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성지순례기

상쾌한 삶을 위하여, 부천상동 도연선원 개원법회에 참석하고

담마다사 이병욱 2019. 11. 5. 21:54

 

상쾌한 삶을 위하여, 부천상동 도연선원 개원법회에 참석하고

 

 

개원법회에 초대받았다. 도연선원 개원법회를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신장개업식 오픈을 말한다. 이미 십년전부터 그 자리에 선원이 있었지만 이번에 근본불교수행도량으로 다시 개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 법주로 선선스님을 모셨고, 수행지도할 법사로서 김도이선생을 모신 것이다.

 

도연선원 개원법회에 초대받았는데

 

도연선원은 어디에 있을까? 2019113일 개원법회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탔다. 안양에서 부천 상동까지는 불과 20여키로미터 거리로 30분가량 밖에 걸리지 않는다. 중동IC에서 빠져 나오자마자 가까운 거리에 있다. 선원이 있는 건물은 부천 상동에서 중심가이자 요지라 볼 수 있는 메가플로스 5507호에 있다.

 



 

도연선원 입구에 선원을 알리는 간판이 보였다. 새롭게 다시 개원했기 때문에 이전과는 차별화된 문구를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사자후 설법대학, 니까야 근본교리와 위빠사나 명상수행도량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초기불교에 기초한 교리와 수행위주의 근본불교도량으로 거듭난 것이다.

 

 





도연선원이 있는 메가플러스는 교통의 요지에 있다. 무엇보다 서울지하철7호선 상동역 바로 옆에 있어서 요지중의 요지에 있다. 메가플러스 5층 전체를 선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메가플러스 빌딩 자체가 크기 때문에 한개층이 수백평 되는 것 같다. 중앙에 법당이 있는데 최대 2백명가량 들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밖에도 종무소, 다실, 주방, 선방 등 여러가지 용도의 방이 있다.


 

근본불교도량으로

 

법회가 시작되었다. 근본불교도량답게 빠알리 예불문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모 땃사 바가와또~”로 시작되는 예경문, 그리고 붓당 사라낭 갓차미~”로 시작되는 삼귀의문을 빠알리어로 독송했다. 그러나 오계는 한글번역본으로 독송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계를 받아 지녔다는 사실이다.

 




테라와다불교 법회에서는 빠지지 않는다. 오계가 학습계율이기 때문이다. 오계가 그만큼 지키기 어려움을 말한다. 그래서 어기면 참회하고 또 받아 지니면 되는 것이다. 마치 학습하듯이 평생 걸려 완성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테라와다불교에서 법회때 마다 오계 독송이 빠지지 않는 이유이다.

 

2340



법주 선선스님이 짤막하게 법문했다. 선선스님은 초기경전을 바탕으로 하여 법문을 하고 법회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는 전법도량을 만들자고 말했다. 또 선선스님은 지금 이 법회를 하늘의 천신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 했다. 그래서 이 법당 안에 이런 저런 천신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천신들도 정법도량이 생겨난 것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를 지키면 천신이 보호해준다

 

초기경전을 보면 천신이야기가 많다. 상윳따니까야 1권을 보면 데와따상윳따라고 하여 하늘사람의 모음’(S1)이 있고, 데와뿟따상윳따라고 하여 하늘아들의 모음’(S2)이 있다. 여기서 하늘사람이나 하늘아들은 일반적인 신으로서 천상의 존재를 말한다. 이와 같은 신은 윤회하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 천신이 된 것은 공덕을 지은 과보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천신들은 인간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행승이 게으름을 피고 있는 듯이 보이면 천신이 나타나서수행승이여, 일어나라, 왜 누워 있는가? 잠잔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독화살을 맞아 상처받은 자, 병든 자에게 잠이란 무엇인가?”(S9.2)라며 경책하는 장면도 있다. 수행승에게 분노 등 해로운 마음에 지배 되었을 때는 이치에 맞게 성찰하지 않아서 그대는 사유에 취해 있네.”(S9.11)라고 충고해 주기도 한다.

 

초기경전에 따르면 천신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천신은 수행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삿된 길로 빠지지 않게 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일종의 수호천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계행과도 관련이 있다. 그래서 계를 지키면 하늘사람이 보호해 준다.”라는 말이 있다.

 

천신과 관련하여 빤딧짜스님의 책 ‘11일간의 특별한 수업상가마위자야(sagāmavijaya)’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전쟁의 승리자라는 뜻이다. 어떤 전쟁인가? 번뇌와의 전쟁을 말한다. 번뇌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자신의 힘으로 번뇌를 제압할 수도 있지만 때로 외부 도움도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천신이 도와주는 것이다.  

 

천신이 수행자를 어떻게 도와주는 것일까? 만일 수행승이 번뇌에 가득차서 계행을 어기려 하면 큰 소리로 경책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축구나 야구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에게 응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천신은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수행자들의 행위를 보고서 잘 하면 격려하고 못하면 아이고, 아쉽네.”라며 안타까워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계를 지키면 천신이 보호해 준다고 했다.

 

테라가타에 담마는 담마를 지키는 자를 보호해 준다.”(Thag.303)라는 말이 있다.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면 가르침이 우리를 보호해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는 법을 지키면 법이 우리를 보호해 주는 것과 같다. 법을 지키지 않으면 법이 보호해 주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 세계에 입문해서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면 가르침이 우리를 보호해 줄 것이다.

 

전통불교와 단절없이

 

부천에서 요지중의 요지에 있는 도연선원에서는 법회와 수행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 두 번 정기법회가 있다. 수요일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이고,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매주 열린다. 지도법사는 김도이선생이 담당한다.

 

김도이선생에게 위빠사나수행지도를 받은 적이 있다. 2016년 가을 한철 지도받았다. 미얀마에서 수행한 경험을 알려 주었는데 마하시방법에 대한 것이다. 수행지도를 할 때는 법문, 행선, 죄선, 인터뷰 순으로 진행했는데 매우 유익했다.

 

도연선원이 근본불교도량으로 거듭난다고 해서 전통불교와 단절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불자들을 위하여 천도재나 사십구재 등 각종 재는 이전과 같이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다. 기존불자들을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또 방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의 불교현실에서 방편없이 유지되기가 쉽지 않음을 말한다.

 

상쾌한 삶을 위하여


올해초 미얀마에 갔었다. 수행센터에서 집중수행이 끝난 다음에 수행센터 순례를 갔었다. 양곤시내에 있는 수행센터에 갔었는데 현지인 가이드가 매우 인상깊은 말을 했다. 미얀마 사람들은 출근하기 전에 수행센터에 가서 한시간 앉아 있는다는 것이다. 또 퇴근할 때 수행센터에 들러서 한시간 앉아 있는다고 했다. 이 말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 직장인들이 출퇴근할 때 수행센터에 가서 앉아 있는 것이 가능한 것은 시내에 수행센터가 많기 때문이다. 수행하기 위하여 일부로 심산유곡까지 찾아 가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직장 근처에 수행센터가 있어서 누구나 시간만 나면 앉아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이 미얀마불교와 한국불교가 다른 것이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좌선을 하고 나면 기분이 매우 상쾌하다. 좌선하는 순간만큼은 마음의 오염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복부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집중이 되었을 때 모든 번뇌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런 맛에 좌선을 하는지 모른다. 직장이나 집 가까이에 수행센터가 있어서 한시간 앉아 있다면 매우 상쾌한 것이다. 더구나 수행지도해 주는 법사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부천 상동에 있는 도연선원도 그런 곳 아닐까?

 



 

2019-11-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