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이미우이음악이 흐르는 일요일 아침에

담마다사 이병욱 2021. 5. 23. 09:39

이미우이음악이 흐르는 일요일 아침에

 

 

평온한 일요일 아침이다. 오늘도 부리나케 일터로 달려갔다. 일터가 있는 사무실은 나의 아지트이자 제2의 집이나 다름없다. 아파트에 있는 것 보다 마음이 편하다.

 

집에 있으면 자세가 나온다. 지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를 말한다. 그러다 보니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눈만 뜨면, 밥만 먹으면 사무실로 달려 간다. 일터는 나의 글 쓰는 공간이자 휴식터이고 요즘에는 수행처가 되었다.

 

 

일터에서는 자세가 나올 수 없다. 걸상에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세가 바로 될 수밖에 없다.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글쓰기이다. 정신이 맑을 때 쓰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쓰고 나야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이미우이음악을 들으면 환희가

 

일터에 오면 늘 듣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이미우이(Imee Ooi, 黃慧音)음악을 말한다. 벌써 14년 째이다. 그것도 크게 틀어 놓는다. 홀로 사용하기 때문에 방해받지 않는다. 특히 라따나숫따와 자야망갈라가타를 즐겨 듣는다.

 

라따나숫따는 어느 게송을 들어도 다 좋다. 모두 17개의 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삼보에 대한 예경과 찬탄이다. 단지 글로 접하는 것과 음악으로 듣는 것과는 또 다르다. 글로 보아도 삐띠(喜悅)가 일어나는데 음악으로 들으면 삐띠플러스가 되는 것 같다. 이를 환희라 해야 할 것이다.

 

매일 아침 환희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그것은 이미우이음악 영향이 크다. 라따나숫따를 들었을 때 삐띠와 수카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미우이음악씨디를 선물한다.

 

첫 더위가 오면 총림에서는

 

라따나숫따는 각 게송 말미가 이담삐 붓데 라따낭 빠니-땅 에떼나 삿쩨나 수왓티 호뚜로 끝난다. 일종의 후렴구라고 볼 수 있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KPTS) 번역을 보면부처님 안에야말로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라고 되어 있다. 일종의 축원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중의 한 게송을 보면 다음과 같다.

 

 

Vanappagumbe yathā phussitagge

Gimhānamāse pahamasmi gimhe,

Tathūpama dhammavara adesayi

Nibbānagāmi parama hitāya,

Idampi buddhe ratana paīta

Etena saccena suvatthi hotu.

 

 

여름날의 첫 더위가 오면,

숲의 총림이 가지 끝마다 꽃을 피어내듯,

이와 같이 열반에 이르는 위없는 묘법을 가르치셨습니다.

부처님 안에 이 훌륭한 보배가 있으니,

이러한 진실로 인해서 모두 행복하여지이다. (Stn.233)

 

 

참으로 아름다운 게송이다. 요즘 신록의 계절인 오월에 딱 들어 맞는 게송같다. 게송에서는 여름날의 첫 더위가 오면, 숲의 총림이 가지 끝마다 꽃을 피어내듯이라고 했다.

 

요즘 봄이라 하지만 늦봄으로서 이제 여름 문턱에 진입했다. 그래서인지 게송에서처럼 숲에 가보면 갖가지 꽃이 만발해 있다.

 

요즘 산에 가면 때죽나무꽃이 절정이다. 이제 쪽동백꽃이 피어나려고 한다. 모두 늦봄에 피는 꽃등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월에 절에 가면 불두화가 옹글옹글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부처님의 육계를 연상케 한다고 하여 불두화라고 한다.

 

 

사월에 피는 꽃과 오월에 피는 꽃은 다르다. 사월에는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잎파리가 나오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오월에 피는 꽃들은 먼저 잎파리가 나오고 꽃은 나중에 핀다.

 

게송에서는 와납빠굼베 야타- 풋시딱게 기마-나마- 빠타마스밍 기메라고 했다. 이는 늦봄에 첫 더위가 시작될 때 총림에서 앞다투어 피는 꽃이 연상된다. 그것도 순백의 흰 꽃이다. 때죽나무꽃, 쪽동백나무꽃, 불두화, 층층나무꽃 같은 것을 말한다.

 

나는 영세사업자

 

오월이 되면 사업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일년에 한번 있는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것이다. 매년 오월은 종합소득세 신고철이 된다. 신고철이 되면 긴장된다.

 

종합소득세 신고하는 것은 복잡하다. 언젠가 혼자 서류를 작성했었다. 사업 초창기 때이다. 그런데 작성하다 보니 세금이 많이 나오는 것이었다. 매출도 변변치 않음에도 하라는 대로 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나왔다.

 

알고 지내는 법우님에게 도움을 청했다. 소개받은 회계사무소에 의뢰했다. 그랬더니 세금이 하나도 나오지 않은 것이었다. 다만 수수료는 들었다.

 

사업자에게 세금은 곤혹스러운 것이다. 기간 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벌금폭탄을 맞는다. 고리대금업 이상으로 벌금이 부과된다. 한두 번 겪다 보니 종합소득세신고철이나 부가세신고철이 되면 늘 긴장된다.

