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절제

원추리 나물 무침

담마다사 이병욱 2021. 4. 6. 03:34

원추리 나물 무침


꽃의 릴레이가 시작되었다. 봄에는 꽃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싹 먹거리도 있다. 이른바 제철 먹거리이다. 두릅을 비롯하여 냉이, 달래 등 새순 먹거리철이다.

부처님 주치의 지바까는 약이 되지 않는 푸성귀가 없다.”고 했다. 제철에 나는 새순은 모두 약이 되는 것이다. 개심사 일주문 앞 사하촌 노점에서 새순 먹거리를 발견했다.

천장사에서 신임 주지스님과 차담을 마치고 개심사로 향했다. 수월거사와 함께 했다. 허정스님을 만나로 간 것이다. 페이스북에 천장사간 얘기를 올렸더니 봤던 것 같다. 이로 알 수 있는 것은 글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좋아요추천도 없고 댓글도 없었지만 글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허정스님은 차담이 끝나면 개심사로 넘어오라고 했다. 개심사는 천장사와 함께 같은 서산에 있다. 네비를 보니 30분가량 밖에 걸리지 않는다. 마실 가는 것과 같다.

오후 3시 조금 넘어 천장사를 출발했다. 개심사에 도착하니 4시가 넘었다. 개심사에 인파가 몰렸기 때문이다. 아래 저수지에서 부터 주차가 시작되었다.

 

주차장은 차들로 꽉 찼다.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개심사로 오게 했을까? 아마도 벚꽃이 큰 이유인 것 같다. 그러나 개심사는 청벚꽃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겹벚꽃 또는 왕벚꽃이라고 한다. 피려면 일이주 더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개심사 주차장은 차량으로 꽉 찼다.

저수지 주차장에 주차해 놓고 수월거사 트럭을 타고 개심사로 향했다. 개심사 코앞까지 갈 수 있는 이면도로로 간 것이다. 수월거사는 홍성에 살지만 이곳 지리도 속된 말로 빠삭한 것 같다. 누가 물으면 일하러 간다고 둘러 대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개심사 코 앞 도로에 주차할 수 있었다.

허정스님을 심검당에서 보았다. 심검당은 대웅전을 바라보고 왼쪽에 있다. 개심사에 여러번 와 봤지만 한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다. 그런데 개심사에 사는 스님을 만나니 들어가서 차담을 하게 되었다.

허정스님에게 일배의 예를 올렸다. 만류했지만 최소한의 예는 갖추어야 했다. 준비된 보시금을 전달했다. 이것도 최소한의 예를 갖추는 것이다. 수월거사와 함께 셋이서 차담을 했다. 구수한 차를 마셨다. 한두번도 아니고 수도 없이 만났기 때문에 대화는 자연스럽다.

게심사에서 공식적으로 살게 된지는 보름 되었다고 한다. 안거철에는 선원에서 살고 산철에는 인연 있는 절에 사는 것이다. 개심사도 수덕사 문중이기 때문에 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수월거사가 공양청했다. 저녁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 그러나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6시 부터 기도소임이 있기 때문에 한시간 밖에 여유가 없었다. 일주문 앞 사하촌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수월거사 트럭에 세 명이 타고 이동했다.

일주문 앞에는 장이 섰다. 각종 산나물 가판이 여러개 있다. 개심사를 찾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것이다. 식사를 하고 나서 사기로 했다.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소박한 밥상이다. 그럼에도 수월거사의 공양청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6시 기도 시간에 맞추어 개심사 코 앞까지 트럭으로 스님을 모셔다 주었기 때문이다.

스님을 보내고 사하촌 가판에서 제철 새순 먹거리를 샀다. 두릅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원추리와 고사리를 각각 5천원어치씩 샀다. 양이 꽤 많았다. 도시보다 양이 훨씬 많다. 푸른 것을 보니 중국산일 수 없다. 누군가 대량 공급한 것을 파는 것이라고 한다. 산에 들에 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아 주었다.

 


서로서로 좋은 것이다. 제철먹거리를 팔아 주어서 좋고 장사를 해서 좋은 것이다. 대웅전 등 전각 불전함에 보시금을 넣는 것도 좋지만 사하촌 가판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 것을 팔아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원추리무침을 해 보았다. 유튜브를 보고 한 것이다. 먼저 깨끗이 씻는다. 한바구니 가득된다. 다음으로 물에 끓여야 한다. 2분가량 끓였다. 한바구니 되던 것이 반의 반으로 줄어 들었다.

 


된장 한 스푼, 고추장 한 스푼, 참기름 한 스푼, 다진 마늘 반 스푼, 그리고 깨 반 스푼 을 넣고 버무렸다. 여기에 식초와 올리고당도 약간 추가했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바락바락 버무렸다. 어떤 맛일까? 맛이 있다. 아내도 먹을 만하다고 한다. 그러나 양념 맛인 것 같다.

원추리는 나물에 지나지 않는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이다. 그러나 있으면 좋다. 그런데 투입한 양에 비하여 너무 적게 나온다. 식당에서 나물이 나오는데 이런 과정을 겪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하찮게 생각할 것이 아니다.

 

 

 

허정스님 만나러 개심사 갔다가 제철 먹거리를 사게 되었다. 다음번엔 고사리나물에 도전해보고자 한다.


2021-04-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