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못지않은 불교 순례코스 개발을
매월 월말이 되면 결산을 한다. 일인사업자에게는 결재하는 것이 가장 큰 일이다. 미루고 미루다가 마지막날 하는 것이 보통이다. 매입세금계산서에 대한 것이다. 이밖에 세금이나 공과금, 관리비, 임대료도 있다. 입금액과 출금액을 비교해 보면 한달 성적표가 나온다.
일일결산은 없을까? 하루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군대에서 결산은 다른 것 같다. 하사관들을 보니 하루 일과를 마치는 4시 반이 되었을 때 모여서 술을 한잔 하는 것이었다. 이런 것도 일일결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연말이 되면 연말 결산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입출금 통장을 가지고 있는 모임이나 단체에서는 결산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래서 감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정기법회에서
정평불 정기법회겸 정기총회가 12월 18일(토)에 열렸다. 정기법회가 끝난 후에 이어서 정기총회가 열린 것이다. 먼저 정기법회에 대한 것이다.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여 줌으로 열렸다. 모두 14명 참여했다.
12월 정기법회는 ‘열반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김광수 상임대표가 법문했다. 참으로 매력적인 주제라 아니할 수 없다.
김광수 선생에 따르면 열반은 소승과 대승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이번 법회에서 열반에 대한 것은 대승의 열반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대승 열반경을 중심으로 법문이 이어졌다.
열반은 번뇌의 소멸에 대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김광수 선생은 탐, 진, 치, 만, 의, 견의 소멸이라고 했다. 고의 원인이 되는 것들이다. 이와 같은 번뇌의 소멸은 단지 망상만 없으면 된다는 방식과 다르다고 했다.
김광수 선생에 따르면 번뇌는 망상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열반은 죽고나서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몸과 마음이 살아 있을 때 열반을 성취해야 의미가 있고 가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광수 선생의 윤회관은 어떤 것일까? 이는 윤회에 대하여 근본적인 진리는 아니고 방편적인 가르침이라고 말한 것에서 알 수 있다. 왜 이렇게 말했을까? 열반은 죽어서나 성취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회신멸지(灰身滅智)로 설명했다.
탄신멸지는 “몸이 재가 되고 생각과 지각이 없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무여열반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열반은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열반은 현세에서 성취해야 함을 말한다.
열반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이 있다. 열반을 경험해 보지 않은 상태에서 열반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초기경전을 보면 여러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해 놓았다. 열반은 안전하기가 섬과 같고, 열반은 안온하기가 동굴같다는 등의 비유를 말한다.
열반은 탐, 진, 치의 소멸과 관련 있다. 이는 경전적 근거가 있다. 상윳따니까야 무위상윳따에 따르면 열반에 대하여 “탐욕이 소멸되고, 성냄이 소멸되고, 어리석음이 소멸하면 그것을 무위라고 한다.”(S43.12)라고 했다.
세 가지 의미의 열반이 있다. 첫번째는 탐, 진, 치가 소멸된 상태를 말한다. 두번째는 멸진정에 든 상태를 말한다. 세번째는 육도윤회를 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대승불교에서는 첫번째에 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열반에 대한 논의는 치열하다. 불교전통이 다르다 보니 치열하게 논쟁한다. 초기불교에 근거하여 글을 쓰는 입장에서 경전적 근거를 들어 열반을 설명할 수밖에 없다. 열반을 체험해 보았다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나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기총회에서
정기총회가 시작되었다. 김광수 상임대표가 사업보고와 회계보고를 했다. 감사들은 적정 의견을 냈다. 특히 회계와 관련하여 박금재 감사는 지출을 좀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은 많은데 지출이 턱없이 부족한 현상을 말한다.
지출이 부족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그것은 활발한 활동이 부족한 것과 관련이 있다. 지출할 항목이 적은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위한 다면 고무적인 현상이다. 앞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든든한 자금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 기존 눈부처학교와 정평포럼, 정평법회는 기본이다. 이밖에도 자비실천행으로 마하위하라사원 지원도 했고 문수스님 추모법회도 주관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하여 제약이 있었다. 내년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사회적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천진암과 주어사 문제에 대한 대책이야기도 있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순례길이 거론되었다. 천주교에서는 천진암과 연계하여 순례길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교에서도 순례길 사업을 할 수 없을까? 오래 전에도 시도가 있었다고 한다. 종단과 대학에서 추진했었는데 흐지부지 되어 버리고 말았다고 한다. 개인적 원력으로 순례길을 개발해 놓은 것도 있다고 한다. 김영덕 선생이 30개 코스를 개발해 놓은 것을 말한다.
