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절제

누가 프로페셔널인가? 코19 자비의 식당순례 19편 육해공짬뽕

담마다사 이병욱 2021. 5. 14. 13:06

누가 프로페셔널인가? 코19 자비의 식당순례 19편 육해공짬뽕

 

 

계절이 바뀌었나 보다. 어제 513일 선풍기를 내 놓았다. 그 대신 히터가 그 자리에 들어 갔다. 마치 공수교대하는 것처럼 히터자리에 선풍기가 놓이게 되었다. 어제 부로 여름이 된 것 같다.

 

햇살이 따사롭다. 오월도 중순이다. 점심 때가 되어서 미리 보아 놓았던 식당으로 향했다. 역세권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장사가 되지 않을 곳 같은 곳에 짬뽕집이 있었다. 이름하여 오로지 짬뽕이라 한다. 짬뽕만 파는 곳이다. 당연히 짜장면은 없다.

 

식당 가는 길에 보는 골목 풍경은 생존경쟁의 현장이나 다름 없다. 좁은 골목에 식당, 미용실, 부동산, 수퍼 등 다양한 가게가 있다. 이를 볼 때 마다 늘 생각하는 것은 그들은 어떻게 먹고 살까?”에 대한 것이다. 지역주민을 바라보고 장사를 하는데 지역주민이 팔아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유지될까?”에 대한 것이다.

 

 

지역상권이 있다. 사무실 주변 상권을 말한다. 사무실 반경 이삼백미터가 지역상권이라고 볼 수 있다. 수많은 업종의 가게의 간판을 보면 소리없는 아우성이다. “제발 나 좀 봐주세요.”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제발 저 좀 팔아 주세요.”라며 소리치는 것 같다. 지역주민은 자비의 마음으로 팔아 주어야 하지 않을까?

 

요즘 같은 코로나 시기에 식당이 어렵다. 코로나에 감염될까봐 두려워서 밖에 나가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집에 있는 사람을 생각해서 모임을 자제하고 특히 식당에서 밥 먹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식당업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럴 때 골고루 식당을 이용한다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가 언제 또다시 유행할지 모른다. 4차 유행기가 올지 안올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식당에서 밥을 먹는 다는 것은 어쩌면 목숨을 거는 행위인지 모른다.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사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식당에서 밥 먹는 것도 조심스럽다.

 

 

짬뽕집에 들어갔다. 정오전임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거의 다 찼다. 오로지 짬뽕하나로 승부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로지 짬뽕집이다. 간판을 보니 부제가 육해공짬뽕전문점이다.

 

육해공이라면 육류, 해물, 조류를 말할 것이다. 짬뽕을 시켜 보니 정말 세 가지가 있다. 맛은 어떨까? 동네 중국집 짬뽕 보다는 차별화된다. 국물이 먹을만하다. 동네짬뽕집 국물은 너무 짜고 자극적이어서 먹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집 짬뽕 국물은 얼큰한 것이 입맛에 딱 맞다. 오로지짬뽕 한 그릇에 8천원이다.

 

 

가게 간판을 보면 전문점이라는 문구를 종종 볼 수 있다. 스스로 전문가라고 자처하는 것이다. 육해공짬뽕전문점이라고 했을 때 스스로 프로페셔널임을 선언하는 것과 같다. 자신감의 발로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맛도 차별화되는 것 같다. 그런 나는 프로페셔널일까?

 

자신의 힘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모두 프로페셔널이라고 볼 수 있다. 월급생활자도 프로페셔널이고 사업자도 프로페셔널이다. 그런데 프로 중의 프로는 스스로 홀로 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사업자야말로 프로중의 프로라고 볼 수 있다.

 

직장생활 20년에 사업자로 15년 세월을 살고 있다. 직장에 있을 때 월급을 받았기 때문에 프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업자로 살다 보니 월급생활자와 비교 되지 않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다. 일감이 없으면 굶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헝그리 정신으로 임하지 않을 수 없다.

 

헝그리 정신이야말로 프로페셔널의 조건이라고 본다.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우뚝 서야 한다. 남의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가져오기가 쉽지 않다. 그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다시는 주문하지 않는다. 그래서 사업자는 아프리카 세렝기티 평원의 표범과 같은 야성(野性)을 지녀야 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밥 벌어먹고 사는 사람은 프로라고 볼 수 있다. 길거리 가판대에서 채소 등 먹거리를 파는 할머니도 스스로 힘으로 살아 간다면 프로페셔널이다. 그래서 전문점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육해공짬뽕전문점이라 했을 때 프로페셔널이라 할만하다.

 

디가자누여, 부지런함을 갖춤이란 무엇입니까? 디가자누여, 세상에 훌륭한 가문의 아들이 농사나 상업이나 목축이나 궁술이나 왕의 공무나 다른 기술과 같은 일을 통해 생계를 유지합니다. 그는 거기에 유능하고 게으르지 않고 올바른 수단을 강구하여 그것을 완수하고 그것을 정리합니다. 디가자누여, 부지런함을 갖춤이란 이와 같습니다.”(A8.54)

 

 

 

2021-05-1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