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벚꽃도 블로그에서나
이 동네와 인연 맺은 것은 88년도이다. 잠시 타지에서 살기도 했으나 1995년 복귀했다. 처음 인연 맺은 지 이제 30년도 넘었다. 이제는 제2고향과 같은 곳이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사이에 신도시가 건설되었고 매년 스카이라인이 바뀌고 있다. 그러나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 43년된 아파트 단지가 그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름들이 나무가 있다. 그것도 벚나무이다.
해마다 벚꽃철이 되면 다른데 가지 않는다. 아파트 단지가 벚꽃놀이터가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해마다 벚꽃에 대한 글을 썼다. 작년 여름까지 그 아파트단지에 살았다.
그 아파트 단지에서 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그것은 겹벚꽃이다. 꽃잎이 크고 겹으로 되어 있어서 그렇게 부르나 보다. 이를 어떤 이들은 왕벚꽃 또는 청벚꽃이라고 한다.
겹벚꽃 피는 곳을 알고 있다. 벚꽃이 지고 일주일 후에 핀다. 마치 벚꽃 릴레이 하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같다. 화사한 자태가 연분홍 치마저고리를 입은 새색시를 연상케 한다. 때로 요염해 보이기도 한다. 올해도 요염한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동네는 아파트 숲으로 변했다. 단독주택은 찾아볼 수 없다. 모조리 재개발된 것이다. 거실 베란다 앞에 신축중인 아파트도 그렇다. 높이가 무려 38층이다. 요즘에는 타워형 고층아파트가 유행인 것 같다. 키 자랑하는 것 같다.
주변이 온통 재개발된 가운데 43년 아파트는 이제 섬이 되었다. 재건축될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동네는 무상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몇 년 후에는 벚꽃도 겹벚꽃도 블로그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2021-04-19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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