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테이션, 담마마마까 수행기4
2019년 1월 1일 오전
담마마마까에서 처음 맞는 오전이다. 공식적으로 첫째날이라 볼 수 있다. 어느 조직이나 단체이든지 소개하는 시간이 있다. 마찬가지로 담마마마까에서 첫째날 혜송스님의 오리엔테이션이 있었다. 장소는 ‘한국관’이다. 담마마마까내에 새로 건립 중에 있는 3층짜리 건물이다. 오로지 한국인들만을 위한 건물이라 볼 수 있는데 공사중이다. 작년부터 공사가 시작 되었다고 하는데 한두달 후면 완공될 것 같다.
오리엔테이션이라는 말은 익숙하다. 학교에 들어가면 신입생오리엔테이션이 있고 회사에 들어가면 회사원오리엔테이션이 있다.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선원에서도 당연히 선원소개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미얀마 내의 국제수행센터에 단독으로 가게 된다면 오리엔테이션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말도 통하지 않은 곳에서 한사람을 위하여 선원소개와 수행방법에 대하여 상세히 알려 주는 곳이 과연 있을까? 다행히도 담마마마까에서는 혜송스님이 있다. 미얀마사원이지만 동시에 한국절 같기도 한 선원에서 수행자들을 위하여 오리엔테이션시간이 있다는 것은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다. 무언가 사전에 알고 수행하는 것과 무작정 앉아 있는 것과는 다를 것이다.
14명의 한국수행자들
담마마마까가 국제선원이라 하지만 외국인들은 보이지 않는다. 미얀마사람들과 한국사람들 뿐이다. 사야도가 영어를 할 줄 안다면 영어권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설령 사야도가 영어를 못한다고 할지라도 통역이 있으면 된다. 담마마마까가 한국인들의 원력으로 세워진 한국절이어서 그런 것일까 선원내에 외국인이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 미얀마사람들이고 한국사람들은 이십여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날씨 좋은 겨울철이기 때문에 한국인이 많은 것이다. 이번에 14명이나 되는 한국인 수행자들이 한꺼번에 왔다.
담마마마까는 혜송스님의 원력으로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원을 설립하여 미얀마상가에 기증한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혜송스님의 활약을 보면 선원전반을 관리하는 것처럼 보인다. 혜송스님은 선원장 에인다까스님을 보필하여 선원내의 행사와 보시 등 재정관련 문제에 이르기 까지 세세하게 관여하는 것 같다. 대체 혜송스님의 이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혜송스님은 비구니스님임에도 검붉은 빅쿠가사를 입고 있다.
미얀마에서는 띨라신이라 하여 여성출가자가 있는데 상가의 일원은 아니다. 테라와다불교 전통에서는 비구니상가가 오래 전에 단절되었기 때문이다. 띨라신들은 겉모습으로 보아서는 출가수행자나 다름 없다. 삭발하고 승복을 입은 겉모습이 그렇고 수행자로서의 삶이 그렇다. 그러나 빅쿠와 비교하여 엄연하게 차별이 있다. 가장 먼저 가사모양에서 확연하게 다르다. 핑크빛이 감도는 분홍색 가사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출가자라도 띨라신은 빅쿠보다는 신분이 다른 출가자들이다. 그런데 혜송스님은 빅쿠들과 똑 같은 색깔의 가사를 입고 있어서 띨라신들과는 차별화 된다. 창건주로서 예우차원일 수도 있고 외국인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선원내에서 사부대중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아침과 점심공양시간에 ‘상공양’ 예경을 받고 있다. 상공양 예경은 한끼를 제공한 보시자들로 받는다.
