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장구대다라니 외우듯이 빠알리 팔정도경도
오전에 암송용 팔정도경을 만들었다. 빠알리원문과 우리말로 음역한 것, 그리고 우리말 해석을 곁들인 것이다. 이와 동시에 빠알리 단어도 파악했다. 빠알리를 생짜배기로 외우는 것보다 뜻을 알고 외우면 더 기억하기 쉽다. 그래서 빠알리사전 PCED194를 활용하여 모르는 단어를 기입해 넣었다.
암송용 빠알리 팔정도경을 완성하고 보니 15페이지가 되었다. 이를 블로그에 올렸다. 수시로 열어 보기 위해서이다. 2010년대 초반 라따나경 등 예불문이자 수호경을 외울 때는 별도의 프린트를 준비했었다. 작은 글씨로 인쇄한 것이다. 수첩에 넣고 다니면서 길거리에서나 전철에서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지금은 스마트폰 시대이기 때문이다.
늘 손에서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에 암송용 경을 올려 놓으면 언제든지 들여다 볼 수 있다. 2010년대 초반 외울 때에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폴더폰이었기 때문에 암송용 경을 저장할 수 없었다. 불과 몇 년 만에 세상이 바뀐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려 놓으면 언제 어디서나 열어 볼 수 있다. 암송하다 막히면 열어서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정진에서 세 번째 항목을 보면 다음과 같다.
Uppannānaṃ kusalānaṃ
dhammānaṃ ṭhitiyā
asammosāya bhiyyobhāvāya vepullāya
bhāvanāya pāripūriyā
chandaṃ janeti
vāyamati viriyaṃ ārabhati
cittaṃ paggaṇhāti padahati,
ṭhiti: [f.] stability; duration; continuance.
asammosa: [m.] absence of confusion, 不妄的
sammosa
: [m.] confusion; delusion
bhiyyobhāva: 增殖
bhiyyo
: [ind.] exceedingly; more
bhava
: [m.] the state of existence
vepulla: [nt.] full development; abundance
bhāvanā, (f.) increase;
paripūriya
: [abs. of paripūreti] having filled
웁빠나낭 꾸살라낭
담마낭 티띠야
아삼모사야 비이요바와야 웨뿔라야
바와나야 빠리뿌리야
찬당 자네띠
와야마띠 위리양 아라바띠
찟땅 빡간하띠 빠다하리
이미 생겨난
착하고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여
망실되지 않고 증가시키고
성숙에 의해 충만하도록,
의욕을 일으켜 정진하고 정근하고
마음을 책려하여 노력한다.
(팔정도, 정정진 세 번째 항)
암송용은 이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암송용 팔정도경을 만들면서 모르는 단어는 빠알리사전을 찾아보았다. 정정진에서 중요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그것은 불선법과 선법에 대한 것이다.
이미 일어난 불선법을 끊어 버리려면
정정진에서 두 번째 항을 보면 “이미 생겨난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Uppannānaṃ pāpakānaṃ akusalānaṃ dhammānaṃ)”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빠빠까는 악한 것이고, 아꾸살라는 불건전 것을 말한다. 그런데 빠빠까는 공덕을 의미하는 뿐냐와 대구를 이루어 주로 사용되고, 아꾸살라는 건전한 것을 의미하는 꾸살라와 대구를 이루어 사용된다는 것이다. 특히 빠빠-뿐냐는 윤회하는 삶에서 적용되고, 아꾸살라-꾸살라는 출세간적 삶에서 적용된다.
정정진 두 번째 항에서 빠빠까와 아꾸살라가 함께 쓰였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는 이미 생겨난 불선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쓰였다. 이는 불선법에 불선법이 더해진 것을 말한다. 과거 불선한 행위를 했기 때문에 언제든지 과보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불선법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이에 대하여 김진태 선생은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미 일어난 해로운 마음 작용[不善法]을 버리려는 노력. 해로운 마음 작용을 제압하고 제거하려는 노력으로 i)감각적 욕망에 대한 치유법으로는 부정 수행이 있고, ii)악의에 대한 치유법으로는 자애 수행이 있고, iii)혼침-졸음에 대한 치유법으로는 니밋따 수행, 걷기 수행, 사수념이 있으며, iv)들뜸-후회에 대한 치유법으로는 호흡 수행이 있다. v)회의적 의심에 대한 치유법으로는 자기 자신이 직접 정확한 방법으로 불교의 수행들을 해 보거나, 불교학 공부를 통해서도 의심들을 조금씩 지워나갈 수가 있다.”(반야심경의 바른 이해, 155-156쪽)
김진태 선생의 설명에 따르면 이미 일어난 해로운 법은 다름 아닌 오장애에 대한 것이다. 아직까지 정정진에서 두 번째 항에 대하여 오장애를 예를 들어 설명해 놓은 것을 보지 못했다. 이런 면에서 있어서 김진태 선생의 책은 확실히 차별화 된다.
