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캐스팅에 참여하고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행복한 고민이다. 열린민주당 당원이 되어 비례후보 순위를 결정하는 투표날이다. 오늘(22일)과 내일(23일) 이틀에 걸쳐 온라인 투표를 한다. 남성후보 9명과 여성후보 11명을 대상으로, 남성 1명과 여성 1명을 선택해야 한다. 비례국회의원 후보는 남성과 여성 반반씩 뽑아야 하는 것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홀, 짝, 홀, 짝 하듯이, 여성, 남성, 여성 순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오늘 유튜브에서 후보자 면면을 보았다. 총 20명의 후보자가 국회앞에서 각자 돌어가며 1분 발언을 했다. 남성후보의 경우 알고 있으나 여성후보의 경우 생소하다. 짧은 자기 소개 시간에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가장 먼저 겉모습이 눈에 띈다. 마치 면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선보는 것 같기도 하다. 외관에서 호불호로 선호도가 갈릴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한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최대한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야 할 것이다. 자수성가형인지 조직의 힘으로 이루어낸 것인지를 중요한 요인으로 생각했다.
1분 스피치로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이번에는 열린민주당 홈페이지로 들어가 보았다. 후보자 면접 동영상이 올려져 있다. 10분 정도의 적당한 분량이다. 남성후보자 것은 보지 않았다.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후보자의 경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모두 다 보았다. 건성건성 본 것도 있다. 관심 있는 후보자의 것은 신경 써서 보았다.
비교하면 드러난다. 그래서 길고 짧은 것은 대놓고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여럿 있으면 그 중에는 뛰어난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경선을 한다. 그리고 투표하여 뽑는다. 이렇게 뽑힌 사람을 ‘선량(選良)’이라고 했다. 뛰어난 인물을 가려 뽑음 또는 가려 뽑은 인물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신문에서 많이 보았으나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 것 같다.
선량의 조건은 무엇일까? 남성후보자들처럼 잘 알려져 있는 인물들은 검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여성후보자들은 처음 듣는 이름들이다. 잘 알려진 여성후보자들이 많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변호사나 판사, 검사와 같은 법조인들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선정된 여성후보자들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관련분야에서 전문가들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유명하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것은 아니다.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다 양서가 아닌 것과 같다. 법조인이 아니어도, 박사가 아니어도, 해외유학파가 아니어도 전문가들은 많다. 만시간의 법칙이 이를 말해 준다. 하루에 서너시간씩 집중해서 십년동안 노력하면 관련분야에서 프로페셔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수성가형이다. 자신의 힘으로 이루어 낸 것이어야 한다. 조직의 힘으로 성취한 것과는 다르다. 짧은 면접동영상으로 본 것에 지나지 않지만 대부분 해당분야에서 프로페셔널 같다.
사람은 겪어 보아야 알 수 있다. 그것도 오랜 세월 겪어 보아야 그 사람이 도덕적으로 바른 사람인지, 한입으로 두 말하지 않는 정직한 사람인지, 재난에 닥쳤을 때 견고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지혜로운 사람인지를 알아야 한다.
지혜로은 사람인지 아는 방법이 있다. 토론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토론하다 보면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구 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때 토론한다. 그러나 짧은 시간으로는 그 사람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없다.
열린민주당에서 이번에 시도하고 있는 열린캐스팅은 한국정당사에 있어서 획기적이다. 사상 처음 도입된 이 시스템은 아래로부터 뽑는 방식이다. 시민이 선거인단이 되어 후보자를 선정하고, 선정된 후보자에 대하여 다시 선거인단이 투표하여 순위를 정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아직까지 없었다. 후보자 선택권을 완전히 국민이 갖는 것이다. 조직투표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선거인단이 수만명에 달하면 힘을 쓰지 못한다. 그래서 가장 유능한 사람이 상위에 랭크되어 후보자가 되는 것이다.
현재 민주진보쪽에서는 여러 개의 비례정당이 있다. 열린민주당과 경쟁관계에 있는 것이 더불어시민당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밀어주는 당이다. 그래서 비례후보자를 내고 있다. 그러나 비례연합의 취지에 맞추어 소수정당과 연합하고 있다. 문제는 대표성이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시민당에는 정의당과 녹색당이 빠진 자리에 몇 개 정당이 들어 갔는데 시중에서는 ‘듣보잡’이라고 한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당이라는 것이다. 유명무실한 곳이 대부분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명분 쌓기 위해 참여시킨 것이다. 더구나 상위순번에 배정해 놓았다. 무엇보다 후보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또 검증 되지 않은 인물을 톱다운 방식으로 지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시민당에는 더블어민주당 후보에 대하여 10번 이하에 배치해 놓았다. 그래서일까 네티즌들은 불만이 많은 것 같다. 듣보잡 소수정당이 순번 상위를 차지하고 더구나 톱다운 방식으로 깜깜이 후보를 내 놓았을 때 투표할 마음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오픈캐스팅방식의 열린우리당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장사나 사업을 잘 하려면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고객이 요구하는 것보다 그 이상 주었을 때 감동할 것이다. 선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유권자를 고객처럼 여겨 감동하게 하는 것이다. 후보를 톱다운 방식으로 정해 놓고 표를 달라고 하면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열린우리당에서는 고객감동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선택권을 고객과 같은 시민들에게 돌려주었을 때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노련한 선거기획가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기업에서 브랜드디자이너로 명성을 얻은 손혜원의원의 아이디어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혜원을 얻은 자 천하를 얻는다.”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닌 것 같다.
남성후보 1명과 여성후보 1명은 정했다. 여성의 경우 생소해서 판단하기 쉽지 않았으나 자수성가형 못지않게 돌파력도 보았다. 정치판은 전쟁터와 같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뚫고 나갈 힘이 있어야 한다. 체력도 있어야 한다. 물론 전문성도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감안했을 때 시야에 들어 왔다.
시민이 후보자를 뽑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이제까지 톱다운 방식으로 지명된 후보에게 표를 주었으나 이번에는 선거인단이 되어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인지 모른다.
우리나라 인재들은 대체로 정치에 무관심한 것 같다. 좀 더 좋은 인재들이 나서야 하나 가만 있는 것이다. 인재들이 출사표를 던질 때 우리나라는 여러단계 레벨업될 것이다. 정치가 우리의 삶을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정치에 무관심으로 일관한다면 또다시 권위주의시대로 회귀할지 모른다. 더 무관심하면 나라를 팔아먹어도 모를 것이다.
요즘 선거관련 유튜브를 즐겨 본다. 전에 없던 일이다. 이런저런 유튜브를 보니 옥석이 가려진다. 구독자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채널이라고 볼 수 없다. 구독자는 적지만 유익한 채널이 있다. 듣다보면 공감하는 것이 많다.
상당수의 유튜버들이 열린민주당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그것은 고객을 감동시키듯이 시민을 감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마음을 잡는 자 천하를 얻을 것이다.
2020-03-2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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