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들기

내가 책을 만드는 이유는

담마다사 이병욱 2021. 8. 21. 08:06

내가 책을 만드는 이유는

 

 

흔히 책을 쓴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나는 책을 만든다. 그렇다고 책 만드는 출판사는 아니다. 과거에 써 놓았던 글을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묶는 작업을 말한다.

 

이번에 세 권의 책을 만들었다. 모두 담마(Dhamma)에 대한 것이다. 초기경전과 주석을 참고로 한 글쓰기를 말한다.

 

첫번째 책은 ‘27 담마의 거울 2010 II’라는 제목의 책이다. 숫자 2727번째 책임을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11년전인 2010년 하반기 때 쓴 글을 모아 놓은 것이다. 목차에는 46개의 글이 있다. 첫번째 글은 이찬수의 목사의 ‘어느 불교적 기독교인이 본 불교’를 읽고라는 제목으로 글로서 201071일에 작성되었다. 마지막 글은 불수념(佛隨念) 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글로서 20101228일자에 작성되었다. 모두 478페이지에 달한다.

 

두번째 책은 ‘28 담마의 거울 2011 I’라는 제목의 책이다. 28번째 책이다. 이 책은 2011년 상반기 때 쓴 글이다. 모두 47개의 글이 있다. 첫번째 글은 모든 니까야(Nikaya)의 공통된 특징은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글로서 201117일에 작성되었다. 마지막 글은 여래장 사상은 불교가 아니다라는 글로서 201196일에 작성되었다. 모두 465페이지이다.

 

세번째 책은 ‘29 담마의 거울 2011 II’라는 제목의 책이다. 29번째 책이다. 이 책은 2011년 하반기 때 쓴 글을 모아 놓은 글이다. 목차에는 27개의 글이 소개되어 있다. 첫번째 글은 진리 아닌 것이 득세하는 시대에라는 타이틀의 글로서 2011917일에 작성된 글이다. 마지막 글은 “나는 미소 지으며 죽을 것이다!” 재생연결식과 윤회라는 제목의 글로서 20111231일에 작성된 글이다. 456페이지에 달한다.

 

책 만드는 작업하면서 과거에 쓴 글을 주마간산 격으로 스캔해 보았다. 지금의 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떤 글은 내가 쓴 글인지 의심될 정도로 생소하기도 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내용도 많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체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론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실천이 뒤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오늘 새벽 페이스북에서 어느 페이스북 친구의 글을 보았다. 그 선생은 자신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하여 돈도 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인터넷을 뒤져서 자료를 발견했을 때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어느 인물에 대한 신문기사를 말한다. 이에 돈이 안되는 작업이 위대한 창작입니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면 노동입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나는 왜 글을 쓰는 것일까? 전문 작가도 아닌 자가 글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스로 물어본다. 그리고 스스로 대답해 본다. 그냥 쓰는 것이다.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쓴다. ‘나는 살아 있다라고 생각해서도 쓴다. 매일매일 글을 쓰면 매일매일 살아 있는 것 같다.

 

돈을 받고 글을 쓴다면 이렇게 오래 쓰지 못했을 것이다. 좋아서 쓰기 때문에 10년 이상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쓴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글은 창작이다. 나에게 있어서 글은 노동이 아님을 말한다.

 

아무런 대가 없이 좋아서 쓰는 글은 진실(眞實)일 수 있다. 만약 대가를 받고 쓰는 글이라면 조건에 따라야 할 것이다. 돈을 준 사람을 위한 글쓰기가 되는 것이다. 마치 고객을 위해서 일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좋아서 쓰는 글에는 아무런 대가가 없다.

 

위대한 창작품은 대가 없이 작업한 결과라고 본다. 돈을 받고 작업했다면 노동이 된다. 아무런 대가없이 쓰고 싶은 대로 쓴 글이라면 창작이 된다.

 

10년 전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아무렇게나 쓰지 않았다. 의미와 형식을 갖추고자 노력했다.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마지막도 좋은 글을 말한다. 이를 달리 말하면 기승전결을 갖춘 글이다. 글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글을 마친 다음에는 날자와 서명을 했다.

 

글을 쓸 때는 늘 책을 낼 것을 염두에 두었다. 언제가가 될지는 모르지만 먼 훗날 책을 낼 것을 생각했다. 마침내 시절인연이 된 것 같다. 2017년 처음 책을 만든 이래 이번 책까지 스물아홉 권의 책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책 만들기는 계속될 것이다.

 

책을 만들 때 책의 형식을 갖추고자 했다. 반드시 서문과 목차를 작성한다. 과거에 쓴 글을 모아서 책을 만드는 형식이긴 하지만 서문만은 꼭 쓴다. 서문을 써야 책같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책은 만드는 것도 되지만 책을 쓰는 것도 된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는 처음부터 책 낼 것을 염두에 두고 썼다. 그래서 그날 쓴 글은 완성된 글이 되어야 한다. 시리즈로 쓴 글은 별로 없다. 하나의 글은 글 자체로 완성품이다. 마치 완성부품이 여러 개 모여서 제품을 만들듯이, 완성된 글을 엮어 놓으면 책이 된다.

 

나는 책을 쓰지 않는다. 나는 책을 만든다. 책을 만들어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책을 만드는 첫번째 이유는 전시하기 위해서 책을 만든다. 블로그에 있는 글이지만 책의 형태로 나오면 가시화된다. 책장에 진열해 두면 나는 이렇게 살았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삶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책을 만든다.

 

책을 만드는 두번째 이유는 회향하기 위해서 만든다. 내가 쓴 글이지만 모두 가져가라고 만든 것이다. 책을 만들 때는 문구점에서 딱 두 권 만든다. 동시에 PDF파일로도 만든다. 누군가 책을 원한다면 메일로 발송해 준다. 이제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책은 내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의 것이다. 인터넷에 올린 글은 다 가져가도 좋다. 다 가져 가라고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허용해 놓았다.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눌러서 다 긁어 갈 수 있도록 해 놓은 것이다.

 

페이스북 친구는 19세기 말 신문에서 어느 인물에 대한 기사를 발견하고서 환희 했다고 한다. 글을 쓸 실마리가 풀렸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블로그에 올려 놓은 글을 누군가 보고서 참고가 되었다면 나의 역할은 다 한 것이다.

 

십년을 하루같이 글을 썼다. 매일매일 쓰다 보니 엄청나게 축적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하다. 가르침의 바다에서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한책장 되고 한수레나 되는 빠알리 삼장은 지혜의 보물창고와 같다. 어느 한 구절도 놓칠 수 없다. 이를 모두 글로서 표현하려고 한다면 몇 생을 살아도 부족할 것이다.

 

오늘 책이 나오는 날이다. 출판사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서점에 깔릴 책도 아니다. 단 두 질의 책이다.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고자 한다. 사진이 든 PDF는 용량이 커서 올려지지 않는다. 그러나 텍스트 위주의 글은 4메가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에 올라 간다. 모두 가져 가라고 올리는 것이다. 모두 당신 것이라고.

 

담마의 거울 2010(II)_210805.pdf
4.01MB
담마의 거울 2011(I)_210806.pdf
3.86MB
담마의 거울 2011(II)_210812.pdf
2.66MB

 

 

2021-08-21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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