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젖은 낙엽

담마다사 이병욱 2019. 11. 25. 09:31

젖은 낙엽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거리에는 낙엽이 수북하다. 비바람이 부니 최악의 날이 되었디. 해마다 11 20일 전후하여 낙엽이 지는데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거리는 마치 전쟁터와 같다. 인도에는 플라타너스 넓은 잎사귀가 시체처럼 가득하다. 차가 지날 때마다 은행잎이 흩날린다. 하루만에 세상이 바뀌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

 

인도에 떨어진 단풍이 울긋불긋 아름답다. 바닥에 붙은 젖은 낙엽이 되었다. 젖은 낙엽은 단카이세대와 동의어이다. 은퇴한 자가 아내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그럼 한국에서 베이비붐 세대는?

 




낙엽은 애처롭다. 젖은 낙엽은 더욱 더 애처롭다. 돈벌이를 못하는 가장은 젖은 낙엽과 같다. 아내에게 붙어서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단카이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베이붐세대도 그런 것일까?

 

가로수는 앙상해졌다. 작년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그 모습이 되었다. 해야 할 일을 다 해 마친듯하다. 이제 긴 휴식기간을 가져야 한다. 내년 화려한 부활을 위하여.

 

 

2019-11-2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