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통나무집에서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들린다. 한가한 오후 오두막집에 있다. 여기는 가리왕산 자연휴양림. 강원도 장선에 있다. 오지중의 오지이다. 그러나 길은 잘 닦여 있다. 온통 황사와 미세먼지의 도시를 탈출하여 연두빛 세상에 왔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그림 같은 집을 본다. 전원주택을 보면 "나는 언제나?"라고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아주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주말에 1박2일 통나무집에 머물다 보면 전원주택에 있는 것과 같다. 오늘이 그날이다.
차로 5시간 달려 왔다. 운전권을 아들에게 넘겼다. 뒷좌석에 앉아 있으니 뒷방신세가 된 것 같다. 나이 들어 뒷방신세 면치 못하는 사람 심정을 알 것 같다. 그러나 편하다. 장시간 운전하면 피곤한데 기사를 둔 것 같다.
건들면 부서질 것 같은 경차에 사람들이 가득탔다. 평생 함께 해야 할 사람들이다. 먹을 것도 가득 실었다. 하루밤 보내자고 이것저것 챙겼다. 아파트에서 탈출이고, 도시에서 탈출이고, 일상에서 탈출이다.
숲길을 걸었다. 늦깍이 나무들도 모두 새옷을 입었다. 타지역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백색의 자작나무가 있다. 소나무가 장대하다. 금강송일까? 곳곳마다 돌탑이 있다. 누가 만들었을까? 돌 하나 올려 본다.
2021-05-0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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