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발전은 변방에서부터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 누더기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 아침 유튜브에서 김종배의 제이비타임(JB Time)에서 들은 것이다. 여야가 법안에 합의했는데 이에 대하여 여당대표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중대재해법은 개혁입법이다. 합의를 하는 것도 좋지만 본래 취지를 살려야 한다. 그럼에도 합의만 강조한다면 이는 ‘타협’이 된다. 그러고 보니 경제3법도 누더기가 되었다. 여당대표의 합의정신이 발휘되어서 그런 것일까?
본래 정치는 양보와 타협을 하여 차선책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여가 있고 야가 있기 때문이다. 여는 정치파트너로서 야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그래서 여는 최선책을 추구하기 보다는 정치파트너의 의견을 들어주어서 양보와 타협에 따른 차선책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개혁과 관련된 것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국민의 선택으로 구성된 정부라면 약속한 것을 실천해야 한다. 더구나 다수당을 만들어 주었다면 개혁을 하기에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럼에도 통합만 강조한다면 이는 타협이 되어 개혁법안은 누더기가 된다. 경제3법이 그렇고 이번에 중대대해처벌법이 그렇다.
현재 여당인 민주당은 진보적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진보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구성원들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특히 여당대표를 보면 차라리 보수에 가깝다. 개혁입법이 모두 누더기가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노동자의 생명권을 보장하는 법조차 누더기로 만들어 버린다면 진보라는 명칭이 아깝다.
나는 진보적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때로 진보적이기도 하지만 때로 보수적이기도 하다. 그러면 중도란 말인가? 대체 이념 스펙트럼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한번도 보수정당을 찍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로 본다면 진보측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여당의 행태를 보면 보수정당이나 크게 다름이 없다. 특히 여당대표의 태도가 그렇다. 개혁입법조차 합의, 통합이라는 말에 양보와 타협의 산물이 되었을 때 그렇다. 제아무리 제도와 시스템을 잘 갖추었어도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진보는 진보다워야 하고, 보수는 보수다워야 한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죽도밥도 안된다. 이제까지 이런 정치인이 많았다. 여기에 넘어간 사람들도 많았다. 개혁하는데 이렇게 힘이 들까?
개혁하라고 다수당을 만들어 주었음에도 미적거린다면 직무유기라 할 것이다. 그러나 낙관한다. 어차피 역사의 수레바퀴는 앞으로 굴러 가게 되어 있다. 잠시 뒤로 후진한 것처럼 보이지만 더 앞으로 가기 위한 일시적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까지 여가까지 온 것만 해도 대견하다. 70년대와 80년대 상황과 비교해 보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행복하지 않다. 상당히 불만족스럽다. 더 잘할 수 있음에도 멈추어 있는 것 같다. 이럴 때는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
변방의 법칙이 있다. 옛날 세상을 바꾸어 보고자 했던 세력이 마침내 정권을 잡았을 때 중앙이 된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변질된다. 마치 부처가 출현하여 정법을 펼쳤으나 후대로 내려갈수록 변질되는 것과 같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보수화 된다. 현재 여당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보수정당이 될 것이다. 이럴 때는 ‘외곽때리기’를 해야 한다. 주변에서부터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반란은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려시대 때나 조선시대 때 민란은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일어났다. 오늘날에도 민란은 일어난다. 그것은 표로 나타난다.
개혁이 수구화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개혁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지금은 그럴 시기이다. 새로운 자극을 가하지 않으면 보수화 되어서 기존 보수세력과 차별이 없어진다. 이러려고 투표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깨어 있는 시민들은 열심히 청원하고, 또 열심히 동의한다. 검찰청이나 법원 앞에서 일인피켓팅 시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모두가 변방에서부터 반란을 일으키는 것이다.
역사는 발전한다. 개혁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역사는 진보한다. 그러나 개혁세력은 수구화, 보수화 되기 마련이다. 그러면 변방에서 또다른 개혁세력이 등장한다. 이들 개혁세력이 다수가 되어 정권을 잡으면 또다시 역사는 진보한다. 역사의 발전은 변방에서부터 시작된다. 역사의 발전은 소외된 곳으로부터 시작된다. 변방의 법칙이다.
2021-01-07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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