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불가원

누가 되든 상관 없다고?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1. 28. 08:12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지식인들의 고민이 큰 것 같다. 여당후보이든 야당후보이든 어느 후보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 같다. 학력과 경력, 그리고 인품이 반듯한 후보가 아닌 것이 불만인 듯하다. 마치 포기한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누가 되도 좋다는 식으로 말한다.

지식인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지식인이 보기에 대한민국을 성숙하고 안정된 나라로 보는 것 같다. 대통령 한사람 바뀌었다고 해서 대한민국이 뿌리째 바뀔 염려가 없음을 말한다.

문재인이 대통령 되었을 때 혁명적으로 바뀔 줄 알았다. 촛불의 바램대로 적폐청산과 함께 이나라를 근본적으로 개조할 줄 알았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그다지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이렇게 본다면 그 지식인이 말한 것이 맞는지 모른다.

요즘 진보개혁적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은 잠을 잘 못 이룬다고 한다. 이러다가 덜컥 야당후보가 당선되는 것 아닌지 염려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었을 때 재앙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마치 나라가 절단 나는 것처럼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 같다.

대통령 한사람 바뀐다고 해서 체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쌓은 토대가 있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무너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악은 피해야 한다. 무엇이 최악인가? 사적욕망을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대선 선거철이다. 본래 정치에 대하여 불가근불가원 원칙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깨졌다. 정치를 가까이하고 있다. 이렇게 글 쓰는 것도 정치적 행위에 해당된다. 그래서일까 유튜브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다. 요즘은 정치를 게임하듯이 즐기고 있다.

롤플레잉 게임이 있다. 롤플레잉 하는 것처럼 정치를 보면 어떻게 될까? 한번 악당으로 설정되면 끝장일 것이다. 반드시 죽여야 할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보수측 사람들과 진보측 사람들의 선택은 확고하다. 이럴 경우 중도층의 선택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중도층의 눈 밖에 벗어난 후보가 있다면 마치 롤플레잉 게임에서처럼 척결의 대상이 될 것이다.

최근 이재명의 행보를 보면 놀랍다. 흐름을 잘 읽는 것 같다. 반성과 성찰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더니 이제 큰절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행보에 대하여 반대편에서는 '쇼 한다'거나 '감성에 의존한다'고 비판한다.

후보자의 고개가 뻣뻣하면 패한다고 말한다. 후보자는 가장 낮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이재명은 주말만 되면 매타버스를 타고 전국투어를 한다.

요즘 TV에서 이재명이 고개를 숙인 모습을 많이 본다. 시장에서는 상인들과 눈높이로 앉아 있다. 또한 틈만 나면 반성과 성찰을 말한다. 이런 자세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어 있다. 왜 그럴까? 공적영역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사적 욕망 때문에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설령 그것이 쇼로 보일지라도 자만해서는 안된다. 고개 빳빳하게 세우고 자만에 빠질 때 선거는 물 건너 간다.

 


지식인들은 두 후보를 못마땅해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공통적으로 최악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한편으로 누가 되든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단히 무책임한 발상이다. 잘못 선택하면 나라가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되든 문제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부와 지위가 있는 기득권층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왜 그럴까? 가진자들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자신의 기득권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모임에 참여했다. 발제자중의 한사람은 누가 대통령이 되도 사회 시스템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교수지위를 가진 자가 말한 것이다. 그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자신의 교수직은 안전할 것이라고 본 것 같다. 그러나 서민들은 다르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개혁적 대통령을 바란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그것은 다름아닌 변화를 바라는 것이다. 가진자들은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서민들은 변화와 개혁을 열렬히 원한다. 시장에서 이재명 구호가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오늘 안양중앙시장에 갔었다. 확진자가 4천명이 된 시기임에도 여전히 활력 있었다. 포장마차에서는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박근혜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소주를 마신다. 정권이 바뀌어도 변함없을 것이다.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세상이 비뀌기를 바란다. 요즘 매타버스를 타고 민생투어를 하는 이재명의 행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시장상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세상을 바꾸어 달라고 말한다. 이런 것을 보니 영화의 한장면이 생각난다. 마돈나가 주연한 영화 에비타를 말한다.

 


에바 페론역을 맡은 마돈나가 발코니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다. "돈 크라이 포 미 아르젠티나"가사가 들어간 노래를 말한다. 그때 청중들은 조용히 경청한다. 표정을 보면 간절함이 담겨 있다. 이런 간절함을 이번 이재명의 매타버스 순례에서 보았다.

상인들은 한결같이 세상을 바꾸어 달라고 했다. 그럼에도 누가 되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모임 참석자 중에서 한 법우님은 교수가 그렇게 말한 것을 듣고 분개했다.

 


그 교수는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자신의 지위는 변함없을 것이다. 그러나 재산도 지위도 가진 것이 없는 자들은 절박하다. 반드시 이재명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영화 에비타에서 노동자의 간절한 바램을 보는 것 같다.

앞으로 100일 후가 되면 세상은 바뀌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득권자들은 변함없이 지위를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변화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에게 최악의 후보는 상상할 수 없다. 그런 절박함이 있어서일까 이재명 지지자들은 가만 있지 않는 것 같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설득한다. 특히 국격과 관련해서 말한다. 당연히 영부인국격도 포함된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중도층에 결정권이 있다고 말한다. 중도층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것이라고 한다. 부동산 폭등 악재가 있기는 하지만 겸손한 자세로 눈높이로 대한다면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지지자들의 마음이다.

 


지지자들의 간절함은 하늘도 감동시킬 것이다. 지식인들은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말하지만 기득권자의 편에서 하는 말이다. 어쩌면 지식인들은 기득권 범주에 들어가는 것인지 모른다.

누가 되든 상관없는 것이 아니라 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서민들은 변화와 개혁을 바란다. 누가 되든 상관없다고 말하는 지식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2021-11-27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