이미 일어난 불선법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이다. 조건만 맞으면 언제든지 과보로 나타난다. 다만 억압할 수는 있을 것이다. 어떻게 억압할 수 있을까? 감각적 욕망은 부정관으로, 악의는 자애관으로, 해태-혼침은 니밋따 수행 또는 행선 또는 사수념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또 들뜸-후회는 호흡관으로, 법에 대한 의심은 교리공부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법을 증장하려면
김진태 선생은 책에서 정정진 세 번째 항에 대해서도 수행과 관련하여 설명했다. 세 번째 항은 “아직 생겨나지 않은 착하고 건전한 것들은 생겨나도록 (Anuppannānaṃ kusalānaṃ dhammānaṃ uppādāya)”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하여 김진태 선생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유익한 마음 작용[善法]을 일으키려는 노력. 유익한 마음 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계발해야 할 법은 삼매-지혜-오력-사념처-필정도 등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지만, 붓다는 그 중에서도 특히 칠각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오개가 괴로움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라면, 칠각지는 괴로움의 소멸, 곧 해탈의 조건이 되는 까닭의 항목들이다.” (반야심경의 바른 이해, 155-156쪽)
칠각지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다. 이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법과 관련이 있다. 왜 그런가? 이어지는 설명에 따르면 “그리고 칠각지는 순차적으로 계발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바른 사띠챙김이 이어져서[念覺支] 법을 잘 가려서 보게 되고[擇法覺支], 법을 잘 가려서 보는 지혜가 성숙되기 시작하면 오개가 있으면 놓아 버리고 칠각지를 계발하는 노력을 계속하게 되고[精進覺支], 이제 사정근에 의해 오개를 버림으로써 비세속적인 희열이 생기고[喜覺支], 나아가 몸도 고요해져서 몸과 마음이 모두 가볍고 편안해지면서[輕安覺支], 비로소 마음이 한 대상에만 집중하는 삼매에 들어 고요해진다[定覺支].”(156-157쪽)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삼매에 더욱 힘이 생겨 오개가 제압되고 어떤 대상에 대해서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게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 마음이 온전하게 평온해진다[捨覺支].”(156-157쪽)라고 했다.
시스터메틱(Systematic)한 부처님의 가르침
이미 일어난 불선법은 끊어 버려야 한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법은 생겨나도록 해야 한다. 여기서 불선법은 감각적 욕망, 악의, 해태와 혼침, 흥분과 회환, 의심과 같은 오장애를 말한다. 선법은 사띠, 지혜, 정진, 희열, 경안, 삼매, 평정과 같은 칠각지를 말한다. 그런데 이미 일어난 불선법에 대하여 ‘pāpakānaṃ akusalānaṃ dhammānaṃ’이라 했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법에 대하여 ‘kusalānaṃ dhammāna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은 단어 배열은 빠알리 원문을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부처님은 단어 하나 사용하는 것에 있어도 의미를 둔 것 같다. 그래서 빠알리 삼장을 번역하고 있는 전재성 선생은 금요강독모임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은 시스터메틱(Systematic)합니다."라고 했다. 부처님 가르침은 마치 서로 다른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듯이 대단히 체계적이라는 말이다.
신묘장구대다라니 외우듯이 빠알리 팔정도경도
팔정도경을 외우고자 한다. 준비는 끝났다. 우리말 음역된 것을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고 막힐 때 보면 된다. 어느 순간 다 외운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과연 이런 행위가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애만 쓰는 것은 아닐까? 헛된 노력은 아닐까? 이런 의문이 들기도 하다. 그러나 외기로 했다. 진리의 말씀은 아무리 외워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다.
팔정도의 중요성은 불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부처님은 완전한 열반에 들기 전에 마지막 제자 수밧다에게 “쑤밧다여, 가르침과 계율에 여덟 가지 고귀한 길이 없다면, 거기에는 수행자가 없고, 거기에는 두 번째 수행자가 없고, 거기에는 세 번째 수행자도 없고, 거기에는 네 번째 수행자도 없습니다.”(D16.121)라고 말하셨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팔정도가 없으면 사향사과와 열반이 없음을 말한다. 따라서 부처님의 가르침의 시작과 끝은 팔정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교인이라면 당연히 팔정도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팔정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팔정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팔정도경을 빠알리어로 외운다는 것은 불교 입문에 들어 가는 것과 같다. 그리고 불교인이라면 마치 반야심경 외우듯이 팔정도경을 외워야 할 것이다. 아니 뜻도 모르는 채 낭송하는 신묘장구대다라니 외우듯이 빠알리 팔정도경을 외워야 한다.
