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었어야”화법을 접했을 때
억울한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것은 “그때 그렇게 했었었어야죠?”라며 추궁당하는 말이다. 그때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답답하고 한심하다. 아니 어떻게 미래를 가 본듯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유튜브로 민주당 광주경선 토론을 보았다. 이낙연은 이재명에게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죠?”라는 어법으로 다그쳤다. 요즘 회자가 되고 있는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것이다. 칭찬받을 만한 모범적인 사례임에도 보수언론과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 당시에 시장이셨다면 당연히 뿌리 뽑았어야 옳죠.”라고 말했다.
이낙연 어법을 보면 과거 회사 다닐 때 상사로부터 추궁당했던 안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그 상사는 결과만 가지고 말했다. 중간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 것이었다.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죠?”라며 책임 추궁하는 것이었다.
이낙연은 토론에서 이재명에게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죠?”어법으로 다그쳤다. 이런 어법은 상대방을 누르기 위한 매우 비열한 방식이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어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음에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더 나아가 인격모독이 되고 또한 그 사람의 인격을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했었어야”어법을 영어로 표현한다면 “should have p.p”가 될 것이다. 과거분사형을 쓰면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라는 뜻이 된다. 이 어법은 "그렇게 했었어야죠?"라는 말이 되어서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곤경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 어찌 보면 매우 악의적 수법이다.
이낙연은 토론 중에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죠?”화법을 즐겨 사용했다. 추미애에게는 “손준성 같은 사람을 임명하지 말았어야 했었죠?”라며 다그쳤다. 결과만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명은 이낙연의 “should have p.p”화법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이재명은 “방화범들이 소방관에게 '왜 더 일찍 오지 않아 피해를 키웠느냐?'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라며 맞받아 쳤다. 막대한 개발이익을 환수했음에도 왜 더 환수하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에 대하여 방화범의 비유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하여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 만나서 대화해 보아야 한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닌 여러 번 이야기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얼마나 정직한지, 얼마나 견고한지, 얼마나 지혜로운지 알 수 있다.
그 사람이 지혜로운지 알려면 토론해 보아야 한다. 토론하다 보면 밑천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지혜는 지식과 달리 경험에 우러나오는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은 지혜가 있는 사람일 수 있다. 노인들이 대표적이다.
인생을 오래 살아 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었다면 분명히 삶의 지혜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젊은 사람에게 그 길로 가지 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노인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후보자를 직접 접촉할 수 없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언론을 통해서 알 수도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이미지 포장작업된 것도 있어서 그 사람의 실체에 대하여 알 수 없다. 가장 좋은 것은 토론하는 것이다. 토론하다 보면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후보자와 직접토론 할 수 없다. 그래서 후보자들간의 토론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게 된다. 토론을 지켜보면 그사람의 됨됨이나 지혜를 판단할 수 있다.
흔히 호남정신을 개혁정신이라고 말한다. 개혁적인 후보를 밀어주는 것이다. 또한 호남사람들은 전략적 선택을 한다고 말한다. 될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다. 이번 후보자 토론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경선에서 호남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2021-09-2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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