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회

알아야 할 것과 몰라도 되는 것, 북한을 모르면 북맹(北盲)

담마다사 이병욱 2021. 8. 28. 08:07

알아야 할 것과 몰라도 되는 것, 북한을 모르면 북맹(北盲)

 

 

이 세상에 알아야 할 것은 너무나도 많다.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것도 많다. 반면에 몰라도 되는 것도 있다.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것도 있다.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것도 있다. 꼭 알아야 할 것도 있다.

 

어제 늦은 밤 비몽사몽간에 김태형 선생의 북한이야기를 유튜브에서 들었다. 이런 이야기는 알아야 할 것에 속한다.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떤 것일까?

 

사람들은 북한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 바로 이웃나라임에도 한정적으로 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매스컴에서 알려 주는 것 이상은 아닌 것 같다. 종종 케이블 채널에서 탈북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기는 하지만 다 말하는 것 같지 않다.

 

글자를 모르면 문맹이라고 한다.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라고 한다. 북한을 모르면? 북맹(北盲)이라고 한다. 김태형 선생 유튜브 강연 으로 을 보니 이제까지 북맹으로 살아온 것 같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채널의 영상이다.

 

영상은 무려 1시간 30분짜리 분량이다. 북한에 대하여 갖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모두 다 글로 옮길 수 없다. 그 중에 인상적인 것 몇 가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강연에서 가장 충격적인 말이 하나 있다. 그것은 1980년대 까지만 해도 북한이 남한보다 더 살기 좋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이제까지 알고 있었던 상식을 뒤엎는 말이다. 남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벌어진 것은 70년대라고 알고 있었으나 10년 늦추어진 것이다.

 

남한은 전세계적으로 10대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제 북한과는 비교대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격차가 벌어졌다. 그렇게 되기까지 70-80년대 성장의 시대에 산 사람들의 노고가 크다. 그 중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도 갖는다. 80년대 중반에 입사하여 90년대까지 쉬지 않고 일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개발자로서 수출과 관련된 상품을 개발했었다.

 

1980년대까지 북한이 남한보다 더 살기 좋았다는 말은 이번 유튜브 강연에서 처음 듣는 말이다. 이전에는 이런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제한된 정보만을 접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서는 자세한 것을 알 수 없었다. 이는 북한을 적대시하여 북한에 동조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 잡아 가는 시기였기 때문인지 모른다.

 

강연자가 북한이 80년대까지 더 잘았다는 이야기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이야기하면 국가보안법에 적용되어 잡혀 가는 것이 아닌지 염려된다. 그러나 이제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금은 남과 북의 격차가 너무나 많이 벌어져서 옛날 이야기를 해도 잡아 가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만일 이런 발언으로 잡아 간다면 남한이 북한보다 못산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박근혜정부시절 흡수통일이야기가 있었다.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이던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 말을 믿고 곧 통일이 될 줄 알았다. 방송에서는 곧 통일이 될 것처럼 입 있는 자들은 한마디씩 하곤 했다. 그러나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북한흡수통일론은 허황된 것이었다. 북한을 몰라도 너무도 몰랐던 것이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척했는지 모른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 아니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른다. 한마디로 흡수통일론은 환상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했다. 그때 강조한 것은 서로 체제를 인정하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흡수통일과 다른 것이다. 상대방을 인정하고 나서 대화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로 이어지는 권위주의적 정부가 들어서면서 바뀌었다. 북한은 대화상대가 아니라 흡수통일상대로 본 것이다. 그래서일까 남북간의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결국 파탄나고 말았다.

 

북한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 북맹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이럴 정도로면 다른 사람들은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TV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믿었을 때 북한은 곧 망할 나라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연을 들어 보니 북한은 절대 망할 나라가 아니다. 그들만의 사회주의를 공고히 하며 그들만의 복지정책으로 그들만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한에서는 무엇이든지 돈에 가치를 둔다. 그래서 사람들은 , , 하는 것 같다. 온통 화폐와 자본이 지배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 결과 소유에 따라 자존감이 결정되는 나라가 되었다.

 

, 하는 세상에서는 나보다 조금이라도 많이 가지고 있는 자에게는 자존감이 낮아 진다. 그런데 놀랍게도 북한에서는 돈에 대하여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개성공단은 10년가량 운영되었다. 어느 날 북한 노동자가 남한관리자에게 왜 그렇게 , 하십니까?”라며 물어보았다고 한다. 이에 남한 관리자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벌어서 무엇하겠는가라고 또 물어보자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 노동자는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북한노동자가 남한 사람을 이해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돈에 대한 것이다. 남한 사람들은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 누구나 ,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연에 따르면 놀랍게도 북한에서는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이다. 모든 것을 배급하기 때문에 돈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 노동자는 우리는 돈 없이도 살아요.”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돈 없이도 세상을 살 수 있을까? 심리학자 김태형 선생의 유튜브 강연을 보면 분명히 북한은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세상이다. 주택을 예로 들면 모두 무상 배분한다는 것이다. 집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집을 준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생필품도 배급한다는 사실이다. 쌀은 물론이고 생활하는데 필요한 갖가지 용품도 배급한다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이런 이야기해서 국가보안법으로 잡혀 가지는 않는지 걱정될 정도이다.

