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포교인가 신천지선교인가?
공중파방송 뉴스를 알리는 글을 보다 깜짝 놀랐다. 신천지에서 포교를 했다는 것이다. 포교(布敎)라는 말은 불교에서 사용되는 말이다. 기독교에서는 선교(宣敎)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불교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신천지포교’라고 사용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영향력 있는 유튜브채널에서도‘신천지포교’라는 타이틀로 내 놓았다. 인터넷 검색창에 신천지와 포교를 키워드로 검색했더니 ‘신천지 포교수법’ 등 포교라는 말이 무수하게 쏟아져 나왔다. 이번에는 신천지와 선교를 키워드로 검색했더니 ‘신천지에서 선교했다’라는 식의 말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 대신 신천지측에서 선교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포교와 선교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먼저 포교 대한 사전적 의미를 보면 “어떤 종교의 교리를 널리 알리고 교도를 모집하는 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번에는 선교라는 말을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종교를 전도하여 널리 알림”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로 보았을 때 포교나 선교나 크게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불교에서는 ‘포교한다’라고 말하고, 기독교에서는 ‘선교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신천지사태로 볼 때 포교는 나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독교에서는 교세를 확장하는 것에 대하여 ‘선교한다’라고 말하는데, 이단이 교세를 확장할 때는 ‘포교한다’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놀라운 것은 이에 언론도 동조하고 있다. 공중파방송에서도 유튜브에서도 포교라는 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불교에 포교사가 있다. 조계종단에서는 매년 수천명씩 포교사를 배출되고 있다. 포교사가 되려면 시험을 보아야 한다. 먼저 불교교양대학에 입학해야 포교사시험을 치룰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포교사시험은 포교사고시라고 부를 정도로 불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포교사 시험에 합격하면 소정의 교육을 마치고 군부대 등에서 일정기간 동안 포교를 해야 정식포교사가 될 수 있다. 이렇게 포교사가 되면 부처님 가르침을 전한다는 긍지와 자부심으로 살아 간다.
불교에 포교사가 있다면, 기독교에는 전도사 또는 선교사가 있다. 전도사는 목사와 함께 교회에서 일하는 개신교의 교직자를 말한다. 바이블적 의미에 따르면 복음을 전하는 자를 총칭하지만 목사를 도와 일하는 목사 안수를 받기 이전의 교역자를 뜻한다. 선교사는 해외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는 종교인을 말한다. 이렇게 본다면 기독교에서는 자신의 종교를 알리는데 있어서 전도 또는 선교라는 말을 사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단이라고 칭하는 집단에 대하여 굳이 포교라는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그렇다고 틀린 것이 아니다. 그래서 견해차이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과 견해가 다르다고 하여 배척한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는 다름 아닌 ‘타자화(他者化)’이다. 나와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으로 보아 배척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편과 네편으로 가른다. 성을 쌓고 넘어오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또 성 밖으로 쫓아 내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방을 타자화하다 보면 상대방은 악마화가 된다. 이런 현상은 기독교에서 심한 것 같다.
기독교에서는 이단을 배척한다. 한번 이단으로 낙인 찍으면 타종교보다도 더 배척한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이단으로 규정된 집단에 대해서는 선교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그대신 불교에서 사용하는 포교라는 말을 사용한다. 신천지포교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불교나 이단이나 동급이어서 그런 것일까?
기독교사람들은 선교나 전도라는 말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굳이 포교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독선적이고 배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교리와 구원관 때문이다.
기독교는 타종교와 달리 독선적 교리와 배타적 구원관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태도는 타종교와 이단을 대하는 것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이는 다름 아닌 자만이다. 더 나아가 타종교를 무시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기독교에서 하면 선교이고 이단에서 하면 포교인가? 불교에서는 ‘포교한다’라고 하는데 신천지와 동급으로서 삿된행위에 해당되는 것일까? 이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마치 “내가 하면 선교이고, 남이 하면 포교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사회에서는 방송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신천지포교’라는 식으로 아무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는 것이다.
불교인들은 포교사가 되어 포교하는 것을 영예로 여기고 있다. 그럼에도 언론에서 ‘신천지포교’라고 하여 포교를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이는 사려 깊지 못한 행위이다. 오늘 부터라도 ‘신천지선교’ 또는 ‘신천지전도’로 바꾸어야 한다.
2020-02-25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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