불자들에게 순례길 코스는 생소하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수덕사가 있는 예산에서 개심사가 있는 서산까지 둘레길 형식으로 된 순례길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적인 순례길 지도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이번 정기총회에서 순례길 사업이 논의되었다. 한국불교도 산티아고순례길 같은 순례코스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과연 불교순례길은 가능할까?
제주도에는 올레길이 있다. 어느 지역에서나 둘레길이 있다. 그러나 올레길과 둘레길은 경치는 있지만 역사와 철학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불교의 경우 역사와 철학은 있지만 순례길은 없다는 것이다.
순례길은 단지 경치만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경치와 함께 역사와 철학이 있어야 한다. 산사는 역사와 철학의 보고와도 같다. 산사와 산사를 잇는 순례길을 개발한다면 산티아고 못지않은 순례길이 되지 않을까?
소임 맡을 사람이 없어서
한해가 지나면 늘 아쉬움이 크다.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더 많은 것 같다. 가장 아쉬움이 큰 것은 아마도 참여일 것이다. 이에 대하여 박경준 선생은 조직정비가 되지 않은 것이 마음 아프다고 했다. 이는 소임을 맡을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이른바 3D업종을 기피하는 것이다. 모임이나 단체에서 소임을 맡으려 하지 않는 것도 어렵고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맡아야 할까?
정평불 사무총장 소임을 만 2년 맡아 본 바 있다. 그때 몸과 마음을 태웠다. 연소되어서 여력이 남아 있지 않다. 아마도 책임감과 의무감 때무일 것이다. 누가 이런 일을 해야 할까? 방법은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다.
소임을 맡는 것도 사회적 실천이다. 자신을 이익되게 하고 타인도 이익되게 하는 자리이타행이다. 타인을 기쁨을 주고 감동하게 하는 보살행이다.
한사람이 계속 소임을 맡아서 일을 하면 정체되기 쉽다. 물은 흘러야 한다. 새로운 사람이 소임을 맡는 것이다. 인적자원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로테이션 하는 것이다. 한번도 맡아 보지 않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사회적 실천
누구나 바쁘다. 이 세상에 바쁘지 않은 사람 없다. 생업까지 있는 있는 사람은 시간은 돈이나 다름없다. 그럼에도 모임이나 단체에 참여하는 것은 사회적 실천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는 다름 아닌 자리이타행이다.
영화 버킷리스트에서 본 대사가 있다. “당신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남을 기쁘게 한 일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말한다. 나는 타인을 기쁘게 한 일이 있을까? 글쓰기 하는 것도 일종의 봉사일 것이다. 이렇게 쓰는 행위도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사회적 실천이다. 모임에 참여하다 보면 여러가지 일을 하게 되는데 남을 기쁘게 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는 일이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면 남을 감동시킬 것이다.
혼자 고립되어 사는 사람이 있다. 혼자 살면 남에게 폐는 끼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도 사회적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단히 소극적이다. 그리고 매우 수동적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사회적 실천은 참여하는 것이다. 먼저 모임에 참여해야 한다. 참여하다 보면 일을 하게 된다.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살 것이다. 이것은 다름 아닌 자리이타행이다.
남에게 폐끼치 않고 살기는 쉽다. 홀로 고립되어서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은 자신도 이익되게 하고 타인도 이익되게 하는 삶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모임에 참여해야 한다.
산티아고 못지않은 불교 순례코스 개발을
요즘 정평불 모임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법회를 비롯하여 정평포럼, 눈부처학교, 정진산행 등에 참여하여 기록을 남기고 있다. 이런 활동에 대하여 사람들은 ‘기록의 신’ 또는 ‘정리의 신’이라고 칭찬해 준다.
어디를 가든지 기록한다. 강연회에 참석해도 메모하고 해외여행가도 메모해 둔다. 나중에 후기를 남기기 위해서이다. 이번 연말 12월 송년법회와 정기총회도 참여하여 기록을 남긴다. 남는 것은 기록 밖에 없다. 모임에서 기록자로서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도 사회적 실천의 하나일 것이다.
올 한해는 코로나로 인하여 거의 모임을 갖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었을 때 한번 대면모임을 가졌지만 다시 줌모임으로 복귀 되었다. 그러나 줌모임은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하여 최연선생은 “가슴이 와닿아야 하는데 기계로 하다보니 교감이 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줌모임과 대면모임을 병행해야 한다. 줌모임만 하면 한계가 있다. 가슴으로 와닿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내년 부터는 정진산행모임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상정복도 좋지만 둘레길 산행도 고려하기로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불교순례코스를 개발하는 것이다.
내년 사업이 기대된다. 불교순례코스 개발을 말한다. 이런 것도 사회적 실천이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도 산티아고 순례코스 못지않은 불교순례코스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새로운 사업으로서 이것보다 좋은 것은 없는 것 같다.
2021-12-2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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