 

“나는 굶주린 자에게 빵을 주었고 헐벗은 자에게 옷을 주었다.” 이 말은 이집트 보물전에서 본 것이다.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집트보물전이 열렸는데 인상적인 문구라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이집트 상형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굶주린 자에게는 빵을 주고 헐벗은 자에게는 옷을 주는 것은 복지국가의 이상일 것이다. 여기에다 집까지 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더구나 생필품까지 지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김태형 선생의 강연을 들어 보면 북한이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몰랐던 것이다.

 

사람들은 북한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곧 무너질 것처럼 말하기도 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제 그런 꿈은 접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 이른바 사회주의 복지국가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박노자선생은 북한에 대하여 제3세계 복지국가의 전형으로 보고 있다.

 

영상은 1시간 30분가량으로 길다. 이야기하는 것 하나하나가 충격적이다. 아직도 서슬퍼런 국가보안법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해도 되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말미에는 국방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남한과 북한의 경제력 차이가 크듯이 국방도 차이가 클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북한이 남한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격차로 북이 남을 압도 하고 있음을 말한다. 먼저 북한은 핵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 핵이 있는 한 남한의 군사력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군철수를 반대하는 것인지 모른다. 미군이 물러가면 월남이나 아프간 짝 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김태형 선생에 따르면 남북한 군사력에 대하여 남한은 비단옷을 입은 자가 소총 들고 있는 것과 같고, 북한은 허름한 옷을 입은 자가 기관총을 들고 있는 것과 같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북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세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에서도 그렇고 중공업에서도 그렇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핵을 예로 들었다.

 

북한은 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과학이 발달되어 있고 미사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정도로 중공업도 기반이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김태형 선생은 남한이 우위에 있는 것은 경공업이라고 했다.

 

강연자의 말을 다 믿을 수 없다. 이제까지 TV에서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한 정보를 주었듯이, 강연자도 일방적으로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런 강연을 통해서 북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제까지 생각했던 북한은 그런 북한이 아니었던 것이다.

 

한국은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다. 모든 가치를 돈으로 판단 했을 때 , , 하게 되는데, 지나치게 돈에 매몰되었을 때 미쳐 버릴지 모른다. 그러나 놀랍게도 북한 사람들은 돈에 대하여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돈 걱정없이 살 수 있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른바 삼무(三無)제도를 말한다.

 

북한에서 삼무제도는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을 말한다. 특히 무상주택이 눈길을 끈다. 한국사회에서는 아파트 하나 갖기 위해서 , , 하는데 북한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생필품까지 배급해 주다 보니 개성공단 노동자가 우리는 돈 없이도 살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대한민국은 이제 선진국이 되었다. 지난 7월 한국은 개발도상국 지위에서 벗어나 공식적으로 선진국이 되었음을 선포했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불안하다. 사람들 자존감도 낮다. 이는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도 다르지 않다.

 

부가 소수에 몰려 있고 다수는 불만족스러운 삶을 살아 간다. 돈이 지배하는 세상은 자존감이 낮은 세상이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돈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돈의 소유에 따라 자존감이 결정되는 세상은 불행한 세상이다. 나라가 선진국 된 것과 무관한 것이다. 이런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하여 기본소득을 들 수 있다.

 

기본소득은 국민들에게 일정금액의 돈을 매달 주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월급을 주는 것이다. 국민들이 월급을 받으면 돈을 모으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소비할 것이다. 돈을 소비하면 경제는 활성화될 것이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이 이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여 브라질을 중진국 반열에 올려 놓은 사례가 있다.

 

한국에서는 빈부격차가 심하다. 선진국이라 하지만 체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람들은 여전히 생존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가치관은 돈 위주로 바뀌었다.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으면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이집트 벽화에 있는 “나는 굶주린 자에게 빵을 주었고 헐벗은 자에게 옷을 주었다.”라는 상형문자처럼 돈에 지친 자들에게 기본소득과 같은 복지정책을 시행해야 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이번 김태형 선생 유튜브 강연을 통하여 알아야 될 것을 알게 되었다. 연예인 사생활과 같은 것은 몰라도 된다. 각종 지식에 대한 유튜브 영상은 몰라도 되지만 알면 좋은 것도 있다. 그러나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은 좋다. 더 좋은 것은 지혜이다.

 

지식과 지혜는 다른 것이다. 누구나 지식인이 될 수 있지만 누구나 지혜로운 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식은 단지 아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지혜는 체험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에 김태형 선생의 유튜브 강연으로 북한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만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지혜롭게 받아들이면 된다. 그럼에도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한다. 북맹이라는 소리 듣지 않기 위해서는.

 

 

2021-08-2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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