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후기

북미 트럭커 영화 아이스 로드

담마다사 이병욱 2022. 2. 2. 08:37

북미 트럭커 영화 아이스 로드


"
상사도 없고 출근도 없습니다." 영화대사 중의 하나이다. 영화가 끝날 때 트럭커가 한 말이다. 새로 트럭을 장만한 사람은 사업자가 된 것이다. 이를 개인사업자, 일인사업자, 자영업자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설날 저녁 케이블채널에서 영화를 보았다. 리암 니슨 주연의 '아이스 로드(2021)'이다. 처음부터 본 것은 아니다.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걸린 것인데 거의 처음부터 본 것이나 다름없다. 영화에 시선이 꼽힌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니암 리슨'이라는 액션배우 이름과 '아이스로드'라는 두 개의 키워드 때문이다.

 

 


흔히 '믿고 본다'라는 말이 있다. 영화 자막에 나오는 말이다. 대개 스타급 배우에 붙여주는 훈장과 같은 칭호이다. 그래서 '믿고 보는 리암 니슨'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리암 니슨 앞에 마치 수식어처럼 '믿고 보는'이라는 말이 붙었을 때 믿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절대 실패하지 않는 영화임을 암시한다. 무엇보다 '아이스 로드'라는 말이다. 빙판길을 말한다. 커다란 호수 위를 콘테이너 트럭이 달리는 것이다. 그것도 해빙기가 시작된 4월이다.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영화에 대해서 검색해 보았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줄거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
캐나다 매니토바주,
다이아몬드 광산 폭발 사고로 갱도에 매립된 26명의 광부들.

이들을 구출할 유일한 방법은 제한시간 내
해빙에 접어든 아이스 로드를 횡단해 구조용 파이프를 운반하는 것뿐.

영하 50도에 달하는 극한의 추위와 눈 폭풍이 도사린하얀 지옥위니펙 호수 위
불가능한 미션의 수행자로 선택된 전문 트러커마이크
대형 트레일러 3대와 구조팀을 이끌고
예측불가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는 아이스 로드를 달리기 시작하는데…"

 


주어진 시간은 단 30시간이다. 반드시 구해야 한다. 매몰된 광부에게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관을 수송해야 한다. 이를 '정두 가스관'이라고 했다. 40피트 콘테이너에 싣고 주어진 시간 내에 미션을 달성해야 한다. 최소 5만불에서 최대 20만불 보상이 따른다. 잘 하면 트럭 한대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영화는 설원에서 펼쳐지는 빙판길 액션에 대한 것이다. 빙판 재난 액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난은 천재가 아니라 인재라는 것이다.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재난이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재난이라고도 말할수 있다.

 

 


영화에서 고발한 것은 악덕 기업에 대한 것이다.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기업의 행태를 고발한 것이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행위도 서슴없이 자행하는 것이다. 사람 인명을 경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모까지 꾸며낸다. 악덕 기업이 자행하는 사익추구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니 자본주의 한계를 보는 것 같다.

자본주의는 무엇일까? 잘은 모르지만 들어서 알고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화폐' '자본'이라는 두 글자이다. 왜 이 두 단어가 중요한가? 이는 자본주의의 속성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두 욕망과 관련이 있다.

화폐를 다른 말로 말하면 돈이다. 돈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욕망이다. 돈 자체가 욕망인 것이다. 자본주의는 화폐이기 때문에 기본 바탕에 욕망을 깔고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욕망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돈이고, 자본주의는 욕망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돈을 가지고 있으면 어떤 마음이 들까? 한편으로 쓰고 싶은 마음이 있고 또 한편으로 굴리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돈을 쓰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부자라고 해서 밥을 열 끼, 백 끼 먹는 것은 아니다. 가난한 자나 부자나 하루 세 끼 먹는다. 돈이 많다면 더 많은 돈을 만들고자 할 것이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증식이다. 마치 돈 많은 자가 밥을 열 끼, 백 끼 먹는 것과 같다. 이처럼 자본주의는 증식을 특징으로 한다.

자본이 있어야 증식할 수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또 다른 속성이다. 돈은 욕망이고 동시에 자본은 증식인 것이다. 그래서 자본주의는 돈과 자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욕망과 증식이기도 한 것이다. 돈이라는 욕망과 자본이라는 증식이 결합되었을 때 무한 질주하게 된다. 아니 폭주하게 되어 있다. 영화에서는 폭주하는 자본주의 기업의 막장을 보여주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사람들은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은 체제에서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체제가 우월한지 알 수 없다. 다만 사익추구인지 공익추구인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잘못 굴러가면 재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욕망이 자본과 결합되었을 때 어떤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금하는 것도 서슴없이 자행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보는 광산기업이 그렇다.

인간의 욕망이 극대화되었을 때 재난이 된다. 인재가 발생하는 것은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했을 때 파괴적으로 작용한다.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돈과 자본에 취해서 도덕불감증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부처님 당시 유물론자들을 보는 것 같다.

자본주의는 기본적으로 유물론에 기반한다. 물질주의가 극대화된 것이 자본주의이다. 욕망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에서 인과법은 무시되는 것 같다. 영화에서 악덕 기업의 행위를 보면 행위에 대한 과보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인과는 엄중한 것이라고 한다. 행위를 하면 반드시 과보가 따름을 말한다. 그러나 오로지 이익만을 추구하는 자들은 인과법을 무시하는 것 같다. 유물론자들이 대표적이다. 그들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이는 업과 업의 과보에 대한 부정이다. 우연론자도 이에 해당된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
수행승들이여, 예를 들어 어떠한 직조된 옷들이 있더라도 그 가운데 머리털로 만든 옷을 최악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머리털로 만든 옷은 추위 속에서 춥고 더위 속에서는 덥고, 추하고, 냄새가 나고, 거친 감촉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승들이여, 이와 같이 어떠한 수많은 수행자와 설법자의 가르침 가운데 막칼리 고쌀라의 가르침을 최악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어리석은 자, 막칼리는 업도 없고 업의 과보도 없고 정진도 없다고 이와 같이 설하고 이와 같이 보기 때문이다.”(A3.135)

부처님은 외도스승 중의 최악에 대하여 막칼리 고쌀라라고 했다. 막칼리는 업과 업의 과보를 부정하는 무작론(akiriya)을 설했기 때문이다.

악덕기업을 보면 막칼리의 제자들처럼 보인다. 이는 막칼리가 " 바라문이여, 나는 신체적인 악행, 언어적인 악행, 정신적인 악행의 무작을 설하고 여러 가지 악하고 불건전한 것들의 무작을 설합니다.” (A8.11)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어떤 행위를 해도 과보가 따르지 않음을 말한다. 유물론에 기반한 우연론자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기업이 사적 이익만을 추구했을 때 어떤 과보가 발생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것은 재난이다. 사람이 만든 인재를 말한다.

천재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재는 막을 수 있다. 체제전환을 하는 것이다. 사적이익추구의 가치관에서 공적이익추구의 가치관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돈과 자본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이는 욕망과 증식에서 해방됨을 말한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악덕 기업에 맞서 싸운다. 동료가 죽는 등 희생이 따랐지만 결국 정의는 승리하고 진실은 밝혀 졌다. 그리고 보상이 따랐다. 북미대륙을 종횡으로 달리는 트럭커가 된 것이다. 개인사업자, 일인사업자, 자영업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상사도 없고 출근도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2022-02-0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