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법이 득세한 세상에서
참으로 아쉬운 밤이었다. 훗날 역사는 어떻게 기록할까? 담마아닌 것이 담마를 이겼다고 할지 모른다. 비법이 득세한 세상이 된 것이다. 근소한 표차이로 지긴 했지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번 대선은 모두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었다. 마치 전투하듯이 전쟁아닌 전쟁을 치루었다. 진보적 가치, 민주적 이념이 끝까지 할 것 같았지만 다수결이라는 원칙에 무참히 깨졌다.
한국에 보수와 진보는 있기나 한 것일까? 진정한 진보도 진정한 보수도 없다. 계급과 지역만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이익에 도움이 된다면 무능력자도 대통령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이번 대선도 예외가 아니다.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다. 모든 면에 있어서 한국은 역동적이라는 말이다. 선거로 세상을 바꾸는데 있어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다. 투표로 세상을 바꾸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촛불로 끌어내기도 한다. 일본과 같은 나라,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다.
민심은 천심이다. 잘못하면 언제든지 탄핵당할 수 있다. 자만에 가득차서 기고만장하면 반드시 댓가를 치룬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에 선거에 이긴자들의 앞날은 험난한 것이 된다.
5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보기 싫어도 보아야만 한다면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지나고 나면 늘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앞으로 5년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것이다. 앞으로 5년은 혼란의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준비하는 자에게는 기회의 시간이 된다.
이번 대선을 통해서 인물이 출현했다. 이재명을 시대의 희망으로 만든 것이다. 선거와 같은 제도가 없었다면 단지 똑똑한 사람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대선판에서 그는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그리고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었다.
이재명은 젊다. 이제 50대 후반이다. 한번이 아니라 여러번 나올 수 있는 나이이다. 언제든지 등판할 수 있는 구원투수와도 같다. 이런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다음 번에는 전륜성왕이 될 것이다.
자고나니 세상이 바뀌었다. 그렇다고 나의 삶이 바뀐 것은 아니다. 나는 오늘도 일터에 가서 앉아 있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커피를 마시며 하루일과를 시작할 것이다.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으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이런 삶에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서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이 바뀐 것은 자리가 바뀐 것을 의미한다. 마치 점령군처럼 자리가 교체 되는 것이다. 잘 하면 다행이지만 못하면 회초리를 들 것이다. 나와 가족과 공동체가 침해 받는다면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촛불을 드는 것이다.
앞으로 큰 혼란이 예상된다. 선택한 사람들은 혼란의 댓가를 톡톡히 치룰 것이다. 그런 한편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럴때 준비된 자가 있다는 것은 다행이다. 이재명은 젊다. 좀 더 숙성되어 때를 기다리면 된다. 이제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었다.
2022-03-10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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