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가져다 먹은 김치의 양은 얼마나 될까?
달랑무와 백김치를 가져왔다. 처가집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처가라는 말이 무색하다. 장모님 홀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처가에 가면 늘 가져온다. 늘 챙겨 주는 것이 있다. 그것은 김치이다. 배추김치, 열무김치 등 갖가지 김치를 팔팔년 이후 가져다 먹고 있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한번도 집에서 김치를 담구어 본 적이 없다.
어제도 김치를 챙겨 주었다. 이번에는 백김치이다. 딸이 위장이 좋지 않다고 하여 백김치를 담구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맛보는 백김치이다. 짠맛에 씹는 맛이 난다.
요즘은 아들보다 딸인 것 같다. 처가집을 보면 그런 것 같다. 장모님은 딸과 친하기 때문이다. 아들이 있기는 하지만 무심하다. 아들 주려고 김치를 준비하지만 자주 오지 않으니 섭섭해하는 것 같다.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은 아들보다 딸을 부러워하는 것 같다.
오년 전까지만 해도 양가부모님이 모두 살아 있었다. 불과 오년만에 장모 한분만 남게 되었다. 부모가 모두 돌아 가셨을 때 친구가 하던 말이 생각 났다. “이제 고아가 되었다.”라고. 그러나 한분은 살아 계시다.
그때가 언제였던가? 수십년이 지났건만 아직까지 챙겨주고 있다. 이제까지 가져다 먹은 김치의 양은 얼마나 될까?
“일겁의 세월만 윤회하더라도
한 사람이 남겨놓는 유골의 양은
그 더미가 큰 산과 같이 되리라고
위대한 선인께서는 말씀 하셨네.”(S15.10)
이제까지 먹은 김치를 쌓아 놓으면 산더미가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장모님표 김치는 이 세상에서 최고의 맛이다.
2021-05-03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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