 

부가세신고는 다른 사람 도움 없이도 가능한다. 모든 것이 전산화 되어 있기 때문에 클릭 몇 번 하면 끝난다. 그러나 종합소득세 신고는 다르다. 매우 복잡해서 전문 세무사에 맡기지 않으면 세금폭탄을 맞게 된다.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는 일년에 한번 세무사에게 부탁한다. 이번에도 세금을 내지 않았다. 영세사업자임이 분명하다. 세금을 많이 낸다는 것은 매출도 많고 이익이 많음을 뜻한다. 일인사업을 하다 보니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이제까지 사업 14년동안 종합소득세를 낸 적은 두세 번에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세무사는 일년에 한번 활용한다. 매달 장부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 규모가 큰 사업자라면 매달 수수료를 주면서 맡길 것이다. 그러나 영세사업자이다 보니 오월 종합소득세철에 한번 활용한다. 수수료는 십만원이다. 십만원 들이면 세금이 나오지 않는 신공이 발휘되는 것 같다.

 

절구커피와 보이차를 마시며

 

아지트에 나오면 늘 음악이 흐른다. 그리고 커피를 마신다. 절구질하여 만든 절구커피를 말한다. 그 다음에 차를 마신다. 보이차를 말한다. 아직까지 보이차를 산 적이 없다. 선물 받은 것이 많다.

 

친구들이 방문할 때 당부하는 것이 있다. 집에 차가 있으면 가져오라고 말한다. 어떤 연유로든 차가 있을 것이다. 마시지도 앉고 묵혀 두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해서 받은 것이 하나 있다. 그 차를 오늘 아침 마셔 보았다.

 

 

커피를 마시는 것과 차를 마시는 것은 다르다. 커피는 하루 일과를 시작할 때 마시면 효과적이다. 피를 돌게 하는 것과 같다. 연속해서 커피를 마실 수 없다. 그럴 때는 차를 마셔야 한다. 선물 받은 것도 있고, 반강제적으로 가져오게 한 것도 있다.

 

입출금 관리를 혼자 하다 보니

 

이미우이 음악이 흐로는 일요일 오전이다. 햇볕은 잠깐 비친다. 창이 북동동 방향이기 때문에 두세 시간 비추고 만다. 그것도 해가 길 때이다. 그러다 보니 식물이 자라는 속도가 느린 것 같다. 그럼에도 오래된 것이 많다. 행운목은 사무실 입주와 함께 했으니 14년 되었다. 나머지 것들도 모두 수년 된 것이다. 생각날 때 마다 물 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오늘 일요일을 맞이하여 청소를 했다. 마대자루를 든 것이다. 홀로 있다 보니 시킬 사람이 없다. 커피도 혼자 타야 하고 차도 홀로 타 먹어야 한다. 일은 당연히 혼자 한다. 부가세신고도 홀로 한다. 입출금 통장관리도 혼자 한다.

 

입출금 관리를 혼자 하니 여러 가지 이점이 많다. 돈을 쓰고 싶은데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입출금통장관리를 맡긴 다면 어떻게 될까? 내것이 아니다. 마치 용돈 받으며 살아 가는 것과 같다. 월급생활자로 살 때 그랬다. 그러나 통장관리를 직접하다 보니 돈 쓰는 맛이 난다. 그러나 무엇보다 보시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통장을 맡긴다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사업자에게 주말은 없다

 

사업이 잘 되기를 바란다. 고객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일감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나 늘 바램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일하는 날 보다 노는 날이 더 많다. 이제까지 사업하면서 늘 그랬다. 그럴 때 마다 글을 썼다. 매일 쓰다 보니 엄청나게 축적되었다. 십오년동안 썼으니 수천개가 된다. 블로그에 모두 올려져 있다.

 

사업자에게 주말은 없다. 평일이나 주말이나 일상은 똑 같다. 이런 생활을 십년 이상 하다 보니 생활화가 된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무실을 활용해야 한다. 하루에 2만원가량 들어가기 때문에 놀려 둘 수 없다. 밤낮으로 활용하고 주말에도 풀 가동해야 한다.

 

 

늘 아침에는 이미우이 음악이 흐른다. 오전에는 글을 쓴다. 그러다 보니 불교계 넘버원 블로거가 된 것 같다. 이는 블로그 누적조회수가 말해준다. 오늘 아침 확인해 보니 751만명이다. 일일 방문자는 천명에서 천오백명이다. 이전 보다는 줄은 것 같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로 옮겨 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는 나의 홈페이지와도 같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도 계속 가는 것이다.

 

이미우이(Imee Ooi)음악이 흐르는 아침에

 

이미우이음악이 흐르는 아침이다. 빠알리어로 낭송되는 음악을 들으면 삐띠가 일어난다. 내용은 알고 있다. 숫따니빠따 작은 법문의 품에 실려 있는 첫번째 경이다.

 

테라와다불교에서는 라따나숫따는 예불문이자 동시에 수호경이다. 삼보에 대한 예경과 찬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무엇보다 라따나경은 수호경이라는 사실이다.

 

라따나경은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덕이 된다. 외우면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이런 라따나숫따를 빠알리어로 모두 외운 바 있다. 라따나경은 문자 그대로 보석(ratana)과 같은 경이다. 라따나숫따는 보석경(寶石經)이다.

 

 

2021-05-2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