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떠나는 여행

꽃피는 호시절에

담마다사 이병욱 2021. 4. 2. 10:17

꽃피는 호시절에

계절이 바뀌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좋은 계절이다. 이런 호시절에 걸어서 일터로 갔다. 전에 걸었을 때는 학의천길을 따라 갔으나 두 정거장 서쪽으로 이사 간 후에는 안양천길 따라 걸었다.

학의천과 안양천이 만나는 곳에 쌍개울이 있다. 지도상으로는 안양 센터에 해당되는 곳이다. 이른 벚꽃이 새하얗게 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름모를 야생화가 좋다. 보라색 야생화가 하천 양안에 지천으로 피었다.

 


이른 아침 날씨는 청명하다. 꽃피는 호시절은 언제까지나 지속되지 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춥거나 더울 때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좋은 시절은 금방 지나가 버린다. 젊은 시절, 청춘시절은 우리를 버렸다.

이제 꽃의 릴레이가 시작 되고 있다. 벚꽃은 10일 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도시에서 벚꽃은 절정이지만 산중의 벚꽃은 이제 시작일 것이다. 이번주 주말에는 관악산 서울대수목원에 가봐야 한다. 몇주전 그곳을 지나면서 아름드리 수양벚꽃나무를 보았기 때문이다.

벚꽃중의 벚꽃은 수양벚꽃이 아닐까 한다. 가지가 척척 늘어진 가지에 핀 벚꽃을 보면 격조 있어 보인다. 우연히 관악산 서울대수목원에 몇구루 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 이번 주말에 가면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걸으면서 팔정도경을 암송했다. 10분 가량 걸린다. 천천히 걸으면서 암송할 때 자동적으로 다음 구절이 떠오른다. 마치 주문처럼 왼다. 반야심경이 좋다고 하지만 팔정도경도 이에 못지 않다. 반야심경이 대승경전의 정수라면 팔정도경은 초기경전의 정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빠알리팔정도경을 암송하며 걷다보니 금새 도착했다.

2021-04-02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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