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오늘 점심은 모시떡으로

담마다사 이병욱 2019. 11. 6. 14:18

오늘 점심은 모시떡으로

 

 

무엇을 먹어야 할까? 점심때가 되면 고민이다. 대개 오피스텔 지하에 있는 식당으로 향한다. 하루 중에 점심만 영업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여는 부페식당이다. 5만원을 내면 식권 11장을 주기 때문에 한끼 5천원이 되지 않는다.

 

오천원 이상 점심을 먹지 않기로 했다. 부페식당에서 식상하면 외식하게 되는데 롯데리아에서 데리버거셋트를 찾는다. 점심특가 3,800원이다. 그러나 시중에서 5천원 이하 점심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오늘 점심시간에 먼 길을 갔다. 안양 중앙시장에 있는 왕갈비탕집이다. 한방으로 되어 있어서 나이 든 노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입소문을 타서인지 줄을 서야 한다. 늦게 도착했더니 재료가 떨어져서 영업이 끝났다고 했다. 이럴 때 대략난감이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 잘 먹은 점심한끼는 삶의 활력소가 된다. 20여분 걸어서 왕갈비탕 집에 간 것은 가격을 고려치 않고 몸보신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재료가 떨어져 더 이상 손님을 받지 않는다고 하니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중앙시장 노점에서 떡을 발견했다. 쑥색깔이 나는 모시떡이다. 모시떡 맛을 알기에 한팩 샀다. 모시떡 7개가 들어 있는데 2천원이다. 떡을 샀다기 보다는 팔아 준 것이다. 노점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할머니는 팔아서좋고, 사주는 사람은 팔아주어서좋은 것이다. 무엇보다 점심값으로 5천원을 넘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오늘 점심은 모시떡이다.

 



 



2019-11-06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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