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니까야모임

인간은 누구나 정신적 장애인, 오개(五蓋)와 오장애(五障碍)

담마다사 이병욱 2021. 4. 3. 13:15

인간은 누구나 정신적 장애인, 오개(五蓋)와 오장애(五障碍)

 

 

3월 두 번째 금요니까야 강독모임에서 두 번째 경을 합송했다. 교재 생활속의 명상수행에서는 다섯 가지 장애는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이자 약화되어 허약한 지혜이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앙굿따라니까야 장애의 경(nivāraasutta)’(A5.51)을 말한다.

 

오개(五蓋)와 오장애(五障碍)

 

흔히 오장애(五障碍)라고 한다. 다섯 가지 장애를 말한다. 감각적 쾌락의 욕망(kāmacchanda), 분노(byāpāda), 해태와 혼침(thīna-middha), 흥분과 회환(uddhacca-kukkucca), 회의적 의심(vicikicchā)을 말한다. 이와 같은 장애를 오개(五蓋)라고도 한다. 다섯 가지 덮개라는 뜻이다.

 

오장애 또는 오개라고 불리우는 용어는 경전적 근거가 있다. 이는 부처님이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다섯 가지는 덮개이자 장애이고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이자 약화되어 허약한 지혜이다.” (A5.51)라고 말씀하신 것에서 알 수 있다.

 

부처님은 다섯 가지에 대하여 덮개이자 장애라고 했다. 바로 이 말이 오개와 오장애의 근거가 되는 말이다. 여기서 덮개는 아바라나(avāraa)를 번역한 말이고, 장애는 니바라나(nivāraa)를 번역한 말이다. 덮개를 뜻하는 아라바나는 ‘shutting off; hindrance; a bar; a screen’의 뜻이고, 장애를 뜻하는 니바라나는 ‘prevention; warding off; refusal’의 뜻이다.

 

다섯 가지에 대하여 왜 덮개라고 했을까? 이는 덮개가 착하고 건전한 것을 덮는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선법(kusala)을 덮어 버리는 것이 오개인 것이다. 다섯 가지에 대하여 왜 장애라고 했을까? 이는 장애는 착하고 건전한 것을 막는다.”라는 뜻이기 떄문이다. 선법을 막아 버리는 것이 오장애인 것이다.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과 허약한 지혜

 

다섯 가지 불선법은 선법을 덮어버리거나 막아 버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부처님은 이와 같은 오개와 오장애에 대하여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과 약화된 허약한 지혜(cetaso ajjhāruho paññāya dubbalīkarao)”라고 했다. 이 말은 무슨 뜻일까? 전재성 선생은 이에 대하여 자연파괴와 대량학살을 예로 들었다.

 

과도하게 성장한 지혜는 욕망이 극대화된 것이다. 욕망이 극대화되면 지혜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욕망만 있고 지혜는 없을 때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 선생은 인간만이 자연파괴를 하고 동물을 학대합니다.”라고 했다.

 

자연파괴는 환경파괴로 이어지고, 동물학대는 인간학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전재성 선생은 인간만이 대량학살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초원에서 육식동물이 초식동물을 잡아먹긴 하지만 대량학살하는 일은 없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이런 인간에 대해서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 원숭이와 같다고 했다.

 

호르몬이 과다 분비된 원숭이

 

인간만이 대량학살을 한다. 인간은 수렵을 하면서 먹고 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는 발전되었다. 칼에서 총으로 발전되었고, 총에서 대포로 발전되었다. 오늘날에는 지구의 인류를 멸망시킬 수 있는 핵폭탄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이런 현상을 두고서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이라고 했다.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은 결국 욕망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욕망만은 아니다. 경에서는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뿐만 아니라, 분노, 해태와 혼침, 흥분과 회환, 회의적 의심도 역시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으로 보았다.

 

오개와 오장애는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에 대한 것이다. 과도하게 호르몬이 분비된 것과 같다. 그래서 정상이 아닌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지혜가 나올 수 없다. 오로지 동물적 본능만이 지배한다.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 되는 것이다. 그것도 과도하게 정신이 성장한 동물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인간이 되었을 때 어떤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

 

이제까지 인류는 유사이래 수많은 전쟁을 해왔다. 전쟁을 하면 학살이 자행되게 되어 있다. 이렇게 본다면 전쟁은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과도하게 호르몬이 분비된 원숭이와도 같은 것이다.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살아갈 수 없다. 늘 감각적 쾌락의 욕망을 추구하고, 늘 분노하고, 늘 해태와 혼침으로 있고, 늘 흥분과 회환으로 가득하고, 늘 의심하고 산다면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남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 의심이 지나치면 의처증과 의부증이 된다. 이는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에 따른 것이다. 가르침을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부처님의 원음이라 불리우는 니까야에 대해서 의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때로 의심은 견성으로 이끌어 주기도 한다. 선종에서 말하는 화두선이 그것이다. 작은 의심으로 큰의심을 부수고자 하는 것이다. 마치 독으로 독을 제거하는 제독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초기불교에서 의심은 버려야 할 불선법이다.

