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삼막사 뒤편 솔밭에서

담마다사 이병욱 2019. 9. 1. 13:33

 

삼막사 뒤편 솔밭에서




 

 

삼막사 뒤편 솔밭에 자리 잡았다.

가람이 발아래 있다.

 고개를 드니 서쪽 하늘 아래

자연과 인공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구비구비 골마다 빌딩숲이다.

아스라히 멀리 서해바다가

석양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빛난다.

 

수북히 쌓인 솔잎 위에 자리를 깔았다.

푹신푹신하고 부드럽다.

한숨 잤다.

이렇게 개운할 수 없다.

잠시 눈 붙였음에도 정

신은 이전과 이후로 나뉘었다.

혼탁한 물이 정화된 것 같다.

 

일어나 앉았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었다.

눈 앞이 환했다.

어두컴컴한 곳 보다 낫다.

눈을 감으니 시각정보가 차단 되었다.

새소리가 들린다.

청각정보는 어찌할 수 없다.

 

바람이 분다.

여러 줄기 바람이 얼굴에 스치운다.

부드럽고도 감미로운 바람이다.

촉각으로 느끼는 행복감이다.

이대로 계속 있고 싶다.

저녁 종소리가 들린다.

내려 갈 시간이다.

아쉬워서 글 하나 남긴다.

 




 

2019-08-3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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