팔정도경 음역
팔정도경 음역한 것을 보니 총 345단어에 총 글자수는 1,137자이다. 이를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에왕 메 수땅
에깡 사마양 바가와
사왓티양 위하라띠
제따와네 아나타삔디깟사 아라메
아리양 뵤 빅카웨
앗탕기깜 막감
데싯사미 위바짓사미 땅 수나따
사두깜 마나시까로타 바싯사미 띠
에왐 반떼 띠
코 떼 빅쿠 바가와또 빳짯소숨
바가와 에따드 아뵤짜
까따모 짜 빅카웨
아리요 앗탕기꼬 막고
세이야티당
삼마딧티
삼마상깝뽀
삼마와짜
삼마깜만또
삼마아지뵤
삼마와야모
삼마사띠
삼마사마디
까따마 짜 빅카웨
삼마딧티
양 코 빅카웨
둑케 냐낭
둑카사무다예 냐낭
둑카니로데 냐낭
둑카니로다가미니야 빠띠빠다야 냐낭
까따모 짜 빅카웨
삼마상깝뽀
요 코 빅카웨
넥캄마상깝뽀
아브야빠다상깝뽀
아위힝사상깝뽀
아양 븃짜띠 빅카웨
삼마상깝뽀
까따마 짜 빅카웨
삼마와짜
야 코 빅카웨
무사와다 웨라마니
삐수나야 와짜야 웨라마니
파루사야 와짜야 웨라마니
삼팝빨라빠 웨라마니
아양 븃짜띠 빅카웨
삼마와짜
까따모 짜 빅카웨
삼마까만또
야 코 빅카웨
빠나띠빠따 웨라마니
아딘나다나 웨라마니
아브라흐마짜리야 웨라마니
아양 븃짜띠 빅카웨
삼마까만또
까따모 짜 빅카웨
삼마 아지뵤
이다 빅카웨 아리야사와꼬
밋차 아지왕 빠하야
삼마 아지웨나 지위깡 깝뻬띠
아양 븃짜띠 빅카웨
삼마 아지뵤
까따모 짜 빅카웨
삼아와야모
이다 빅카웨 빅쿠
아눕빤나낭 빠빠까낭
아꾸살라낭 담마낭 아눕빠다야
찬당 자네띠
와야마띠 위리양 아라바띠
찟땅 빡간하띠 빠다하띠
웁빠나낭 빠빠까낭
아꾸살라낭 담마낭 빠나야
찬당 자네띠
와야마띠 위리양 아라바띠
찟땅 빡간하띠 빠다하띠
아눕빤나낭 꾸살라나낭
담마낭 웁빠다야
찬당 자네띠
와야마띠 위리양 아라바띠
찟땅 빡간하띠 빠다하띠
웁빠나낭 꾸살라낭
담마낭 티띠야
아삼모사야 비이요바와야 웨뿔라야
바와나야 빠리뿌리야
찬당 자네띠
와야마띠 위리양 아라바띠
찟땅 빡간하띠 빠다하띠
아양 븃짜띠 빅카웨
삼마 와야모
까따마 짜 빅카웨
삼마사띠
이다 빅카웨 빅쿠
까예 까야누빳시 위하라띠
아따삐 삼빠자노 사띠마
위네이야 로께
아빗자 도마낫상
웨다나수 웨다누빳시 위하라띠
아따삐 삼빠자노 사띠마
위네이야 로께
아빗자 도마나상
찟떼 찟따누빳시 위하라띠
아따삐 삼빠자노 사띠마
위네이야 로께
아빗자 도마나상
담메수 담마누빳시 위하라띠
아따삐 삼빠자노 사띠마
위네이야 로께
아빗자 도마나상
아양 뷰짯띠 빅카웨
삼마사띠
까따마 짜 빅카웨
삼마사마디
이다 빅카웨 빅쿠
위윗쩨와 까메히
위윗짜 아꾸살레히 담메히
사위딱깡 사위짜랑
위웨까장 삐띠수캉
빠타망 자낭
우빠삼빳자 위하라띠
위딱까 위짜라낭 뷰빠사마
앗잣땅 삼빠사다낭
쩨따소 에코디바왕
아위땃깡 아위짜랑
사마디장 삐띠 수캉
듀띠양 자낭
우빠삼빳자 위하라띠
삐띠야 짜 위라가
우뻭카꼬 짜 위하라띠
사또 짜 삼빠자노
수칸 짜 까예나 빠띠상웨데띠
얀땅 아리야 아찍칸띠
우뻬카또 사띠마 수카위하라띠
땅 따띠양 자낭
우빠삼빳자 위하라띠
수캇사 짜 빠하나
둑캇사 짜 빠하나
뿝베와 소마낫사 도마낫사낭 앗탕가마
아둣캉 아숫캉
우뻿카 사띠 빠리숫딩
짜뚯탕 자낭
우빠삼빳자 위하라띠
아양 븃짜띠 빅카웨
삼마사마디 띠
2020-11-2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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