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암송

법구경 찟따왁가(마음의 품) 외우기를 시작하며

담마다사 이병욱 2021. 9. 2. 14:17

법구경 찟따왁가(마음의 품) 외우기를 시작하며

 

 

암송용 자료를 만들었다. 법구경 찟따왁가, 마음의 품을 말한다. 모두 열한 개의 게송으로 구성되어 있다. 법구경 26개 게송 중의 하나로 세 번째 왁가에 해당된다.

 

법구경 외우기에 도전하고 있다. 모두 423개 게송을 외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 생에서는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럼에도 도전해 보는 것이다. 자신과 약속했기 때문이다.

 

법구경을 외우겠다고 선언한 것은 2014년의 일이다. 블로그를 찾아보니 하며’(2014-03-07)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벌써 7년전의 일이다. 약속대로 나는 법구경을 외웠을까? 26개 왁가중에서 두 개만을 외웠을 뿐이다.

 

법구경 외우기에 도전한 것을 블로그에 올려 놓았다. 야마까왁가(쌍의 품)에 대한 것을 보니 외우기 시작한지 39일만에 20개 게송을 모두 다 외었다. 이에 대하여 진정한 자신의 재산은? 경전외우기와 치매예방’(2014-04-16)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놓았다. 압빠마다왁가(방일하지 않음의 품)은 외웠으나 블로그에 올려 놓지 않았다.

 

이번에 찟따왁가 11개 게송 외우기에 도전하면 모두 세 개의 왁가를 외우게 된다. 앞서 두 개의 왁가는 7년전에 외웠는데 잊어버렸다. 그러나 몇 번 반복하면 금방 외워질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경전 외우기는 늘 긴장된다. “내가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경전외우기에도 요령이 있다. 2004년 금강경을 외운 이래 동일한 방법을 적용하고 있는데 그것은 하루에 한게송씩 외우는 것이다. 다음날 외울 때는 앞날 외운 게송을 확인하고 들어 가면 된다. 이렇게 외우다 보면 마지막 게송 외운 날이 경을 모두 외운 날이 된다. 이번에 법구경 찟따왁가 11개 게송도 매일 한게송씩 외울 것이다.

 

경을 암송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전 작업을 해 놓아야 한다. 빠알리 원문을 외우는 것이기 때문에 로마나이즈화된 원문과 우리말로 음역한 것과 우리말 해석을 함께 모아 놓아야 한다. 우리말 해석은 한국빠알리성전협회(KPTS)번역을 참고했다. 다음과 같이 만들었다.

 

 

마음의 품(Cittavaggo)

 

1.

Phandana capala citta,

dūrakkha dunnivāraya;

Uju karoti medhāvī,

usukārova tejana.

 

판다당 짜빨랑 찟땅

두락캉 둔니와라양

우중 까로띠 메다위

우수까로와 떼자낭

 

흔들리고 동요하고 지키기 어렵고

제어하기 어려운 마음을

지혜로운 사람은 바로 잡는다.

마치 활제조공이 화살을 바로 잡듯. (Dhp.33)

 

2.

Vārijova thale khitto,

Okamokata ubbhato;

Pariphandatida citta,

māradheyya pahātave.

 

와리조와 탈레 킷또

오까모까따 웁바또

빠리판다띠당 찟땅

마라데이양 빠하따웨

 

물고기가 물에서 잡혀 나와

땅바닥에 던져진 것과 같이

이 마음은 펄떡이고 있다.

악마의 영토는 벗어나야 하리. (Dhp.34)

 

3.

Dunniggahassa lahuno,

yatthakāmanipātino;

Cittassa damatho sādhu,

citta danta sukhāvaha.

 

둔닉가핫사 라후노

얏타까마니빠띠노

찟따사 다마토 사두

찟땅 단땅 수카와항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 내려앉는

제어하기 어렵고 경망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야말로 훌륭하니

마음이 다스려지면, 안락을 가져온다. (Dhp.35)

 

4.

Sududdasa sunipua,

yatthakāmanipātina;

Citta rakkhetha medhāvī,

citta gutta sukhāvaha.

 

수둣다상 수니뿌낭

얏타까마니빠띠낭

찟땅 락케타 메다위

찟땅 굿땅 수카와항

 

원하는 곳에는 어디든 내려앉지만,

지극히 보기 어렵고 미묘한 마음을

현명한 님은 수호해야 하리.

마음이 수호되면, 안락을 가져온다. (Dhp.36)

 

5.

Dūragama ekacara,

asarīra guhāsaya;

Ye citta sayamessanti,

mokkhanti mārabandhanā.