한국관에서 오리엔테이션은 오전 8시부터 10시 40분까지 2시간 40분 동안 쉬지 않고 열렸다. 오리엔테이션 내용은 주로 수행방법에 대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싸띠빠타나 위빠사나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좌선하는 방법, 행선하는 방법, 일상에서 사띠하기 등과 같은 것이다. 선원에 들어온 사람들을 초심자라 가정하고 기초부터 알려 주는 것이다.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한국수행자들은 모두 14명이다. 스님 3명에 재가불자 11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님으로는 지성스님, 진우스님, 서융스님이 참가했다. 재가불자는 김진태, 김도이, 익명, 이학종, 박용식, 김기성, 민선홍, 이소미, 강두리, 전부민, 그리고 필자가 참가했다. 성별로 보면 남자 9명이고 여자가 5명이다. 연령대는 50대와 60대가 대부분이고 70대도 있다. 은퇴자가 많아 장기간 머무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이 많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대학 학생들도 4명 참석 했다.
혜송스님의 수행담
오리엔테이션 교재는 ‘담마마마까 법요집’이다. 법요집은 120여쪽에 달한다. 내용은 아침예불, 공양게송, 법당의식, 세디의식, 육법공양, 수행시간표, 수행방법, 인터뷰요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 한권만 있으면 선원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상세하게 잘 꾸며져 있다. 그래서일까 혜송스님은 “이 책을 세 번 삶아 먹으면..”이라는 말을 했다. 특히 예불문을 보면 빠알리어와 미얀마어와 우리말로 구성되어 있어서 늘 지참하면 따라 하는데 도움이 된다.
아는 것이 힘이라 했다. 수행을 해도 방법을 알고 하는 것과 맹목적으로 앉아 있는 것과는 천지차이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첫날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별도로 가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오리엔테이션은 한마디로 선원생활에 있어서 방향을 잡아 주는 것과 같다.
혜송스님은 경상도 특유의 억센 억양과 함께 2시간 40분 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열정적으로 알려 주었다. 법당이 쩌렁쩌렁 울릴정도로 힘차 보였다. 교육내용은 주로 사띠에 대한 것이다. 이를 부지런히 노트에 받아 적었다. 받아 적다 보니 25페이지 가량 되었다. 물론 빠른 속도로 흘려 쓴 글씨로 본인만 아는 글씨체이다.
받아 적은 것 대부분의 내용은 법요집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혜송스님은 자신의 수행체험담도 곁들여 이야기해 주었다. 가장 귀담아 들은 것은 한국 토굴에서의 수행담에 대한 이야기이다.
스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출가했다고 한다. 출가이유는 십대초반에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나서라 한다. 누구나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을 보고서 발심출가한 것이라 한다. 스님은 토굴에서 3년 살았다고 한다. 속가의 부모가 마련해 준 것이라 한다. 수행이 무르익어 개인수행처가 필요 했는데 속가에서 마련해 준 것이다. 그런데 토굴에서 꿀만 먹고 살았다는 것이다. 한번 자리에 앉으면 배고픈 것도 잊고 일주일 가량 집중하는데 밥을 해 먹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금강경을 24시간 외우며 10만독을 하는가 하면 음식도 거의 먹지 않고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정진했다고 한다. 이를 안 속가의 어머니가 꿀을 준비 해 두었다고 한다. 토굴 수행 3년동안 먹은 꿀만 한말 먹었다고 한다.
스님은 처음 미얀마에 간 이야기도 해 주었다. 스님이 미얀마에 간 것은 1996년이라 한다. 미얀마에서는 스승이 있어서 체계적으로 수행한다는 말을 듣고 홀로 떠난 것이다. 처음에는 마하시센터로 갔다고 한다. 마하시에서는 30분 가량 테이프 들려 준 것이 오리엔테이션의 전부였다고 한다. 또한 말도 통하지 않고 날씨도 덥고 더구나 음식도 맞지 않아 무척 고생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열심히 정진하여 24시간 중에 2시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좌선과 경행, 그리고 일상에서 사띠를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잠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사띠가 성성하게 유지 되었다고 한다.
교재에 없는 이야기
혜송스님으로부터 2시간 40분 동안 참으로 많은 것을 들었다. 교재에 없는 내용을 말할 때 더 와 닿았다. 그것은 체험이나 경험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샤워할 때는 가급적 점심먹기 전에 하라고 했다. 오전의 물이 비교적 따뜻하기 때문이라 한다. 샤워할 때에는 발부터 시작하여 다리를 문지르며 차츰 위로 올라가 마지막으로 머리에 물을 대는 것이라 한다. 만일 저녁에 그것도 머리부터 샤워한다면 감기 걸리기에 딱 알맞다고 한다.
