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대회 설문조사 해보았더니
힘 없는 자의 무기는 무엇일까? 그것은 입이다. 입이야 말로 힘 없는 자의 최대의 무기이다. 글을 쓰는 것도 그렇다. 글을 쓰는 것이야 말로 힘 없는 자의 최대 무기이다.
오늘 1월 20일 아침 허정스님이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터뷰했다. 십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다. 허정스님은 입으로 현재 갈등과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승려대회에 대해서 말했다.
허정스님과 인연이 깊다. 벌써 십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아마 2007년 내지 2008년 되는 것 같다. 그때 블로그 글로 소통했었다. 블로그에 댓글을 달아 줌으로서 소통한 것이다. 그때 스님은 인도 푸나 대학에 있었다.
허정스님이 귀국하고 나서 천장사에서 만나 보았다. 그때가 2012년이다. 그때 당시 작은법회 모임 법우들과 함께 천장사에 갔었다. 이후 천장사 일요법회 모임에 참석했다. 허정스님이 천장사 주지로 있을 때이다.
허정스님은 종단에 입 바른 소리를 해서 불이익당하고 있다. 주지 연임도 좌절되었다. 징계도 받았다. 그럼에도 바른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2017년과 2018년 조계종 적폐청산 운동 한가운데 서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 또 한번 쓴소리 했다.
오늘 아침 허정스님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승려대회 개최 부당함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코로나시기이고 대선시기임을 예로 들었다. 이런 이유로 스님들에게 설문조사했다고 한다. 결과는 어땠을까?
스님은 어제부터 8천명가량 되는 스님들에게 문자 발송했다고 한다. 이는 “1월 21일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찬성, 반대합니까?”라며 찬성과 반대를 물은 것이다. 오늘 저녁 5시까지 취합할 것이라고 한다.
스님은 먼저 받은 답신을 공개했다. 887명에 대한 것이다. 놀랍게도 반대가 압도적으로 많다. 승려대회가 반대가 568명으로 64.9%이고, 승려대회 찬성은 279명으로 31.9%에 지나지 않는다. 승려대회에 대하여 잘 몰라서 기권한 스님들은 35명으로 4%이다.
대부분 스님들이 승려대회를 반대하고 있다. 이는 아마도 명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정청래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서 승려대회를 여는 것이 명분이 없는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입장료에 대한 것이다.
정청래 의원은 등산로를 막아 놓고 입장료 받는 것에 대하여 봉이김선달식이라고 했다. 입장료를 받으려거든 사찰 바로 입구에서 받아야 된다고 말했다. 지극히 상식적인 말이다. 그럼에도 조계종에서는 발끈했다. 종단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권력승들을 말한다. 왜 그랬을까?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권승들은 승려대회를 열기로 했다. 정청래의원이 사과를 하고 108배를 해도 받아 주지 않는다. 탈당하라고 요구한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제명하라고 요구한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한 것이다. 한 정치인을 생매장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을 길들이려 하는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시기에 그것도 대선시기에 승려대회를 열어서 본때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 같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아니함만 못하다. 조계종이 그런 것 같다. 만약 승려대회를 강행한다면 역풍이 불지 모른다. 입장료문제 때문에 국민이 뽑은 국회의원을 죽이려고 한다는 인상을 줄 것이다. 코로나시기에 승려대회를 여는 것도 국민정서와 맞지 않다. 무엇보다 지금은 대선시간이다. 조계종이 정치행위를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내일 승려대회는 열릴까? 아마 열릴 것이다. 왜 그런가? 현재 조계종은 브레이크 없는 열차와 같기 때문이다. 마구 달리는 폭주하는 열차와 같다. 그 끝은 어디일까?
허정스님은 정의평화불교연대(정평불)와 공동으로 설문조사했다. 전국의 스님들에게 정평불이름으로 물어본 것이다. 이에 조계종에서는 전국 스님들에게 설문조사에 응하지 말라는 문자를 곧바로 보냈다고 한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평불이 해종단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계종의 논리는 단순한 것 같다. 자신들에게 비판하면 해종세력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대부분 침묵한다. 스님들도 할 말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한다. 불이익당할 것을 염려해서 그런 것이다. 조계종은 침묵집단 같다. 입이 있어도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체념적 침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체념적 침묵은 공멸의 길로 가게 되어 있다. 하나의 사례가 있다. 이는 대한항공 비행기가 괌에서 추락한 사건으로 알 수 있다. 기장과 부기장간의 위계질서가 엄격한 것에서 기인했다. 부기장은 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체념한 상태였다. 비행기가 추락할 위기에 처했을 때도 입을 닫았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기장과 부기장을 포함하여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이다.
조계종은 체념적 침묵이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최고 의사결정권자 자승승려가 폭주해도 “아니됩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폭주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 것 같다. 그 결과 입장료 문제 때문에 승려대회를 하기에 이르렀다.
대부분 스님들은 승려대회를 반대한다. 그럼에도 명분도 없는 승려대회를 강행한다면 역풍 맞을 것이다.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2022-01-2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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