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까야번역비교

글쓰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담마다사 이병욱 2019. 12. 17. 23:06

글쓰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무엇이든지 써 놓으면 남는다. 블로그에 써 놓은 글을 말한다. 요즘은 웹이 하드디스크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웹에 보관해 놓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개인 PC에 보관할 수 있지만 의외로 손실되기 쉽다. 가장 좋은 방법은 씨디에 담아 두는 것이다. 그러나 매일 쓰다시피 하는 글은 블로그에 올리기 때문에 별도로 보관하지 않는다.

 

웹이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장담하지 못한다. 개인용 PC에 보관된 글이 손상되거나 손실될 수 있듯이, 웹에 올려진 글도 영원한 것은 아니다. 좋은 방법은 책으로 내는 것이다. 그렇다고 출판사에 의뢰하여 출간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 소장용으로 소량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블로그에 올려진 글을 수집해야 한다.

 

니까야번역비교 두 번째 책을 만들었다. 첫번째 책은 2013년에 쓴 것을 대상으로한 것이다. 이번에 만든 것은 20141년 동안 쓴 것을 모은 것이다. 20141월 초부터 12월 말까지 총 56편의 글이 수집되었다. 매주 한편 쓴 꼴이다. 페이지수로 따져 보니 582쪽에 이른다. 종이사이즈는 B5(182x257mm)이고 폰트사이즈는 10으로 했다. 책처럼 목차와 서문을 반드시 싣는다.

 




지금까지 다섯 권의 책을 만들었다. 이번이 여섯 번째이다. 이렇게 책을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평소에 썼던 것을 수집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부터 책을 만들기 위하여 글을 쓰지 않는다. 글을 쓰다보니 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글을 쓸 때는 한가지 원칙이 있다. 그것은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기 때문이다. 책을 내기 위하여 별도로 시간 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 쓰는 글이 나중에 책으로 되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니까야번역비교 두 번째는 사가타상윳따2’라고 이름붙였다. 앞으로 3권까지 나올 것이다. 3권은 2015에 쓴 글이다. 두 번째 책은 상윳따니까야 나산띠경’(S1.34)에서부터 악마의 올가미에 대한 경1’(S4.4)까지 번역비교한 것이다. 빠알리원문과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역, 초기불전연구원역, 그리고 빅쿠보디 영역을 비교한 것이다.

 

번역비교하면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장점을 들라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번역서에만 의존하는 것과는 다르다. 번역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개 또는 세 개의 번역을 참고하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더구나 주석을 보면 더욱더 명확해진다.

 

아직까지 한국불교에서 니까야번역비교에 관한 책을 보지 못했다. 이렇게 번역비교가 가능한 것은 두 종류의 번역서가 있기 때문이다. 한번역서만 있다면 오로지 그 번역서에만 의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행스럽게 두 종류의 번역서가 있어서 독자에게 선택권이 있을 뿐만 아니라 두 번역서를 비교해 봄으로써 의미를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런 면으로 보았을 때 한국의 독자들은 축복받은 셈이다.

 

책을 내면서 5년전에 쓴 글을 보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글쓰는데 있어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하루 일과 중에 반은 글쓰기로 보낸 것에 있어서는 똑같다. 그런데 글을 보니 2014년의 시국에 대한 것도 있고 개인적인 일상에 대한 것도 있다. 번역비교도 일상적 글쓰기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써 놓은 글을 책으로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달에 한권 내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일없이 글을 수집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블로그에 올린 글은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분류작업하지 않아도 된다. 수십개의 글이 한 개의 파일에 실리면 그 다음 단계는 목차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사실 이 작업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글의 제목을 손보고 줄이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인터넷에 올린 글은 내 것이 아니다. 인터넷에 올렸다는 것은 공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한권의 책으로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책을 pdf로 만들어 원하는 사람들에게 보내 주는 것이다.

 

돈은 아무리 벌어도 온데간데 없다. 그러나 글쓰기만큼은 남는다. 5년전에 써 놓은 글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글쓰기에 있어서 오류가 없지 않을 수 없다. 글은 써 놓으면 남는 것이 때문에 오류도 그대로 남아 있다. 오자, 탈자와 같은 사소한 오류를 말한다. 이렇게 남아 있으니 글쓰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2019-12-1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