밤에 머리 감으면 중풍이 올 수도 있다고 한다. 밤에 머리를 감았다면 머리를 닦고 난 다음에 수건으로 머리를 싸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지혜는 20여년 동안 미얀마에 있으면서 터득한 노우하우라 했다. 그런데 샤워할 때도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차가운 물이 몸에 닿았을 때 차가운 감촉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샤워하는 것조차 알아차리며 하는 것이다. 수행이라는 것이 반드시 좌선이나 행선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알아차리는 것도 수행임을 말한다.
일인일실일욕실을 제공하는 이유
혜송스님은 1996년 미얀마에 온 이후 마하시 등에서 수행 했는데 고생한 이야기도 들려 주었다. 특히 숙소와 관련된 수행환경에 대하여 이야기해 주었다. 현재 담마마마까에서는 수행자 모두에게 일인일실일욕실을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독실을 제공하는 이유에 숙소에서 사띠와 관련지어 말했다. 수행처가 반드시 대법당만이 아님을 말한다. 이에 대하여 혜송스님은 “숙소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라 했다.
혜송스님에 따르면 숙소가 단지 잠만 자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숙소는 일상에서 사띠 하는 수행처임을 말한다. 방문을 열 때 연다고 알아차리고 옷을 입을 때 입는다고 알아차림 하는 곳도 숙소이다. 대소변을 볼 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대소변 보는 것에 대하여 “고귀하지 못한 것도 마음챙김해야 합니다.”라 했다.
밥을 먹는 것과 함께 누구나 대소변을 본다. 그런데 숙소에서는 대소변을 볼 때도 알아차리라고 한다. 대소변을 보려는 의도를 알아차리고 대소변이 나왔을 때 느낌을 알아차려야 함을 말한다. 사띠라 하여 반드시 앉아서 호흡을 관찰하고 경행하여 발바닥 감촉을 느끼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소변을 볼 때 하나하나 사띠했을 때 이것 역시 수행이라 한다. 따라서 숙소는 선방의 연장선상이고 24시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담마마마까에서는 일인일실일욕실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혜송스님의 원력에 따른 것이다. 혜송스님은 미얀마에서 경험담을 들려 주면서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욕실없는 숙소는 짓지 않습니다.”라 했다. 전에 이인일실일욕실에서 산 경험이 있음을 말한다. 한마디로 좋은 수행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독실을 만든 것이라 한다. 독방을 쓰면 24시간 사띠 할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또한 한국인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미얀마에서 외국인으로 살아 보니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해서일까 “한국인 우선으로 하는 조건으로 절을 지어 보시한 것입니다.”라 했다. 담마마마까 건립이유를 잘 설명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선원에서 사는 것 자체가 팔정도를 실천하는 것
오후에 혜송스님 오리엔테이션이 한번 더 있었다. 오전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서 한번더 요청한 것이다. 똑 같은 이야기를 두 번 반복한다는 것은 짜증나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혜송스님은 군말 없이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 주었다. 아마도 자비심 없이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한명이 있다면 그 한명을 앞에 두고 두 세시간 오리엔테이션 해 줄 것이다.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1시간 30분 동안 오전에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 주었다. 일상사띠에 대한 이야기는 시간이 없어서 내일 1월 2일 오전 7시에 해 주기로 했다.
똑 같은 이야기를 두 번 듣는 것은 고역이다. 그러나 법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경전을 수 없이 반복해서 읽어도 매번 새로운 이유일 것이다. 오전에 했던 이야기를 오후에 또 들었다. 그런데 똑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교재에 있는 내용은 같지만 오전과는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것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체험에 바탕을 둔 이야기이다. 이와 같은 오리엔테이션법문은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좋다고 한다.
