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사업을 접지 않는 것은

담마다사 이병욱 2021. 6. 1. 06:58

사업을 접지 않는 것은


영화배우 윤여정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저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고 말했다. 대단히 겸손한 말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상당수가 이런 말을 한다. 기부 많이 하기로 잘 알려져 있는 빌 게이츠도 자신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우리나라 카카오 창업자도 비슷한 말을 했다.

그들은 왜 한결같이 운이 좋았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일까? 실제로 그럴 수 있다. 살다 보면 운수 좋은 날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준비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개인의 자질과 노력이 오늘날 그 사람을 만들었을 것이다. 행운의 여신이 그를 찾아 간 것이 아니라, 그가 행운의 여신을 불러들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글을 하나 받았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가상공간에서만 아는 사람이다. 법우님은 자신의 삶에 대한 글을 한번 봐달라고 했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을 보고 부탁한 것이다. 참으로 난감했다. 이런 일은 처음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글을 배워 본 적도 없고 글을 지도해 본적도 없다. 강단에 선 적도 없고 가르쳐 본 적도 없다. 블로그에 그저 끄적 거리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도 전자공학도출신으로 지금도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일인사업자이다.

거절할 수도 있었다. 거절하면 상처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애써 이룩한 관계가 단절될 것 같았다. 자비의 마음으로 섭수했다. 정식으로 글을 배운 것은 아니지만 아는 만큼 능력껏 봐주고자 했다.

글을 읽어 보았다. 한마디로 한여인의 인간승리와 인생승리라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승리자가 아니었다. 지금 입장에서만 본다면 과거도 행복했을 것이라 추측하지만 수기를 읽어 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불운을 행운으로 바꾼 입지전적 인물에 대한 삶에 대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

법우님은 성장과정이 불운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 자체가 불운이었다. 조건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했을 때 비뚤어지기 쉽다. 그러나 초년의 불운을 극복하고 중년에 인생역전을 이루어 낸 것이다. 어쩌면 초년의 불운이 인간승리와 인생역전의 발판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초년운이 좋은 사람이 있다. 성장기때 부모 잘 만나서 잘 교육받았다면 운이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중년운과 말년운이 좋다는 보장은 없다. 초년운은 좋지만 말년운이 좋지 않은 사람도 많다. 반면 초년은 박복하지만 말년은 다복한 경우도 있다. 나는 어디에 속할까?

사람은 말년운이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초년운보다 중년운보다 말년운이다. 초년에 아무리 운이 좋아도 말년운이 좋지 않으면 박복한 것이다. 초년에 운이 좋지 않아도 말년운이 좋으면 다복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하기 나름이다.

운이 찾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준비되어 있는 자에게 운이 찾아온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자에게 행운이 있을 수 없다. 사업도 그렇다.

 


요즘 일감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접지 않는 것은 일감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전화가 올 수 있고 메일이 올 수 있다. 살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일감이 없다고 하여 사업을 접어 버린다면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행운이 왔다가 되돌아가 버릴 것이다. 죽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 있어야 한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손님이 있든 없든 가게 문을 열어 놓는다. 택시운전사들은 택시정류장에서 하염없이 대기한다. 일인사업자도 메일 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마치 기우제 지내듯 기다린다. 인디언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 지낸다고 한다. 그래서 인디언기우제는 백프로 성공한다고 말한다. 준비하고 노력하는 자에게 행운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인생은 언제 올지 모르는 행운을 기다리는 것과 같다. 누구에게나 가능성이 있다. 다만 준비된 자에게만 행운이 찾아온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저는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다.

법우님 글을 교정보았다.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으면 서툴기 마련이다. 오자와 탈자를 바로잡고 문맥에 맞게 문단도 구분해 보았다. 내가 글 쓰는 방식대로 해 본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용이다. 초년의 불운을 극복하고 중년을 행운으로 이끈 것은 개인적인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일은 알 수 없다.

모든 것은 운에 달려 있다. 이렇게 말하면 운명론자라고 비난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운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누구에게나 행운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손님을 기다리는 것처럼, 고객을 기다리는 것처럼 준비하고 있어야 행운이 찾아온다. 사업을 접지 않는 이유에 해당된다. 오늘도 귀인(貴人)을 기다리며.


2021-06-01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