 

하천의 비유를 들어

 

부처님은 오개와 오장애와 관련하여 비유로서 설명했다. 이런 비유는 부처님 설법의 특징이다. 본래 진리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지만 부처님은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그래서 세상에서 지혜로운 자들은 이 비유를 통해서도 말한 의미를 이해합니다.”(D23.24)라고 했다. 어떤 비유일까?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강은 산에서 기원하여 멀리 흐르면서도 빨리 흐르며 주위의 모든 것을 휩쓸어가는데, 인부가 그 양쪽 언덕에서 수문을 열어 놓으면, 수행승들이여, 그 가운데 강의 흐름도 흩어지고 넓어지고 갈라져서 멀리 흐르지도 못하고 빨리 흐르지도 못하며 주위의 모든 것을 휩쓸어가지도 못하듯, 이와 같이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은 다섯 가지는 덮개이자 장애이고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이자 약화되어 허약한 지혜를 끊지 못하고 지혜가 마비되어 허약하다면, 자신의 이익을 알고 타인의 이익을 알고 양자의 이익을 알고 인간을 뛰어넘는 진리, 고귀한 이들이 갖추어야 할 탁월한 앎과 봄을 실현하고자 해도 불가능하다.”(A5.51)

 

 

농촌에 가면 수로가 있다. 수로를 보면 양쪽에 시멘트로 막아져 있다. 물을 공급할 때는 수로를 열어 놓는다. 좀더 큰 하천을 보면 역시 양언덕을 따라 물이 잘 흐르도록 제방이 쌓여져 있다. 이는 치수가 잘 된 것이다. 필요에 따라 수문을 열어서 논에 물을 대고, 물이 차면 막는다. 그러나 하천 양안에 제방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물이 옆으로 새어 버릴 것이다. 건기가 되면 강바닥을 드러내게 되어서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하천 양안에 있는 수문을 열어 놓으면 하천의로서 가능을 할 수 없다. 다섯 가지 불선법은 수문을 열어 놓은 것과 같다. 이는 마음을 다스르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을 때 마음은 제멋대로가 될 것이다. 욕심이 나면 탐욕이 생겨나고, 화가 나면 분노하게 된다. 이는 과도하게 성장하는 정신이 된다.

 

수문을 닫으면 물살은 빠르게 흘러 갈 것이다. 그리고 주위의 모든 것들을 휩쓸어 갈 것이다. 이는 수문관리를 잘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신의 수문도 관리해야 한다. 불선법을 덮어버리고 막아 버리는 것이다.

 

오개와 오장애는 극복되어야 한다. 특히 선정수행에서 극복되어야 한다. 인간을 뛰어넘는 진리를 얻고자 한다면 마음의 장애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선정의 세계에 들어 갈 수 있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방해하는

 

장애라는 것은 반드시 육체적 장애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정신적 장애도 있다. 그렇다고 정신병 환자들과 같은 장애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정신적 장애가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각적 쾌락의 욕망, 분노, 해태와 혼침, 흥분과 회환, 회의적 의심을 말한다.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악하고 불건전하게 살 수밖에 없다. 마치 물을 흐리게 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오장애에 대하여 상윳따니까야 쌍가라바의 경’(S46.55)에서는 물의 비유를 들어 설명하기도 한다. 감각적 쾌락의 욕망은 다섯 가지 색깔로 물든 물과 같고, 분노는 부글부글 끓는 물과 같고, 해태와 혼침은 이끼가 낀 물과 같고, 흥분과 회환은 바람이 불어 파도치는 물과 같고, 의심은 흐린 흙탕물과 같다고 했다. 공통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물에 비출 수 없다.

 

다섯 가지 정신적 장애는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을 방해한다. 호수에 파문이 일어나는 것과 같고 이끼가 끼는 것과 같고 흙탕물이 이는 것과 같다. 그러나 명경지수라면 자신의 얼굴이 보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사람이 눈으로 자신의 얼굴 모습을 관찰하여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S46.55)라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정신적 장애인

 

인간에게 다섯 가지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한 파멸을 면할 수 없다. 과도한 정신적 성장으로 인하여 파탄나게 되어 있다. 이는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연이 파괴되고 환경오염이 생겨나고 대량학살이 일어나는 것은 과도하게 성장한 정신 때문이다. 마치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된 원숭이와 같은 것이다.

 

오개 또는 오장애는 마음의 장애이다. 마음의 장애는 악취나는 것이다. 그래서 수행승들이여, 다섯 가지 장애라고 하는 것은 완전히 악하고 불건전한 쓰레기 더미를 말한다.”(A5.52)라고 했다. 오장애는 오물장과 같은 것이다. 오장애는 진리의 세계로 가는데 있어서 버려져야 하는 것이다.

 

오장애가 있는 한 자신을 위한 삶만 살게 된다. 욕심부리고 성내는 등 본능대로사는 것이다. 짐승과 같은 삶이다. 그러나 마음의 장애가 제거되었을 때 지혜가 생겨서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한 삶도 살게 된다. 그래서 부처님은 오장애의 극복에 대하여 자신의 이익을 알고 타인의 이익을 알고 양자의 이익을 알고 인간을 뛰어넘는 진리, 고귀한 이들이 갖추어야 할 탁월한 앎과 봄을 실현하고자 한다면 그것이 가능하다.”(A5.51)라고 했다.

 

 

 

2021-04-0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