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명상음악

열린 기독교인을 접하고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0. 29. 10:07

열린 기독교인을 접하고

 

 

나는 타종교인에게 얼마나 관대할까? 그다지 관용적인 것 같지 않다. 그것은 고교시절 기독교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이다.

 

고교시절 미션스쿨을 다녔다. 서울 공동학군에 있는 개신교학교에 배정받은 것이다. 처음 소집이 있던 날 2월 달에 놀라운 일이 있었다. 처음 학교 간 날에 프린트를 받았다. 프린트에는 찬송가가 적혀 있었다. 지금도 잊지 않는다. ‘시온의 아침이라는 찬송가이다.

 

학교에서는 처음 소집한 날 학생들에게 찬송가부터 가르쳐 주었다. 학교 정문에서 가파른 길로 올라 가는 도중에 농구장이 있다. 농구장에 소집시켜 놓고서 찬송가를 알려 준 것이다. 학생들은 가르쳐 주는 대로 찬송가를 따라 불렀다.

 

소집한 날부터 찬송가부터 시작했다. 예배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시온의 아침이 빛나는 날에로 시작되는 찬송가는 지금도 강렬하게 남아 있다. 이후 고교시절 삼년의 삶은 정신적 투쟁의 시대가 되었다. 한편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신자를 만들어 보려고 했고, 한쪽에서는 거부하는 양상이 삼년 내내 계속되었다.

 

고교시절 삼년동안 기독교에 시달렸다. 일주일에 두 번 성경시간이 있었다. 일주일에 두번 아침방송예배가 있었다. 한달에 한번 운동장에서 전학교 예배가 있었다. 운동장 예배할 때는 오전이 다 가다시피 했는데 교실에 있는 의자를 각자 들고 가야 했다. 일년에 한번은 삼일동안 교회에서 살아야 했다. 일학년 때는 여의도 순복음교회로 삼일동안 나갔다.

 

학교에서는 거의 매일 예배가 있었고 거의 매일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 반 예배 시간에는 담임선생이 기도하기도 했다. 입시를 앞둔 방송수업 할 때 어느 선생은 수업하다 말고 갑자기 기도했다.

 

일학년때로 기억한다. 일주일에 두번 있는 방송예배 시간에는 성경과 찬송을 펼쳐 놓아야 했다. 포켓북식으로 된 것으로 학교에서 나누어 준 것이다. 이것을 가져오지 않으면 벌로서 청소를 해야 했다. 그래서 가방에는 항상 성경과 찬송을 넣고 다녔다.

 

고교삼년은 지옥과도 같았다. 종교가 맞지 않은 사람은 그랬다는 것이다. 물론 종교가 맞은 사람은 천상과도 같았을 것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마구잡이 배정과도 관련이 있다. 학생의 종교성향을 무시하고 뺑뺑이를 돌려 배정한 것이다. 그 결과 강의석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은 악몽과도 같다. 남들은 고교시절 추억을 말하지만 예배와 찬송을 강요하는 학교와 정신적으로 싸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찬송이 울려 퍼진 가운데서도 굽히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니 살 것 같았다. 정신적 억압에서 해방된 것이다. 영원히 근처에도 가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친구가 없다.

 

세월이 많이 흘렀다. 이제는 많이 누그러진 것 같다. 최근에는 열린 기독교인도 접한다. 페이스북에서 본 기독교인이 그렀다. 그 기독인은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다. 외국에 유학가서 신학박사학위도 딴 사람이다. 한국에서는 교육자로 살고 있다. 그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것 같지 않다. 이런 기독교인은 처음 본 것 같다.

 

기독교인에게 씨디를 보냈다. 흔쾌히 받아 주었다. 놀랍게도 잘 들어 보겠다고 했다. 이미우이 음악씨디에는 경이나 게송, 만트라 등 불교에 관한 것으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주었다. 기독교와 기독교인에 대한 오래 묵은 편견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오늘 오전 이미우이 음악씨디 6장을 발송했다. 어떤 이는 페메를 보냈을 때 !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라며 메시지를 남겨 놓기도 했다. 또 어떤 이는 우와~고맙습니다. 저에게 귀한 선물보내신다니요. 냉큼 받겠습니다.”라고 했다. 반면 어떤 이는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라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염치불구하고 조금이라도 인연 있는 사람들에게 페메를 날리고 있다. 그 중에는 기독교인도 있을 것이다. 대개 무응답이다. 그럼에도 받아 주는 사람이 있다. 유학파 기독교인은 신청할까 말까 망설였어요. 이렇게 귀한 선물로 받고 감상해 보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진성성이 보인다. 이렇게 열린 기독교인도 있다.

 

 

2021-10-29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