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나도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담마다사 이병욱 2019. 11. 25. 09:33

 

나도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말 잘 하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 그는 어떤 상황에서든지 말을 잘 한다. 대개 교단에 선 사람들이 말을 잘 한다. 평생 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도 말을 잘 한다. 청중 앞에 서면 더욱더 말을 잘 하는 것 같다.

 

무엇이든지 자주 하면 늘게 되어 있다. 요령이 생기는 것이다. 말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은 말하는 요령이 있는 것 같다. 나름대로 독특한 말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말 할 때 약간 인터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지극히 짧은 그 순간에 다음 말을 생각하는 것이다.

 

말만 잘 해서는 안된다. 비주얼도 되어야한다. 훌륭한 법사의 조건으로 용모도 준수해야 한다. 아무리 말을 잘해도 용모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다. 부처님만한 비주얼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제자 박깔리는 부처님이 설법할 때 얼굴만 빤히 쳐다보았다. 부처님을 특징짓는 32 80종호에 반했기 때문이다.

 

훌륭한 법사의 조건으로 목소리도 중요하다. 시인수행승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방가사는 법의 장군 사리뿟따존자에게 목소리가 구관조같다고 극찬했다. 설법할 때 목소리가 좋으면 대단히 유리하다. 부처님도 그랬다. 32상 가운데 목소리에 대한 것이 있는데 여러 가지 조건중의 하나가 공명음이다. 단전에서 우러나오는 울림목소리이다. 박깔리는 부처님의 용모뿐만 아니라 목소리에도 반한 것 같다.

 

말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조건을 잘 갖추었다. 용모와 목소리도 갖춘 것이다. 그러나 말만 번지르하고 실천이 없으면 말로 먹고 사는 사람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잘못하면 세치 혀에 녹아 날 수 있다. 예능프로에서 보는 애드립같은 것이다. 진정으로 말 하는 사람은 진리를 설할 때이다.

 

사자가 포효하면 모든 동물들이 숨죽인다. 인간사자인 부처님이 설법하면 두려움과 전율과 감동에 빠진다고 했다. 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고,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설했을 때 누구나 두려움이 일 것이다. 두려움은 이내 전율로 바뀌고 마침내 감동의 물결이 일 것이다. 사자후는 진리에 대한 확신으로 당당하고 의미있게 선언하는 것을 말한다.

 

누구든지 자신의 분야에서는 자신이 프로페셔널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말하는 것은 매우 쉽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는 진실된 것이다. 체험한 이야기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 진리의 말씀도 그렇다. 경전을 읽으면 매번 새롭고 공감하고 감동하는 것은 내가 아직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리의 말씀을 접하면 두려움, 전율, 감동이 일어난다.

 

요즘은 유튜브전성시대이다. 일인미디어라고 볼 수 있는 유튜브에서 말 잘하는 사람을 보면 공통적으로 용모와 목소리를 갖추었다. 그러나 용모와 목소리는 필요조건일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진실되게 말 하는 사람이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다.

 

어떤 이는 말 할 때 청중을 개무시하라고 했다. 청중 눈치보며 우물쭈물하지 말라는 것이다. 청중은 연사가 어떤 말을 할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정도 일리있는 말이다. 교단에 많이 서 본 사람은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업상 말하기와 담쌓고 사는 사람들은 청중은 항상 두려운 대상이다. 잔뜩 위축될 수밖에 없다. 얼어 버리면 말이 나오지 않는다. 청중을 장악하려면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해야 한다. 깊이 있고 심오한 말을 할 때 집중할 것이다. 나도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2019-11-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