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근불가원

이재명의 조국사과에 대하여

담마다사 이병욱 2021. 12. 5. 09:42

이재명의 조국사과에 대하여

 

 

현재시각 아침 740, 아직 해는 뜨지 않았다. 동지가 2주이상 남았으므로 이제 어둠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도시의 동쪽 하늘 해뜨기 전 실루엣은 선명하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매년 변한다. 어느 것 하나 가만 있지 않는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요즘 유튜브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대선 정국에 대한 것이다. 정치와 불가근불가원해야 하나 잘 되지 않는다. 틈만 나면 유튜브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 당연히 보기 싫은 것은 보지 않고 듣고 싶지 않은 것은 듣지 않게 된다. 그러다 보면 편향된 시각을 갖게 된다.

 

오늘 새벽 윤두일tv에서 윤두일 선생 이야기를 들었다. 새벽에는 유튜브를 보지 않음에도 열어 본 것이다. 윤두일 선생은 이재명의 조국사과에 대하여 비판했다. 조국은 지켜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재명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거론했다. 이낙연계라는 것이다.

 

요즘 이재명과 관련된 유튜브는 거의 빠짐없이 보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생중계도 하고 있는데 자주 본다. 그리고 편집된 것도 종종 본다. 보면 볼수록 이재명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된다. 그래서 이재명빠가 되는 것 같다고 글에 쓴 바 있다.

 

유튜브 영상으로 지켜본 바에 따르면 이재명은 거의 천재에 가깝다. 그래서 천재명또는 갓재명이라고 말하는지 모른다. 말하는 것이나 토론하는 것이나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나 막힘이 없다. 실수할까 봐 마음 졸이는 일은 없다. 그저 마음 편하게 즐기면 그뿐이다. 그래서일까 이재명이 말하는 것은 대체로 수긍한다.

 

이재명이 조국사태와 관련하여 사과하는 것을 두 번 보았다. 한번이 아니라 두 번이다. 더 있었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조국은 보호해 주어야 하는데 왜 뜬금없이 사과하는 것일까? 그렇다고 조국이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재명이 조국사과한 것은 국민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중도층을 겨냥한 것이다.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이재명이 민주당 경선에서 조국사과했다면 먹혀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대선 국면이다.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면 조국사과도 나올 수 있음을 말한다.

 

흔히 중도층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보수와 진보가 팽팽히 맞서 있을 때 캐스팅보트는 중도층이 쥐고 있다. 중도층이 마음먹기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재명은 조국사과를 했고 기본소득제 등 자신이 추진했던 것도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다.

 

이재명은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개인적 소신을 밀어 붙이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중도층 표심을 노린 것이다. 이런 것을 이재명의 실용주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진보개혁층에서 이재명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재명 캠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된 여성에 대한 조치도 그렇다. 30대 워킹맘으로 국방군사분야의 인재로서 잘 알려 있는 여성의 사생활이 공개되었을 때 지켜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이재명은 여론의 동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이 바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여기서 국민은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당연히 중도층 사람들을 말한다.

 

중도층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쪽도 저쪽도 아닌 중간에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념적으로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들은 정치에 대하여 무관심한 사람들일 수도 있고 정치에 대하여 초탈한 사람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쪽과 저쪽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나름대로 판단기준은 있는 사람들이다.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질 것이다.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 미래지향으로 나갈 것인지는 누가 당선되느냐에 달려 있다.

 

민주개혁진보진영에서는 당연히 이재명이 되기를 바란다. 설령 경선 때 반대편에 섰던 사람들도 결국 투표할 것이다. 그러나 집토끼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중도층까지 껴안아야 한다. 이재명이 조국사과를 하고 기본소득제 등을 국민의 뜻에 맡기겠다고 한 것은 매우 전략적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은 중도층 표심을 겨냥하여 전략적 선택을 했다. 이런 선택은 대선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경선에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전략적 선택이 나온 것은 이재명 캠프 내에 있는 이낙연계 인사에 의한 것인지 모른다.

 

이재명 캠프에는 현재 비서실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낙연을 지지했던 의원이 맡고 있다. 이런 구성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 모른다. 이는 유튜브에서 이재명이 경선 전에 한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경선 전에 이재명을 따르는 의원들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성남시장과 도지사 선거 때 도움을 주었던 몇 명사람들이 있었다. 그런데 경선이 시작되었을 때 국회의원들이 합류하기 시작했다. 그 중의 한명이 김남국 의원이다.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의 대학후배로서 가방을 들고 다닌 것을 보았다. 수행실장이라는 직책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재명이 지지자들에게 큰 절을 하자 따라서 큰 절하는 것도 유튜브로 보았다. 경선이 승리로 돌아 갔을 때 김남국은 비서실장이 되었어야 했을 것이다.

 

이재명은 경선 때 캠프 운영에 대하여 말했다. 유튜브에서 들은 것이다. 성남시장 때와 도시사 때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을 경선캠프에서 쓰지 않았다고 했다. 경선 때는 경선에 맞는 사람들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 캠프는 어떻게 꾸려야 할까? 시장이나 도지사 선거 때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이 2선으로 물러났듯이, 마찬가지로 경선 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역시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캠프는 새로운 인물로 꾸려져야 함을 말한다. 이런 말을 들었을 때 이재명의 탁월한 용병술에 감탄했다.

