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왜 도시에 모여 살아야 하는가?

담마다사 이병욱 2021. 9. 28. 08:03

왜 도시에 모여 살아야 하는가?

 

 

쓰레기가 산더미가 되었다. 추석연휴 때 수거하지 않아서 그렇다. 한주 걸러서 2주만에 쌓인 쓰레기 더미를 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안양 비산사거리에 살고 있다. 이마트는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서 백미터 거리에 있다. 소단지에는 세 동의 건물이 있다. 마치 절에 가면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 전각이 있는 것처럼 큰평수가 있는 건물을 중앙으로 하여 좌우에 작은 평수 건물이 있다. 가운데는 마당이 있는데 크지 않다. 주차는 모두 지하에 한다. 두 층의 지하주차장이 있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서 화요일 오전까지는 쓰레기 버리는 날이다. 작은 마당 한켠에 분리수거대를 마련해 놓았다. 월요일 저녁이 되면 하나 둘 쓰레기 버리는 사람들이 보인다. 조용한 아파트가 활기를 보이는 것 같다. 평소 사람 구경하기 힘들지만 쓰레기 분리수거 하는 날 만큼은 사람들을 보게 된다.

 

 

오늘 아침 쓰레기는 유독 많다. 그것은 지난주 추석연휴가 있었기 때문이다. 명절이 있는 다음주 분리수거장은 평소보다 서너배 많은 것 같다.

 

분리수거장은 크게 네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다. 종이류, 플라스틱류, 비닐류, 쇠붙이류가 메인이다. 이밖에도 스치로폴박스와 헌가구도 있지만 소량이다. 그러나 명절 다음날 스치로폴 박스는 산을 이룬다.

 

대체 소단지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을까?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양쪽에 가구가 있는 형태로 되어 있다.

 

소단지에 세 개의 동이 있다. 한동의 층고는 25층이다.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하여 한층에 두 가구가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탑처럼 보인다. 이를 ‘25층아파트탑이라고 해야 할까?

도시의 타워형 아파트를 보면 마치 첨탑을 보는 것 같다. 초기경전에 베살리에 대하여 천개의 누각과 천개의 탑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번영의 상징이다. 이렇게 본다면 수백, 수천개의 아파트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도시는 번영의 상징과도 같다.

아파트 층고가 25층이기 때문에 아파트 한동에는 50가구가 있게 된다. 세 동의 소단지에는 총 200가구가 있다. 한가구당 네 명으로 잡으면 800명이 사는 것이 되고, 세 명이 살면 600명 사는 것이 된다.

소단지에는 600에서 800명 산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이면 소멸되어가는 농촌의 면단위 인구와 맞먹는다. 이들이 버리는 쓰레기가 산을 이루었다. 명절이 낀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런 쓰레기를 볼 때 마다 환경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많은 아파트 단지에서 쏟아져 나온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면 큰 산이 될 것이다.

 

 

 

그 많은 쓰레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 수 없다. 매일 배출되는 쓰레기를 한곳에 모아 놓으면 에베레스트산과 같은 높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이 사는 곳에 쓰레기가 없지 않을 수 없다. 인풋이 있으면 아웃풋이 있기 마련이다. 먹었으면 배설해야 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서 사람들은 매일 먹는다. 그것도 하루 세 끼 먹는다. 먹고 나면 배설한다. 똥과 오줌은 따로 처리된다. 그러나 각종 포장물은 남는다. 음식물 쓰레기도 있다. 사람 사는 곳에서 쓰레기가 있다.

 

사람이 먹고 만 살 수 없다. 겨울철 난방도 해야 한다. 난방하면 비용이 들어간다. 여름철 냉방도 해야 한다. 냉방해도 비용이 들어간다. 문제는 겨울 난방비용이다.

 

겨울에 난방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난방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어떤 에너지인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이기 쉽다. 원자력 에너지도 있다. 석탄에너지도 아직까지 있다. 화석연료의 경우 고갈되기 쉽고 원자력은 환경에 문제가 있다.

 

에너지는 눈에 보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것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가를 치루어야 한다. 아파트 관리비를 보면 알 수 있다.

 

아파트관리비 명세표를 보았다. 8월달 청구서를 보니 127천원이다. 비교적 싼 편이다. 전기에너지를 보니 36천원이다. 8월초에 에어컨을 틀었음에도 비교적 적게 나온 것 같다. 열에너지는 만원이다. 아마도 온수를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8월달에 사용한 에너지는 모두 합하여 46천원이다.

 

겨울이 되면 열에너지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10만원가량 예상한다. 아파트관리비 명세표는 겨울에는 여름보다 10만원 이상 추가되어서 20만원 이상 될 것이다. 고층아파트 스물세평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것이다.