 

두랑가망 에까짜랑

아사리랑 구하사양

예 찟땅 상야멧산띠

목칸띠 마라반다나

 

멀리 미치고 홀로 움직이고,

신체가 없이 동굴에 숨어있는,

마음을 제어하는 님들은

악마의 밧줄에서 벗어나리라. (Dhp.37)

 

6.

Anavaṭṭhitacittassa,

saddhamma avijānato;

Pariplavapasādassa,

paññā na paripūrati.

 

아나왓티따찟따사

삿담망 아위자나또

파리쁠라와빠사닷사

빤냐 나 빠리뿌라띠

 

마음이 안정을 잃어버리고

올바른 가르침을 식별하지 못하고

청정한 믿음이 흔들린다면,

지혜가 원만하게 완성되지 못한다. (Dhp.38)

 

7.

Anavassutacittassa,

ananvāhatacetaso;

Puññapāpapahīnassa,

natthi jāgarato bhaya.

 

아나왓수따찟따사

아난와하따쩨따소

뿐냐빠빠빠히낫사

낫티 자가라또 바양

 

마음에 번뇌가 없고

마음의 피폭을 여의고

공덕과 악행을 떠난

깨어있는 님에게 두려움은 없다. (Dhp.39)

 

8.

Kumbhūpama kāyamima viditvā,

nagarūpama cittamida hapetvā;

Yodhetha māra paññāvudhena,

jitañca rakkhe anivesano siyā.

 

꿈부빠망 까야미망 위디뜨와

나가루빠망 찟따미당 타뻬뜨와

요데타 마랑 빤냐뷔데나

지딴짜 락케 아니웨사노 시야

 

이 몸을 옹기라고 알고

이 마음을 성채처럼 확립하여

지혜를 무기로 악마와 싸워

성취한 것을 수호하되 집착은 여의어야 하리. (Dhp.40)

 

9.

Acira vataya kāyo,

pathavi adhisessati;

Chuddho apetaviññāo,

niratthava kaligara.

 

아찌랑 와따양 까요

빠타윙 아디세삿띠

춧도 아뻬따윈냐노

니랏탕와 까링가랑

 

, 쓸모없는 나무조각처럼

의식 없이 버려진 째,

머지 않아 이 몸은

땅 위에 눕혀지리라. (Dhp.41)

 

10.

Diso disa ya ta kayirā,

verī vā pana verina;

Micchāpaihita citta,

pāpiyo pāpiya na tato kare.

 

디소 디상 양 땅 까이라

웨리 와 빠나 웨리낭

밋차빠니히땅 찟땅

빠삐요 빠삐양 낭 따또 까레

 

적이 적을 대하고

원적이 원적에게 대하는 것보다

잘못 지향된 마음이

자신을 대하는 것은 더욱 나쁘다. (Dhp.42)

 

11.

Na ta mātā pitā kayirā,

aññe vāpi ca ñātakā;

Sammāpaihita citta,

seyyaso na tato kare.

Cittavaggo tatiyo niṭṭhito.

 

나 땅 마따 삐따 까이라

안녜 와삐 짜 냐따까

삼마빠니히땅 찟땅

세이야소 낭 따또 까레

찟따왁고 따띠요 닛티또

 

아버지와 어머니가 대하고

다른 친족이 대하는 것보다

올바로 지향된 마음이

자신을 대하는 것은 더욱 훌륭하다. (Dhp.43)

 

 

법구경 외우기는 7년전인 2014년에 자신과 약속한 것이다. 고작 두 개의 왁가만을 외우고 말았다. 이번에 세 번째 왁가, 마음의 품을 외우기를 발원함에 따라 다시 시작했다. 이렇게 오랜만에 외우게 된 것은 결심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전외우기는 엄청난 결심을 필요로 한다. 확고한 결심이 서지 않으면 외우기 힘들다. 십바라밀에서 결정바라밀(adhiṭṭhāna-pāramī)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결심이 서지 않으면 애써 힘들게 외우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외워서 이득이 없다고 판단되면 외우기 힘들다.

 

경을 외워야만하는 당위성을 가져야 경을 외울 수 있다. 7년전에 법구경 외우기에 도전할 때는 마땅한 당위성이 있었다. 경을 외움으로 인하여 마음의 고삐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왁가만 외우고 그쳤다.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것은 역시 당위성이 있다. 이번에도 마음의 고삐를 잡기 위해서이다. 게으르지 않기 위해서도 외운다. 게송의 내용이 너무 좋아서도 외운다. 외워 놓으면 여러모로 삶의 도움이 되기 때문에 외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약속이다. 7년전 약속한 것을 지키고 싶은 것도 있다. 점심약속도 약속이고 자신과 약속한 것도 약속이다.

 

 

2021-09-0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