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악마가 되어 가는가?
지금 시각 5시 24분,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아무래도 경을 암송한 것에 대한 보답일 것이다.
빠다나경 13개 게송을 차례대로 암송했다. 모두 25개 게송에서 이제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그 전조는 다음과 같은 게송이다.
"까마 떼 빠타마 세나,
두띠야 아라띠 뷰짜띠
따띠야 풋삡빠사 떼
짜뚜티 딴하 빠뷰짜띠"
"빤짜맘 티나밋담 떼
찻타 비루 빠뷰짜띠
삿따미 비찌낏짜 떼
막코 탐보 떼 앗타모"
빠다나경 12번과 13번 게송이다. 이 게송은 다음과 같이 번역된다.
"그대의 첫 번째 군대는 욕망,
두 번째 군대는 혐오라 불리고,
그대의 세 번째 군대는 기갈,
네 번째 군대는 갈애라 불린다."(Stn.438)
"그대의 다섯째 군대는 권태와 수면,
여섯째 군대는 공포라 불리고,
그대의 일곱째 군대는 의혹,
여덟째 군대는 위선과 고집이라 불린다."(Stn.439)
악마의 군대는 마음의 오염원임에 틀림없다. 까마(Kāmā)는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을 말한다. 시각이나 청각 등 다섯 가지 감각기관으로 즐기는 오욕락이 악마의 군대라는 것이다.
악마의 군대를 마군 또는 마구니라고 한다. 이는 마라세나(māra senā)를 번역한 말이다. 이와 같은 악마의 군대는 모두 팔군이 있다. 경에서는 욕망(Kāmā), 혐오(arati), 기갈(khuppipāsā), 갈애(taṇhā), 권태와 수면(thinamiddha), 공포(bhīrū), 의심(vicikicchā), 위선과 고집(makkho thambho)이라고 했다.
혐오(arati)도 악마의 군대에 해당된다는 것이 놀랍다. 누군가를 지독히도 미워하고 증오하는 것도 마구니의 지배하에 있음을 말한다. 내가 혐오의 감정에 치우쳐 있다면 나는 악마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권태와 수면(thinamiddha)도 악마의 군대에 해당된다. 무료하고 심심하고 하품나는 삶을 살고 있다면 그는 악마의 지배하에 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심해서 늘 즐길거리를 찾는 자도 이에 해당될 것이다.
여덟 종류의 악마의 군대를 보면 부정적 마음에 대한 것이다. 악하고 불건전한 마음에 지배받았을 때 악마의 군대의 점령하에 있게 되는데 이는 자신이 악마가 되어 있음을 말한다.
부처님은 악마와 싸워 이겨서 부처가 되었다. 여덟 종류의 마군과 싸워 승리한 것이다. 이와 같은 승리의 노래가 오래 전부터 전승되어 왔다. 자야망갈라가타 1번 게송이 그것이다.
"악마가 수천의 무기들을 가지고
기리메칼라라고 불리는 무서운 코끼리 위에 타고,
군대를 동원하였을 때,
성자들의 제왕 자비로운 가르침으로 섭수하셨네."
이 게송은 아마 숫따니빠따 빠다나경(Sn.3.2)를 모티브로 만들었을 것이다. 테라와다불교 전통에서 아주 오랜 옛날 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승되어 온 것이다.
자야망갈라가타는 모두 아홉게송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덟 게송은 부처님의 승리에 대한 게송이고 마지막 게송은 유통분 게송이다.
여덟 게송 중에 첫번째 게송은 부처님이 악마의 군대와 싸워 승리한 것을 노래한 것이다. 그런데 단지 승리를 찬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처님의 승리가 나에게도 또는 그대에게도 임하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각 게송마다 말미에 "땅 떼자사 바와뚜 메(떼) 자야 망갈라니(Taṃ-tejasā bhavatu me(te) jaya-maṅgalāni)"라는 후렴구가 붙어 있다. 이는 부처님의 위대한 승리와 행운이 나에게(me) 또는 그대에게(te) 임하길 바라는 것이다.
자야망갈라가타는 축복의 게송이다. 이는 망갈라라는 말이 길상 또는 행운, 축복을 뜻하기 때문이다. 또 이 게송은 승리의 게송이기도 하다. 이는 자야라는 말이 승리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야망갈라가타를 승리와 축복의 게송이라고 말한다. 한자어로는 길상승리게이다.
항상 축복과 승리의 나날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일까 테라와다불교 전통에서는 혼례식이나 졸업식, 입학식, 개업식 때 자야망갈라가타를 독송한다. 또한 이사 갈 때나 집들이할 때, 돌 잔치할 때도 승리와 축복의 게송을 낭송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위대한 승리와 행운이 항상 나에게 또는 그대에게 임하길 바란다. 그래서 자야망갈라가타 유통분을 보면 "이 부처님의 승리의 행운을 나타내는 여덟 게송을 매일매일 게으름 없이 독송하면 하나 아닌 수많은 불행을 극복하고 슬기로운 자 해탈과 지복 얻을 것이 옵니다."라고 되어 있다.
자야망갈라가타 아홉 게송을 모두 외운 바 있다. 지금도 차에서도 듣고 사무실에서도 듣고 틈만 나면 듣는다. 이미우이가 부른 자야망갈라가타 음악(https://youtu.be/iqNE5niOknQ)으로 듣는다. 듣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공덕이 된다. 부처님의 위대한 승리에 대한 게송이고 또한 축복에 대한 게송이기 때문이다.
하루를 부처님의 승리와 행운의 게송으로 시작한다. 그 첫번째 게송은 부처님이 악마의 군대와 싸워서 승리한 것이다. 그 악마의 군대는 다른 것이 아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마음의 오염원에 대한 것이다.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이 일어났을 때 악마에 지배당한 것이다. 무료하고 심심해서 하품을 해도 악마의 군대에 지배당한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혐오했을 때 악마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럴 때 항상 부처님의 승리에 대한 게송을 떠 올린다면 나에게도 그대에게도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
2022-03-15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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