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니까야모임

수메다 존자의 서원

담마다사 이병욱 2022. 2. 14. 08:21

수메다 존자의 서원


하나의 그림이 신심을 일으키게 한다. 수메다 존자가 물웅덩이에 배를 까는 장면을 말한다. 미얀마 사람들이 그린 그림이다. 미얀마 파고다에서도 볼 수 있다.

미얀마 사람들의 신심은 세계가 인정한다. 미얀마 사람들은 왜 세계가 인정하는 신심을 갖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학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우 실라 사야도를 공양청한 적 있다. 그때 "미얀마는 수행의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사야도는 "아닙니다. 미얀마는 교학의 나라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야도는 왜 미얀마를 교학의 나라라고 했을까? 아마도 그것은 미얀마에서 두 번에 걸친 결집이 일어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얀마가 수행의 나라라기 보다는 교학의 나라라고 말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미얀마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고스란히 전승되어 왔고 무엇보다 부처님 가르침 그대로 살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빠알리 삼장이 온전히 전승되어 왔고 부처님 당시의 수행법도 복원되어 전세계 불교인들의 마음의 고향이 되었다.

미얀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수행의 나라라고 잘 알려져 있다. 해마다 수천명에 달하는 출재가의 사람들이 수행하러 떠났기 때문이다. 또한 미얀마는 교학의 나라이다. 두 차례 결집으로 빠알리 삼장이 온전히 보전되어 온 것이 큰 이유이다. 이렇게 빠알리 삼장이 있고, 팔정도 수행이 있고, 팔정도 수행으로 사향사과의 성자가 츨현했다면 정법시대이다.

미얀마 불교가 있어서 세계불교가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정법불교라고 볼 수 있다. 부처님 가르침이 오염되지 않고, 부처님 가르침이 변질되지 않은 것이 큰 이유이다. 그렇다면 미얀마 불교가 세계불교를 주도하고 미얀마 수행법이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출재가의 탄탄한 교학에 있을 것이다.

미얀마 스님들의 교학에 대한 이해는 놀랍다. 미얀마 스님들은 어려서 출가해서 빠알리 삼장을 배운다. 오로지 수행만 하는 불교전통과 다른 것이다. 교학과 수행을 동시에 하기 때문에 법랍이 10년 정도 되면 누구나 법문을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한국불교 스님들과 매우 대조적이다.

미얀마에서 계를 받고 빅쿠가 된 출가자들이 많다. 처음에는 재가자로 갔다가 현지에서 머리를 깍고 비구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수행위주로 머물게 된다. 그러다 보니 교학적 토대가 매우 약하다. 법문을 해도 수행 이야기만 한다. 어느 스님은 사띠 이야기 하나로 주어진 법문 시간을 때우는 것을 보았다.

미얀마 스님들은 법문에 강하다. 어려서 부터 교학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아비담마 논장은 줄줄 외울 정도이다. 스리랑카에서는 비구계를 받으려면 법구경을 앞으로도 거꾸로도 외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어려서 출가해서 빠알리 삼장을 익혔을 때 나이가 들면 모두 법문을 잘하는 법사가 되는 것 같다.

 

미얀마 불교의 진정한 힘은 무엇일까? 이에 대하여 우 실라 사야도는 주석과 복주석의 힘이라고 했다. 이는 무슨 말인가? 미얀마 불교가 교학의 나라이다 보니 수행과 교학의 고승들이 자신이 이해한 것을 주석이나 복주석 형태로 남겨 놓은 것이다. 아마도 19세기 레디 사야도가 대표적이라고 본다.

한국불교에서는 빠알리 삼장의 전통이 짧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KPTS)에서 1999년 상윳따니까야 일부를 번역하여 출간한 것이 최초라고 볼 수 있다. 이제 23년 된 것이다. 사부니까야는 완역되었지만 여전히 번역불사는 진행 중에 있다. 율장도 모두 완역되었다. 논장은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하여 미얀마불교는 이미 19세기 5차 결집 때 체계화되었다.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내려와서 미얀마 불교가 세계불교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에 관한한 미얀마불교가 선진국이다. 그런데 미얀마 불교의 진정한 힘은 주석과 복주석에 있다는 것이다. 미얀마어로 되어 있어서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이다. 미얀마 스님들이 법문 잘 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미얀마는 수행의 나라이고 교학의 나라이고 계율의 나라이다. 여기에 하나 더 더한다면 신심의 나라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신심은 어디서 나올까? 탄탄한 교학에 토대에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자타카라고 볼 수 있다.

미얀마에서 수행한 스님에 따르면 미얀마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전은 자타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아직 접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빠알리성전협회에서 완역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간을 앞두고 있다.

교정을 보다가 신심을 자극하는 게송을 보았다. 수메다 존자가 "부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진흙을 밟지 마시고 저를 밟고 가소서. 저에게 안녕이 될 것입니다.”(Jnd.63)라고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은 게송을 보면 신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자타카 초반부에 나온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승보살 사상의 기원이 되는 수메다존자의 서원이 있기 때문이다.

"
그는 진흙위에 누워서 다시 두 눈을 꼼짝 않고 디빵까라 부처님의 불광을 보면서 이와 같이만약 내가 원한다면, 일체의 오염을 불사르고 참모임의 신참자로서 람마 시에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판독하기 어렵게 만드는 외관을 빌어, 나의 오염원을 불사르고 열반에 도달할 필요는 없다. 디빵까라 부처님처럼 최상의 바르고 원만한 깨달음을 얻어 가르침의 배를 띄워 많은 사람을 윤회에서 건진 후에 나중에 완전한 열반에 들어야 겠다. 이것이 나에게 알맞은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이 구절을 결코 본적이 없다. 이번에 번역되었기 때문에 처음으로 접한 것이다. 그리고 보면 이번 한국빠알리성전협회의 자타카 번역 불사는 한국불교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임에 틀림없다.

"
바닥에 누워서
이와 같이 나는 생각했다.
오늘 원한다면, 나의 오염을
볼태울 수 있을 것이다.” (Jnd.64)

그러나 왜 내가 여기서
알지 못하는 것이 있음에도
진리를 실현할 것인가?
신들을 포함한 세계에서
일체지자로서 부처님이 되리라.”(Jnd.65)

강건한 사람으로서
내가 혼자서 건너간들 무엇이랴?
일체지에 도달한 후에.
신들과 인간을 구원하리라.”(Jnd.66)

이러한 나의 봉사로
위없는 사람 가운데 하나가 되어,
일체지를 얻어서
많은 사람을 구제하리라.”(Jnd.67)

윤회의 흐름을 끊고,
세 가지 존재를 멸하고,
진리의 배에 승선하여,
신들을 포함한 세계를 구제하리라.”(Jnd.68)


2022-02-13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