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혈

고슬고슬한 감자와 파근파근한 밤호박,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은 제철음식

담마다사 이병욱 2019. 6. 26. 22:45

 

 

 

고슬고슬한 감자와 파근파근한 밤호박,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은 제철음식

 

 

 

 

 

택배를 두 개 받았다. 하나는 감자이고 또 하나는 밤호박이다. 각각 한박스씩 경비실 앞에 있었는데 올 줄 알고 있었다. 하지를 전후하여 맛 볼 수 있는 제철 음식이다.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가 지나갔다. 이제 갈수록 낮이 짧아 질 것이다. 겨울에는 동지라 하여 큰명절로 간주하지만 하지는 있는 줄 조차 모르게 지나가는 것 같다. 그러나 하지를 전후하여 농산물이 쏟아진다. 감자와 밤호박이 대표적이다.

 

 

 

고슬고슬한 감자

 

 

 

당진으로 귀촌하여 농사짓고 있는 이선생이 있다. 카톡메세지를 보내서 감자 한박스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이선생이 페이스북에 감자농사 수확한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선생은 당진 작은 텃밭에서 콩, 고추, 감자, 땅콩 등 이것저것 농사 짓고 있다. 그렇다고 농사지어서 돈을 번다거나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자급자족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이선생은 농사 지어서 남으면 지인들에게 판매한다. 일종의 농산물직거래라고 볼 수 있다. 농약을 하지 않고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천연액비를 사용한다. 빗물을 수조에 모아 놓고 여기에 은행추출물을 혼합하여 살충제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 귀한 농산물이라고 했다. 당진농장(010-5575-7010) 특산품이라고 볼 수 있다.

 

 

 

택배를 열어 보았다. 큰 감자, 작은 감자, 중간 감자 등 다양하다. 무게가 꽤 나간다. 아마 5키로가 넘는 것 같다. 택배비 포함하여 27,000원인데 이렇게 막 퍼주고서도 남는 것이 있을까? 나한테만 특별하게 많이 주는 것일까? 그것도 무공해 무농약 친환경 제철 먹거리이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는 말이 있다. 맛을 보고 싶었다. 찜기를 이용하여 감자를 쪘다. 큰 것과 작은 것 중간 것 등 골고루 넣고 쪘다. 하나를 맛 보았다. 고슬고슬 했다. 팍팍하거나 무르지 않았다. 이럴 때 우리 말 중에서 가장 적합한 표현이 고슬고슬 하다일 것이다.

 

 

 

 

 

 

 

파근파근한 밤호박

 

 

 

다음으로 밤호박이다. 해남에서 농사짓고 있는 친구가 보내 준 것이다. 매년 이맘때 하지를 전후하여 밤호박 소식을 전해 준다. 밤호박 농장 사진과 함께 사연도 보내 준다. 밤호박철이 된 것이다.

 

 

 

 

 

 

 

밤호박은 해남특산물이다. 시뻘건 황토에서 잘 자란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 단호박은 해남과 함평 등 황토지역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그런데 단호박이 아니라 밤호박이라고 한다. 왜 밤호박이라고 할까?

 

 

 

한달전 마트에서 단호박을 하나 샀다. 해남 밤호박을 생각하며 산 것이다. 그러나 맛이 나오지 않았다. 마트에서 판 것은 한마디로 물컹물컹하다는 것이다. 수분이 함유 되어 있어서 일반 호박 먹는 기분이 나는 것이다. 그러나 친구가 생산하는 밤호박은 맛이 다르다.

 

 

 

 

 

 

 

쇠뿔도 단 김에 빼라는 말이 있다. 밤호박 박스를 갈랐다. 단단해 보이는 밤호박 여섯 개가 들어 있다. 밤호박 한박스에 택배비 포함하여 3만원이다. 박스에는 산이면 황토 미니 밤호박이라고 쓰여 있다. 또한 공중재배라고 쓰여 있다. 땅 바닥에 재배 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해남 친구 역시 무농약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다. 농장이름은 진금선 황토농장(010-8269-7230)이다. 이름을 걸고 얼굴을 걸고 농사 짓는다.

 

 

 

 

 

 

 

 

 

박스에는 조리 방법도 써 있다. 랩으로 싸서 전자레인지에 7분에서 10분 돌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밤호박 하나를 씻어서 비닐로 싼 다음 전자레인지로 6분 돌렸다. 알맞게 잘 익은 것 같다. 잘 익으면 칼질이 잘 된다.

 

 

 

 

 

 

 

칼로 여덟 조각 내었다. 씨가 별로 없다. 마트에서 산 것은 씨가 엄청나게 많고 가운데가 훵하게 뚫려서 허전해 보였으나 해남 밤호박은 토실토실해 보인다. 더구나 색깔이 황금색이다. 귀한 것과 마주한 느낌이다.

 

 

 

 

 

 

 

맛을 보았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매년 이맘때 맛을 본 것이다. 한마디로 파근파근하다는 것이다. 팍팍하지도 않고 물컹하지도 않은 파근파근한 맛이다. 보드랍고 조금 팍팍한 것이다. 그래서 밤호박이라고 하나보다.

 

 

 

왜 대형마트에서만 살까?

 

 

 

제철에 나는 것은 모두 약이다.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으면 재벌 먹는 것 부럽지 않다. 그것도 무공해 무농약 친환경 먹거리이다. 올해도 제철 음식을 접하고 있다. 하지를 전후하여 생산 되는 감자와 밤호박이다. 귀한 감자이고 귀한 밤호박이다. 농부의 정성이 들어간 것이다. 그 어떤 먹거리 보다도 귀중한 것이다.

 

 

 

사람들은 주로 대형마트로 장보러 간다. 카트에 이것저것 잔뜩 사서 자동차에 싣고 온다. 충동구매도 있을 것이다. 이것저것 보다 보면 자꾸 카트에 담게 된다. 카트 사이즈가 자꾸 커지는 것도 대형마트의 영업전략 중의 하나일 것이다.

 

 

 

농산물을 반드시 대형마트에서 사야만 할까? 재래시장이나 노점을 활용할 수는 없을까? 농산물을 반드시 대형마트에서 사라는 법은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큰마트를 활용한다.

 

 

 

때에 따라 농산물 직거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직거래 하면 서로 좋은 것이다. 농산물을 팔아서 좋고 농산물을 사서 좋은 것이다. 전화한통이면 된다. 계좌로 이체하면 택배로 배송해 준다. 한박스 구매하면 제철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생산자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보증하는 청정한 먹거리이다.

 

 

 

처음도 중간도 끝도 좋은 제철음식

 

 

 

매일 매일 먹는다.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먹다보면 인스턴트에 중독될 수 있다. 라면 국물맛에 맛들이면 자꾸 라면을 찾게 된다. 짜달짝지근한 짜장면에 길들이면 흡입하는 재미가 있다. 보드라운 햄버거는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잘 들어 간다.

 

 

 

인스턴트 식품은 뒤끝이 좋지 않다. 각종 첨가제가 들어간 인스턴트 식품은 달거나 매워서 자극적이다. 순간적으로 당기는 맛은 있으나 먹고 나면 입가심을 해야 할 정도로 커피와 같은 또 다른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

 

 

 

제철에 나는 음식은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다. 인공적인 첨가제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맛 본 감자와 밤호박이 그렇다. 감자는 고슬고슬했고 밤호박은 파근파근했다.

 

 

 

 

 

2019-06-26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