 

이재명의 대선 캠프는 새로운 인물로 꾸려져 있다. 이낙연 측 사람들도 있고 삼고초려 하여 새로 영입한 사람들도 있다. 이전에 시장이나 도지사 선거 때 도움을 준 사람들이나 경선 때 도움을 준 사람들은 모두 2선으로 물러났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으라는 말이 있듯이, 이재명의 대선 캠프 사람들은 대선전략에 맞게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진 것이다.

 

회사생활 할 때 들은 것이 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그 크기에 맞는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멍가게 수준에서 사람을 쓰는 것과 상장회사가 되었을 때 사람을 쓰는 것이 다름을 말한다. 창업 때 고락을 함께 했다고 하여 상장 되었을 때 사장을 맡겨 놓을 수 없음을 말한다. 상장회사에 걸맞는 전문경영인을 영입해서 더욱 더 키워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대선캠프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재명은 철저한 실용주의자이다. 그리고 치밀한 전략가이다.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어느 단계에서 어떤 사람을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시장이나 도지사 선거 때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하여 그 사람을 대선 캠프에서도 중용한다면 이는 전략가가 아니다.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하듯이 새로운 인물로 채워 넣어야 한다. 경선 때 반대편에 섰던 이낙연측 사람들도 중용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김두일 tv에서 김두일은 이재명이 조국사과한 것을 못내 서운해하고 있다. 만일 이재명이 조국수호한다면 집안단속은 되겠지만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이재명이 기본소득제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면 이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중도층의 표심을 사기 어려울 것이다.

 

여성 총괄선거본부장의 사생활 사건은 매우 안타깝다. 사람들은 왜 지켜 주지 못했느냐며 이재명에 실망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큰그림을 그리는 것에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중도층 확보 싸움이기 때문이다.

 

진보측 사람들은 불만이 많다. 진보측 사람들은 조금만 잘못해도 크게 비난받고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보수측 사람들은 잘못이 많아도 그냥 넘어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 언론을 비난한다.

 

진보는 태생적으로 도덕적 의무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진보는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득권 집단에 대하여 끊임없이 비판을 한다. 그런데 비판하기 위해서는 비판하는 자가 청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허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남의 허물은 크게 보인다는 사실이다. 특히 도덕적으로 살기로 한 사람들의 허물은 더 크게 보인다. 진보적 가치를 지닌 사람들에게 허물이 발견되었을 때 언론에서는 가만 있지 않는다. 조국사태가 대표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2019년 조국사태가 났었을 때 매주 토요일 서초동에 갔었다. 그때 당시 강남대로는 수십만, 수백만 사람들이 모였다. 구호는 조국수호 검찰개혁여덟 글자였다. 마치 나의 일인 것처럼 외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이다. 반대편은 그렇다고 치고 중도층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지금은 대선국면이다. 경선국면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이제는 누가 중도층의 마음을 잡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이재명의 조국사과는 이해된다. 그렇다고 검찰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도덕적 삶에 가치를 둔 진보측 사람에게 아주 작은 허물이라도 발견되면 크게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게송이 있다.

 

 

때묻지 않는 사람,

언제나 청정함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S9.14)

 

 

이 게송은 상윳따니까야 향기도독의 경에 실려 있다. 어느 날 어떤 수행승이 탁발 나갔다가 아름다운 연꽃을 보고서 향기를 취했을 때 하늘사람이 말한 것이다. 그래서 하늘사람은 수행승에게 향기도둑이라고 말했다. 수행승은 졸지에 도둑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불교의 오계 중에 불투도죄가 있다. 이는 도둑질에 대한 계를 말한다. 도둑질이란 무엇인가? 주지 않는 것을 가져 가는 것을 말한다. 향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구족계를 받은 수행승이 연꽃이 아름답다고 하여 가까이 다가 가서 보았다. 더 나아가 코를 대었다. 코를 대고 향기까지 취했다면 이는 명백한 도둑질에 해당된다. 왜 그런가? 주지 않은 것을 취했기 때문이다.

 

일반사람이 술을 마시면 허물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계를 준수하겠다고 선언한 수행자가 술을 마시면 허물이 된다. 수행자가 술 마시는 것을 발견했다면 비난할 것이다. 그래서 수행자에게는 작은 허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인다고 했다. 진보개혁진영 사람들의 허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여성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사생활문제로 인하여 낙마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떤 이는 이재명의 발언을 문제삼기도 한다.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진보진영 인사들의 작은 허물은 본래 크게 보이는 법이다. 그래서머리털만큼의 죄악이라도 구름처럼 크게 보이는 것이네.”(S9.14)라고 한 것이다.

 

 

지금 시각은 945, 두 시간가량 글을 썼다. 이재명에 관한 글이다. 일요일임에도 아침 일찍 일터에 나와 쓴 것이다. 카톡방에서 이재명이 조국사과한 것은 자살골을 넣은 것이다.”라는 글을 보고 자극받아 쓴 측면도 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고 했다. 최근 이재명의 선거전략을 보면 높이 날아 멀리 보는 것 같다. 이재명의 조국사과는 중도층을 겨냥한 것도 있고 현정부와 어느 정도 차별화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정치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하는 불교블로거이지만 이런 정도의 판단은 할 수 있다.

 

날이 완전히 밝았다. 또 새로운 날이 시작되었다.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매년 바뀐다. 사람의 마음은 말할 나위 없다. 누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느냐에 따라 대선 승자는 결정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허물은 머리털만큼 작아도 구름처럼 크게 보인다는 사실이다. 이런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2021-12-0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