 

겨울나기가 힘들다. 열에너지 사용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독주택 보다는 더 싸다고 본다. 공동주택에서 난방비는 단독주택보다는 훨씬 더 저렴하게 먹힌다. 왜 그런가? 공동주택은 열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아래층과 위층에서 난방을 하면 건물전체가 데워지는 것과 같다. 이는 단독주택과 다른 양상이다.

 

단독주택에서 살면 난방비가 많이 든다고 말한다. 전원주택에 살면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어떤 이가 말하기를 공동주택에서는 5만원 들지만 단독주택에서는 25만원이라는 것이다. 보통 두 배 이상 들어감에 틀림없다. 그래서 환경문제를 생각한다면 모여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인류에게 큰 화두나 다름없다. 깨인 사람들은 기후문제를 이야기한다. 이대로 내버려 두면 온도가 상승하여 앞으로 10년 후에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말한다.

 

환경단체에서는 끊임없이 지구 기후위기에 대하여 경고한다. 탄소배출을 줄이자고 한다. 자동차를 타지 말고 자건거를 타거나 걸어다니자고 말한다. 자가용 보다는 버스와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캠페인 한다. 또 육류소비를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자고 말한다. 고기를 먹으면 탄소가 증가하는 요인이 되어 기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말한다.

 

사람들은 비교적 기후문제에 대하여 둔감하다. 아직까지 위기를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대로 영원히 계속될 것 같은 착각에 사는 것인지 모른다. 그러나 매주 아파트단지에 쌓인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보면 환경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여름철 냉방과 겨울철 난방을 생각하면 에너지의 고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환경문제와 기후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까?

 

지구환경과 기후문제를 생각하면 마치 지구가 멸망하는 것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 불과 삼사십년전까지만 해도 환경이나 생태문제를 걱정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이상한 사람으로 보았을 것이다. 마치 세상의 고민을 혼자 안고 사는 사람처럼 쓸데없는 데 신경 쓰는 사람쯤으로 간주했을 것이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다. 북극 빙하가 녹아서 북극곰이 살 수 없다고 공익광고나 나오기에 이르렀다. 이전에는 제3세계 어린이의 비참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액 후원을 요구하는 공익광고가 판쳤으나 이제는 그린피스 광고가 선보이고 있다.

 

쓰레기가 산을 이루는 세상에서 나는 지구환경과 생태, 기후, 에너지에 대하여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유튜브에서 본 어느 사람 지적처럼 함께 모여 사는 것 밖에 달리 대안이 없는 것 같다. 공동주택에 사는 것이다. 단독주택에 살면 난방비용이 25만원 들지만 공동주택에 살면 5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환경문제를 생각한다면 전원주택에서 살아서는 안된다. 풍광 좋은 곳에서 그림같은 집을 짓고 나홀로 산다면 이는 지구환경과 생태, 기후문제에 역행하는 것이다. 단독으로 살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할 수밖에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또 하나는 자동차에 대한 것이다. 도시에서는 버스나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당 탄소배출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원주택에 살면 자동차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름값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도 많아져서 지구환경에 역행하게 된다.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모여 살아야 한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사는 것이 환경문제에 도움이 된다. 또한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시에 살아야 한다.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 때문에 인당 에너지 소비가 줄고 탄소배출량이 전원주택에 사는 것 보다 적어질 수 있다.

 

 

사람들은 전원생활을 꿈꾼다. 경치 좋은 곳에서 그림 같은 집을 살고 싶은 로망이 있는 것이다. TV에서는 이런 로망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이른바 집에 대한 프로를 보면 알 수 있다.

 

종종 TV에서 전원주택을 본다. 풍광 좋은 곳에 있는 멋진 집을 찾아 가서 집구경하게 해주는 프로를 말한다.

 

집프로를 보면 한편으로 부럽고 또 한편으로 환경문제에 역행하는 이기심를 보게 된다. 남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면 그만이라는 것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원주택은 환경문제에 역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본다면 도시에서 몰려 사는 것이 환경문제 해결하는 방법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산더미 같이 쌓인 쓰레기는 오늘 치워질 것이다. 분리수거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는 재활용될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제외하고 버릴 것이 없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는 어쩔 수 없다.

 

에너지는 쓰레기로 남지 않는다. 다만 지구환경은 나빠질 뿐이다. 여름에는 지나친 냉방을 자제하고, 겨울에도 역시 지나친 난방을 자제해야 한다. 여름에는 여름 답게 약간 덥게 살아도 되고, 겨울에는 겨울 답게 약간 춥게 살아도 된다. 자연의 리듬에 맞게 사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가능하면 대중교통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도시에서 실천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것도 환경과 생태와 기후문제에 도움이 된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이 맞을까?

 

 

2021-09-28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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