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기

명상수행 예비동작으로의 스쿼트(Squat)

담마다사 이병욱 2020. 9. 24. 17:00

 

명상수행 예비동작으로의 스쿼트(Squat)

 

 

새로운 발견이다. 스쿼트 하고 난 다음 행선했더니 더 집중이 잘 되는 것이다. 열 보가량 되는 경행대에서 행선을 해 보지만 처음에는 잘 집중이 되지 않는다. 몇 번 왔다 갔다 해 보지만 알아차림이 쉽지 않다. 명칭을 붙이면 조금 낫다.

 

예비 동작이 필요했다. 사오년전 스쿼트 했던 것이 떠올랐다. 방법은 알고 있어서 천천히 해 보았다. 두 팔을 앞으로 하고 서서히 엉덩이를 아래로 내린다. 이때 무릎을 굽혀서는 안된다. 엉덩이를 최대한 밑으로 뺀 다음 약 5초 가량 버틴다. 장딴지에서부터 허리, 그리고 두 팔에 이르기까지 뻗치는 기운이 느껴진다.

 

내렸던 엉덩이를 들어 올린다. 5초간에 걸쳐서 천천히 올린다. 다 올리고 나면 무릎이 펴진다. 이때 선 상태가 되는데 두 팔은 여전히 앞으로 나란히 자세를 하고 있다. 거친 숨을 몰아 쉰다. 기분 좋은 숨쉬기이다.

 

 

똑 같은 동작을 10회에 걸쳐 반복한다. 내려 갈 때 5, 엉덩이를 아래로 빼고 버틸 때 5, 올라 갈 때 5, 그리고 서서 멈추었을 때 5초가량이다. 한 동작 에 약 20초가량 걸린다. 이렇게 10회 반복하면 3-4분 걸린다. 10회씩 다섯 번 반복하면 15분에서 20분 가량 걸린다.

 

스쿼트를 10회가량 제대로 하니 땀이 난다. 이마에 땀이 나고 등줄기에도 땀이 흐른다. 기분 좋은 느낌이다. 한번 제대로 동작하여 서게 되면 거친 숨을 몰아 쉬게 된다. 가슴에서부터 토해 내는 숨을 연달아 쉰다. 성취감에 따른 희열의 거친 숨쉬기이다.

 

스쿼트를 하고 난 다음 행선을 해 보았다. 집중이 훨씬 더 잘 된다. 6단계 행선을 했을 때 각 단계마다 알아차림이 이전 보다 더 명료해진 것 같다. 명칭을 붙여서 발을 1)들음, 2)올림, 3)나아감, 4)내림, 5)닿음, 6)누름 할 때 오로지 동작과 아는 마음만 있을 뿐이다.

 

스쿼트는 운동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몸으로만 하는 운동이다. 특히 허벅지의 근육을 강화시켜 주는 운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행선 하기 전에 예비동작으로서 스쿼트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것을 발견했다.

 

스쿼트 할 때도 알아차려야 한다. 몸의 움직임을 알아차림 하는 것은 행선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다만 매우 천천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쿼트는 팔굽혀펴기 하듯이 급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운동하듯이 하는 것이 아니다. 최대한 천천히 해야 한다. 천천히 하면 움직이는 동작과 이를 아는 마음을 알아차림 할 수 있다. 스쿼트는 어쩌면 요가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스쿼트는 일종의 전신운동과도 같은 것이다. 다리에서부터 허리, 팔에 이르기까지 전신의 근육을 사용한다. 제대로 하면 땀이 나고 기쁨의 거친 숨을 몰아 쉬게 되는데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행선의 예비동작으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스쿼트를 했더니 몸이 상쾌해졌다. 몸이 찌뿌둥할 때, 마음이 심란할 때 운동을 하면 효과적이다. 기구를 이용한 운동도 좋지만 나이 든 사람에게는 자신의 체중을 실어 운동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운동에 스쿼트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

 

스쿼트는 자신의 체중을 이용한 전신운동이다. 천천히 한동작 한동작 알아차림 했을 때 명상수행의 예비동작으로 적합하다. 이제 시동을 걸었으니 틈만 나면 해야 할 것 같다.

 

 

2020-09-24

담마다사 이병욱

 

'수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무지 멈출 줄 몰라서  (0) 2020.10.24
오늘도 천천히  (0) 2020.10.13
수행중에 왜 말하지 말라고 했을까?  (0) 2020.09.23
해탈의 맛은 왜 모두 한 맛일까?  (0) 2020.09.13
시선강탈 당하지 않으려면  (0) 202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