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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으로 투표대열에 동참했을 때

담마다사 이병욱 2022. 3. 4. 13:02

절박함으로 투표대열에 동참했을 때

 

 

오랜만에 걸어서 일터에 갔다. 절기상으로는 봄이다. 또한 3월 신학기이다. 날씨도 춥지 않아 걸을만하다. 덕천초등학교 입구에 아이들과 엄마들이 한무더기 모여 있다.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자녀의 등교길을 함께 하는 것이다.

 

 

모처럼 아이들을 본다. 오전 9시가 다 된 시간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방에서는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힘들고 노인들만 남아서 소멸을 걱정하지만 경기도 수도권 남부 도시는 예외인 것 같다.

 

걸어서 일터로 갈 때 빠나다경 10게송을 암송했다. 새벽에 두 번 암송한 것을 천천히 걸으면서 나지막이 입으로 소리 내며 간 것이다. 한번 외워진 것은 잊어 버리지 않는다. 그렇게 되기까지 수백번을 외워야 한다. 그러면 사진처럼 선명하게 박힌다. 이를 포토메모리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코로나도 다 끝나가는 것 같다. 점심시간에 만안구청 앞 만안보건소에서 본풍경은 긴장되어 보이지 않는다.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나 검사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나 여유가 있어 보인다. 이제 식당에서도 체크하는 기계를 치웠다. 이것으로 코로나는 끝난 것 같다.

 

코로나기간 중에 식당순례를 했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 주기 위해서 사무실 반경 300-400미터 거리에 있는 식당을 찾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2년에 걸쳐 30여군데 갔었다.

 

식당순례의 결과 숨겨진 맛집을 다수 발견했다. 한군데에서만 먹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글로서 순례기를 남겼기 때문에 그날 상태에 맞는 집을 방문할 것이다. 오늘은 자주 찾는 한식부페집을 찾아 갔다.

 

한식부페집 특징은 찌게에 있다. 동태찌게, 김치찌개 등 찌게전문 한식부페집이다. 가격은 6천원이다. 카드로 결재하면 7천원이다. 현금을 준비해서 현금으로 사먹는다.

 

 

식당 안에는 건설노동자들로 가득하다. 주로 나이든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보기 힘들다. 여성 노동자들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일해서일까 거친 작업복에 거친 얼굴 모습이다. 어렵고 힘들고 험한 일을 하는 직업적 특성 때문일 것이다.

 

건설노동자들의 식사 모습에서 삶의 활력을 본다. 사무직의 모습과는 다르다. 거친 노동현장에서 단련된 모습에서 노동의 아름다움을 본다. 그들이야 말로 근면한 노력과 이마의 땀과 팔뚝의 힘으로 여법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대로 사거리에는 후보를 알리는 플레카드가 붙어 있다. 1번과 2번의 경쟁이다. 플레카드에는 경쟁적으로 지역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안양7동 철길 변에는 2번 후보가 국철지하화 철도부지 공원조성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1번 후보는 코로나 방역지원금 지급시작이라는 문구와 함께 당선 즉시 충분히 더 보상하겠습니다라는 문구를 선보였다.

 

 

살고 있는 동네의 대로에도 공약 플레카드가 붙어 있다. 2번 후보는 안양종합운동장 스포츠 테마파크조성추진이라는 문구를 선보였다. 1번 후보는 인천 지하철 2호선 안양비산까지 연장추진이라는 문구를 보여주었다. 지역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게 하기에 충분하다.

 

 

우체국사거리에는 불법 플레카드도 붙어 있었다. 전과4범 운운하는 것을 말한다. 이른바 네거티브 플레카드이다. 선관위가 제대로 감시한다면 이런 플레카드는 금방 철거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사전투표를 해 본적 없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그럼에도 후보들은 사전투표를 독려한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유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막연한 희망을 가져 본다.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제대로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상식적인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갖가지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오계를 지키는 사람도 있지만 오계를 밥먹듯이 어기는 사람들도 있다. 착하고 건전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지만 악하고 불건하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 모두 한표를 행사한다. 등교길 엄마들도 한표이고 건설노동자들도 한표이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한다. 민심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하늘은 누구를 선택할까? 착하고 건전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올바른 판단을 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악하고 불건전하고 비상식적인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반드시 내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다. 절박함을 느낄 때 힘을 발휘한다.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하늘을 움직이려면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젊은이나 늙은이, 부자나 가난한자, 지위가 높은 자나 지위가 낮은 자나 절박함으로 투표대열에 동참했을 때 세상을 바꿀 수 있다.

 

 

2022-03-04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