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미친짓이다
핵소고지를 보았다. 중간부터 본 것이다. 케이블 채널에서는 반복해서 상영하므로 처음부터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쟁은 미친짓이다.”라고.
핵소고지는 오키나와에 있다. 1945년 전쟁이 끝나갈 무렵 미군은 일본 본토에 해당되는 오키나와에 최초로 상륙했다. 이를 저지하는 일본군은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핵소고지 공방전에서 수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서로 죽고 죽이는 살육장면을 보고서 ‘미친짓’이라는 단어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영화는 비극적 장면을 보여준다. 이를 한 병사의 눈으로 그려 낸다. 어쩌다가 그자리에 있게 된 위생병이다. 병사는 참혹한 장면을 목격하며 “주님은 어디에 있습니까?”라며 절규한다.
병사는 집총을 거부했다. 어머니를 괴롭히는 아버지에게 총을 겨눈 사건 이후로 절대 총을 잡지 않겠다고 맹세한 것이다. 그러나 시절은 그를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았다. 징집된 그는 위생병이 되었다. 그는 핵소고지에서 75명을 구해냈다. 그가 한말은“한명이라도 더”였다.
“이 세상은 미친 자들로 가득하다.” 이말은 번뇌 다한 아라한의 입장에서 하는 말이다. 탐, 진, 치로 살아가는 세상은 미친 자들의 세상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전쟁 그칠 날 없다. 시대를 잘못 태어나면 전장에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증오심과 적개심만 있는 곳이다. 전쟁광들에 의해 지옥에 있게 된 것이다.
평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언제 또다시 전쟁의 시대가 될지 모른다. 태어나기도 전에 그런 세상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그것이다. 영화에서처럼 멋모르고 전장에 있게 된 병사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곳 중의 하나가 ‘펀치볼(Punch Bowl)’ 고지이다.
강원도 양구에 펀치볼 고지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이다. 그곳에서 추모제가 열린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디엠지(DMZ) 인간띠 잇기 운동의 일환이다.
모두 13개 단체가 참가한다. 시민사회단체와 4대 종교단체가 주축이다. 불교계에서는 두 단체가 참여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와 실천승가회이다. 정평불에 할당된 곳은 펀치볼 전적지이다.
4월 27일 오전 7시 50분 조계사 앞에서 전세버스로 출발한다. 행사를 앞두고 현수막과 깃발을 만들었다. 김밥과 음료수도 준비한다. 70여년전 전쟁의 시대 현장으로 달려간다.
행사에서는 전몰자를 추모한다. 다시는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 없는 세상을 발원한다. 평화의 시대를 위하여 인간띠 잇기는 행사를 한다. 정부에서 못하는 것을 민간에서 뚫는 것이다. 더 이상 전쟁광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 전쟁은 미친 짓이다.
2019-04-25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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