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을 때는 자애의 마음으로
무엇이든지 제철음식이 보약이라고 했다. 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올해 생산된 햅쌀은 제철음식이나 다름 없다. 택배로 받은 쌀을 어제서야 비로소 개방했다. 쌀통에 쌀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다.
쌀을 택배로 받은 것인 한달 전 쯤이다. 용인친구가 보내 준 것이다. 그 전에 미리 신청을 받았다. 페이스북에 20키로 쌀 한포대에 66,000원이라고 했다. 택배비 포함이다. 이런 것을 놓칠 수 없다. 가격불문하고 무조건이다. 아니 팔아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믿을 수 있다. 친구가 직접 농사지은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가짜가 판치는 세상이다. 햅쌀이라고 하지만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햅쌀에 묵은 쌀을 섞어서 팔기도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아는 사람이 생산한 쌀은 믿을 만할 것이다.
용인쌀은 어떤 맛일까? 쫄깃쫄깃하여 씹는 맛이 났다. 시중에서 사 먹는 쌀과는 맛이 다른 것 같다. 어쩌면 느낌일지 모른다. 찰지고 기름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는데 나만 그런 것일까? 그러나 이것은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갓 도정한 쌀이 맛 있기 때문이다.
흔히 한톨의 쌀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과정을 명상해보라고 한다.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연의 선물이라는 것이다. 씨를 뿌려 수확하기까지 지, 수, 화, 풍 사대작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이 다 그렇다.
오늘 아침 밥상을 마주했다. 쌀은 용인쌀이다. 김치는 장모님이 해 준 것이다. 짠무는 등산로 입구 농장 가판대에서 산 것이다. 계란은 마트에서 구입한 것이다. 된장국에 들어간 씀바귀와 표고는 소형마트에서 산 것이다. 조미료로 사용된 된장과 간장은 페이스북친구가 보내 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청정밥상이 되었다.
어느 것이든지 의미를 부여하면 가치 있는 것이 된다. 밥상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밥을 먹을 때는 자애의 마음으로 먹어야 한다.
2020-12-0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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