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동자가 되어

선재동자 프로젝트

담마다사 이병욱 2021. 8. 15. 16:22
선재동자 프로젝트

내 나이는 열여섯이라고 했다. 블로그에 글 쓴 지 16주년 되는 해를 맞이 하여 그렇게 선언한 것이다. 그리고 선재동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선재동자처럼 선지식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나는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아쉬운 사람이 찾게 되어 있다. 스승은 찾아 가는 것이다. 기르침을 주는 사람이 이동한다면 선생이라 해야 할 것이다. 학생을 찾아 나서는 과외선생이나 학원선생 같은 개념을 말한다.

한번도 선생을 해 본적이 없다. 학교다닐 때 과외선생 한번 못해봤다. 그런데 재가불교단체 활동하면서 선생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 세상에 나오니 "선생"이라고 호칭하는 것이었다. 내가 선생 소리 들을 자격이 있는 것일까?

블로그에 매일 글을 쓰다보니 늘 소재를 찾는다.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쓴다. 불교TV(BTN) 사이트 강연을 녹취하여 글쓰기 소재로도 삼았다. 불교방송(BBS)에서 법문 들은 것도 대상이 되었다.

6년전 재가불교 활동을 하면서부터는 범위를 넓혔다. 각종 강연이나 세미나가 있으면 참석하여 메모했다. 글을 쓰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선지식을 쫓아다니는 선재동자와 같은 역할을 이미 오래 전부터 해왔던 것이다.

요즘 더이상 지식인들을 쫓아 다니지 않는다. 이론만 있고 실천이 없는 것 같아서이다. 각종 강연이나 강좌를 알리는 포스터가 있지만 더이상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대신 낮은 자리에서 자신이 해야할 바를 묵묵히 행하는 지행합일의 현자를 찾아 뵙고자 한다. 찾아서 공양 올리고자 한다. 과연 그들은 나를 만나줄까?

시간이 돈인 세상이다. 사람들은 초분을 다투어 일한다. 일하는 평일에 사람 만나는 것에 대해서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바쁜데 만나자고 하면 흔쾌히 동의해 줄 사람은 얼마나 될까? 내가 좋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상대방도 좋아야 한다. 만남이 이루어지 어려운 이유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방문하는 사람도 시간 내야 하고 방문 받는 사람도 시간 내야 한다. 최대 반나절은 시간 내야 한다. 과연 반나절 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낼 만한 사람이 있을까?

만남은 자칫 민폐만 끼칠 수 있다. 상대방의 귀중한 시간을 잡아 먹을 수 있다. 그래서일까 선약이 있다거나 하며 차일피일 미룰 것이다. 이렇게 몇 번 거절 당하고 나면 의지가 꺽여 버린다.

몇몇분들은 만남을 요청했을 때 흔쾌히 받아 주었다. 무얼 보고 받아 준 것일까? 만나서 할 얘기도 없음에도 시간 내 주신 선생들은 스승 같은 사람들이다.

선재동자는 53선지식을 찾았다. 중복된 경우는 문수보살 밖에 없다.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는 외도도 있고 장사하는 사람도 있다. 각계각층 사람들을 만난 것이다. 만나서 배움을 청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만남을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까? 세상 돌아 가는 이야기하고자 만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담마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 불교인이든 아니든 진리를 화재로 해야 한다. 담마토크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불가에서 회자되는 말이 있다.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방문한다고 했을 때 정말 막지 않을까? 시간 없다고 하면서 거부하는 것은 아닐까?

만남은 서로 이익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익만 따지다 보면 만남은 이루어질 수 없다. 누구도 시간을 빼앗기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자비의 마음으로 섭수해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의 선재동자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

2021-08-1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