오리엔테이션 내용은 주로 좌선과 행선에 대한 것이다. 여기에 일상적 사띠하기가 추가된다. 선원에서는 밥만 먹고 하루종일 명상만 하는 곳인데 좌선, 행선, 일상사띠가 주로 하는 일이다. 선원에서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명상밖에 할 일이 없다. 선원 밖에서는 대상이 늘 외부에 있지만 선원안에서는 대상이 내부로 향한다. 그러나 이제까지 외부의 대상에만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내부의 대상으로 향했을 때 익숙하지 않다. 그것은 앉았을 때 통증으로 나타난다.
앉으면 배의 호흡을 관찰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삼십분 지나면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통증도 알아차릴 대상이다. 가급적 자리를 바꾸지 말고 참고 견디라고 한다. 설령 불구가 될 것 같은 통증이라도 지켜 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체험을 했어도 종을 치면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한다. 시간표대로 한시간 좌선, 한시간 행선하라는 것이다.
혜송스님에 따르면 선원에서 사는 것 자체가 팔정도를 실천하는 것이라 했다. 매일 9계를 받아 지니며 살기 때문에 정어, 정명, 정업 세 가지는 자동적으로 지켜 지는 것이라 한다. 부지런히 알아차림을 노력하는 것이 ‘정정진’이고, 사띠가 성성하게 유지되는 것이 ‘정념’이고, 심사희락정이라는 선정의 요소가 모두 있는 근접삼매의 상태가 ‘정정’이라 한다. 또 호흡관찰을 하여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멸현상을 관찰하여 있는 그대로 보는 지혜에 대하여 ‘정견’이라 하고, 호흡을 관찰하다가 망상이 일어났을 때 다시 호흡으로 돌아 가는 것에 대하여 ‘정사(정사유)’라 한다. 이와 같이 선원에서 살면 9계는 자동으로 지켜지는 것이 되고 또한 팔정도 역시 자동으로 닦는 것이 된다고 한다.
시키는 대로 하니 되더라
혜송스님은 오후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도 많은 이야기를 해 주었다. 특히 교재에 나오지 않은 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귀담아 들었다. 그리고 노트에 기록해 두었다. 그런 이야기중에 기억할만한 이야기가 있다. 스님은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출가 했다고 한다.
스님은 미얀마 오기 전까지 18년동안 간화선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1996년 36살 때 처음 미얀마에 왔다고 한다. 그렇다면 스님은 왜 미얀마에 오게 되었을까? 이에 대하여 스님은 “간화선 해서 안되니까 와서..”라 했다. 미얀마에 와서 스승이 시키는 대로 하니 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 2시간만 자고 죽기살기로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잠자는 시간 제외하고 ‘하루종일 알아차림이 되더라’라고 했다. 두드러기가 났을 때 단지 사띠해서 없어졌다고도 했다. 또 좌선했을 때 복숭아뼈 통증이 매우 심했는데 네 달 관찰 했더니 다섯 달째에는 하나하나 움직임을 보았다고 한다. 통증이 생멸하고 있는 현상을 본 것이다.
좌선을 하면 통증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한다. 그래서 ‘수행이 되면 아프다’라고 했다. 이에 대하여 신체적인 언밸런스가 개선되고 있는 것이라 한다. 통증은 동시에 이곳저곳에 나타나는데 아프고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통증을 피해갈 수 없다. 이런 경우 “아이고 좋네요”라며 통증을 손님처럼 맞이하라고 한다. 이와 같은 통증은 지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좋은 것이라 한다. 통증이 일어나면 그곳에 마음을 집중하기 때문에 망상이나 졸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통증은 알아차리면 사라지는 것이라 한다. 그런데 에인다까 사야도는 ‘사라지는 과정을 끝까지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신, 수, 심, 법에서 일체 행동을 사라져감에 초점을 두고 관찰하라는 것이 스승의 가르침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생멸에 대한 것이다. 생멸을 관찰하여 그것이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고 실체가 없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아는 지혜를 말한다.
앉았을 때 호흡을 관찰하는 것이나 통증을 관찰하는 것이다 모두 생멸에 대한 것이다. 호흡이 보이지 않으면 아래로 내려와 엉덩이의 닿음을 관찰하라고 한다. 호흡이 다시 보이면 위로 올라가 호흡을 관찰하라고 한다. 강한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사마타에서는 한대상만 관찰하면 그만이지만 위빠사나에서는 관찰할 대상이 무척 많다는 것이다. 소리도 관찰대상이고 향기도 관찰대상이다.
