 보지 않은 것이라 서투르기만 합니다. 꽃게탕과 전어구이, 왕새우가 등장했습니다. 밖에서 밥을 먹었습니니다. 이렇게 밥을 함께 하고 밥을 함께 먹고 함께 치우는 과정에서 또한번 식구가 되었습니다. 일박이일은 확실히 식구가 되는 훈련인 것 같습니다.

 

 

 

 

 

 

 

단풍절정의 정수사에서

 

 

 

일박이일 순례 마지막 행선지는 정수사입니다. 강화도 남쪽 마니산 자락에 있습니다. 단풍이 절정인 정수사는 여러 번 와 보았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절입니다. 법당이 툇마루 형식으로 되어 있고 여닫이 문 문양이 독특합니다.

 

 

 

 

 

 

 

울긋불긋 단풍은 이번주가 절정입입니다. 마치 해가 넘어갈 때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는 것처럼 빨갛고 노란 단풍은 자신의 모습을 한껏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 질 날도 머지 않았습니다. 11월 중순이 되면 추풍낙엽이 되어 모두 지고 말 것입니다. 그 절정의 순간을 스마트폰에 담았습니다.

 

 

 

골고루 이야기할 기회를 주어야

 

 

 

일박이일 삼사순례가 끝났습니다. 이번 순례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법우님들과의 대화입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이라 하지만 대화의 광장만한 것이 없을 것입니다. 저녁식사가 끝난 다음에 큰방에 빙둘러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 꽃을 피우는 것입니다. 불자이기 때문에 가급적 신행이야기가 바람직합니다.

 

 

 

불자라면 누구나 신행활동하고 있습니다. 신행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감동을 줍니다. 평소 몰랐던 것도 알게 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멍석을 깔아 주어야 합니다. 술판보다도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도 차담을 하는 것이 가장 나을 듯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요청되는 것은 겸손과 배려입니다.

 

 

 

누군가 대화를 독점하면 신행이야기를 들을 수 없습니다. 참석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어 이야기를 하게 해야 합니다. 어느 모임이나 단체이든지 리더 되는 사람은 겸청이 요구됩니다. 겸허하게 듣는 것이야말로 인간관계의 기본중의 기본일 것입니다. 이번 차담에서 겸손과 배려를 보았습니다. 이번 일박이일 순례에서 가장 큰 성과라 봅니다.

 

 

 

 

 

 

 

 

 

2018-11-05

 

진흙속의연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