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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었어야”화법을 접했을 때

담마다사 이병욱 2021. 9. 20. 11:15

했었어야”화법을 접했을 때

 

 

억울한 말을 들을 때가 있다. 그것은 그때 그렇게 했었었어야죠?”라며 추궁당하는 말이다. 그때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 답답하고 한심하다. 아니 어떻게 미래를 가 본듯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유튜브로 민주당 광주경선 토론을 보았다. 이낙연은 이재명에게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죠?”라는 어법으로 다그쳤다. 요즘 회자가 되고 있는 대장동 사건에 대한 것이다. 칭찬받을 만한 모범적인 사례임에도 보수언론과 야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그 당시에 시장이셨다면 당연히 뿌리 뽑았어야 옳죠.”라고 말했다.

 

이낙연 어법을 보면 과거 회사 다닐 때 상사로부터 추궁당했던 안좋은 기억이 떠오른다. 그 상사는 결과만 가지고 말했다. 중간과정은 중요하지 않았다. 결과만 좋으면 다 좋은 것이었다.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 했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았죠?”라며 책임 추궁하는 것이었다.

 

이낙연은 토론에서 이재명에게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죠?”어법으로 다그쳤다. 이런 어법은 상대방을 누르기 위한 매우 비열한 방식이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어서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음에도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더 나아가 인격모독이 되고 또한 그 사람의 인격을 의심해 보지 않을 수 없다.

 

했었어야어법을 영어로 표현한다면 “should have p.p”가 될 것이다. 과거분사형을 쓰면 왜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라는 뜻이 된다. 이 어법은 "그렇게 했었어야죠?"라는 말이 되어서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곤경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 어찌 보면 매우 악의적 수법이다.

 

이낙연은 토론 중에 그때 그렇게 했었어야죠?”화법을 즐겨 사용했다. 추미애에게는 손준성 같은 사람을 임명하지 말았어야 했었죠?”라며 다그쳤다. 결과만 놓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누구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재명은 이낙연의 “should have p.p”화법에 어떻게 대응했을까? 이재명은 방화범들이 소방관에게 '왜 더 일찍 오지 않아 피해를 키웠느냐?'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라며 맞받아 쳤다. 막대한 개발이익을 환수했음에도 왜 더 환수하지 않았느냐고 말한 것에 대하여 방화범의 비유를 들어 설명한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하여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접 만나서 대화해 보아야 한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닌 여러 번 이야기해 보아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이 얼마나 정직한지, 얼마나 견고한지, 얼마나 지혜로운지 알 수 있다.

 

그 사람이 지혜로운지 알려면 토론해 보아야 한다. 토론하다 보면 밑천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지혜는 지식과 달리 경험에 우러나오는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은 지혜가 있는 사람일 수 있다. 노인들이 대표적이다.

 

인생을 오래 살아 오면서 이런 일 저런 일을 겪었다면 분명히 삶의 지혜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젊은 사람에게 그 길로 가지 말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노인의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후보자를 직접 접촉할 수 없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언론을 통해서 알 수도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이미지 포장작업된 것도 있어서 그 사람의 실체에 대하여 알 수 없다. 가장 좋은 것은 토론하는 것이다. 토론하다 보면 실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후보자와 직접토론 할 수 없다. 그래서 후보자들간의 토론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게 된다. 토론을 지켜보면 그사람의 됨됨이나 지혜를 판단할 수 있다.

 

 흔히 호남정신을 개혁정신이라고 말한다. 개혁적인 후보를 밀어주는 것이다. 또한 호남사람들은 전략적 선택을 한다고 말한다. 될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다. 이번 후보자 토론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경선에서 호남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2021-09-20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