혜송스님은 미얀마에 처음 왔을 때 마하시선원에 들어 갔다고 한다. 그런데 마하시선원은 양곤 도심에 있어서 주변이 무척 시끄러웠다고 한다. 그러나 위빠사나수행은 사마타와 달리 소음이 문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소음도 알아차릴 대상이기 때문이다. 알아차릴 대상은 외부대상뿐만이 아니라 망상과 같은 내부대상도 마찬가지이다.
혜송스님은 외부의 대상에 대하여 “중생들이 눈, 귀 등으로 보고 들은 것에 대하여 사띠로 남김 없이 소멸해야 합니다.”라 말했다. 또 내부에서 일어나는 대상에 대해서는 “낮은 세계의 업에 대해서는 사띠해서 모두 소멸해야 합니다.”라 했다. 이에 대하여 ‘오만 것을 사띠한다’라 하는데 어느 것이든지 알아차림 하라는 것이다. 더 이상 생각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을 때 위빠사나지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늘 사띠하라
두 번의 오리엔테이션에서 많은 것을 들었다. 그리고 부지런히 노트해 두었다. 교재에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지만 체험을 이야기한 것이 더 와 닿았다. 특히 혜송스님은 좌선하는 방법과 행선하는 방법까지 시범을 보여 주며 상세히 지도 해 주었다.
앉을 때는 초심자에게는 평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앉아서 배의 호흡을 관찰하라고 한다. 통증이 일어나면 통증으로 가라고 한다. 강한 대상을 찾아 가서 관찰하는 것이다. 다리가 저려도 가급적 자세를 바꾸지 말고 종칠 때까지 관찰하라고 했다. 미얀마 속담에 “인내가 열반으로 이끈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와 같은 정진을 하면 세 가지, 즉 정진과 정념과 정정은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 여기에는 사띠가 매개체이다.
어는 경우에서이든지 사띠를 놓치지 말라고 한다. 경행 할 때에도 숙소에서 일상생활할 때에도 심지어 대소변과 같은 일에도 사띠를 놓치지 말라고 했다. 잠자는 시간은 사띠가 쉬는 시간이라 한다. 선원에서는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늘 사띠 하라고 한다. 그래서 선원에서는 기본적으로 묵언이다. 말을 하는 순간 사띠가 깨져 버리기 때문이라 한다.
“스승의 사랑을 다 받는다고 생각하십시오.”
혜송스님은 한국관에서 한국인들을 위하여 특별하게 오리엔테이션 해 주었다. 아마 미얀마내에서 다른 국제선원에서 이런 오리엔테이션은 보기 힘들 것이다. 이렇게 시간을 내어서 장시간 알려 주는 것은 자비의 마음에서일 것이다.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수행자를 위한 수행지침서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수행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만들었다고 본다.
혜송스님은 수행자들에게 “미얀마 최고의 장소에 왔습니다.”라며 말했다. 그리고 인솔해 온 김진태선생을 격려했다. 또 스님은 음식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아침과 점심 공양에 사용되는 음식은 모두 신선하고 깨끗한 재료로 준비한 것이라 한다. 새벽에 장을 보고 사온 것이라 한다. 이와 같은 한끼는 후원자들에 의한 것이라 한다. 수행하러 온 사람도 후원자라 했다,
혜송스님은 좋은 장소와 좋은 스승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단지 시설만 좋아서 최고가 아닐 것이다. 시설이 좋아도 스승이 없으면 갈 만한 곳이 못 된다. 반대로 시설이 열악해도 스승이 있다면 갈만 한 곳이다. 시설도 좋고 스승도 훌륭하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혜송스님은 최고의 시설을 갖춘 곳에서 훌륭한 스승을 갖는 것에 대하여 “스승의 사랑을 다 받는다고 생각하십시오.”라고 말했다.
2019-01-19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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