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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담마다사 이병욱 2022. 4. 25. 08:32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오미크론 6일째의 새벽이다. 하루하루 눈에 띄게 차도가 있다. 어제와는 또 다른 양상이다.

목소리가 돌아 왔다. 말을 할 때 목소리가 터지고 찢어져서 저음으로 간신히 얘기 했으나 지금은 본래 상태로 복귀했다. 하루가 지날 때 마다 기적을 보이는 것 같다. 오늘 새벽에는 오미크론이 싹 사라진 듯한 느낌이다.

해제일 하루를 남겨놓고 있다. 현재 나의 몸 상태는 어떨까? 거의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아무렇지 않다. 삶의 현장으로 복귀해도 될 것 같다.

극적반전이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보는 듯하다. 태평양전쟁 당시 과달카날 전투를 떠오르게 한다. 수세에 몰리다가 승기를 잡아 반격에 들어간 것 같다.

제2차 세계대전은 파시스트들이 일으킨 전쟁이다. 국가전체주의자들이 초기에 전격전을 펼쳐서 일거에 점령해 버렸다. 일본의 경우 개전한지 6개월만에 동남아 대부분을 장악했다. 심지어 호주까지 넘보고자 했다. 그 결과 뉴기니 부근 솔로몬 군도까지 진출했다.

일본은 솔로몬 군도 중의 하나인 요충지에 비행장을 하나 건설했다. 그것이 과달카날 섬에 있는 비행장이다. 이 비행장이 완성되면 호주는 손안에 들어 오는 것이다.

미국은 개전 초반 일방적으로 당했다. 진주만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미국이 참전 했을 때 일본은 망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물량공세에 당해낼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미국이 처음 승기를 잡은 것은 미드웨이 해전이다. 육상에서는 솔로몬군도에 있는 과달카날 전투가 최초이다.

유튜브에서 과달카날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유튜브 '닥터제이'채널에서 본 것이다. 전투상황에 대하여 날자별로 시간대별로 사료를 바탕으로 꼼꼼히 편집한 것이 특징이다. 전세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과달카날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과달카날전투는 물량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압도적인 전쟁물자를 투입해서 물리친 것이다. 이에 반해 일본군은 보급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투를 했다. 굶주린 상태에서 반자이(만세) 돌격을 하다 전멸했다.

과달카날 전투를 계기로 전세는 역전됐다. 이후 미국은 항공모함 등 전함을 마치 콘베이어 벨트에서 양산하듯이 찍어 냈다. 전투기와 폭격기 등 비행기도 자동차 생산하듯이 대량으로 찍어 냈다.

일본은 미국의 압도적인 전쟁물량과 신무기에 당해낼 수 없었다. 계속 밀리고 밀려서 본토 밖에 남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원자폭탄 한방에 무너졌다.

오미크론과 전쟁을 했다. 오미크론 첫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침략자들이 극격히 세를 불려 먼저 목을 장악했다. 목이 컬컬한 것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백신을 3차까지 맞았다. 그러나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오미크론에 맥없이 무너졌다. 급격히 확산되는 오미크론에 속수무책이었다. 마치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하는 것 같았다.

최악은 확진 2일째였다. 목젖은 퉁퉁 부어 올랐다. 그 결과 목에서는 불이 났다. 온몸은 오한으로 떨었다. 약을 투입하기는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확산되는 오미크론 대군에게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루밤 지나고 나니 역전의 발판이 마련 되었다. 확진 3일째에 오한이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목에서 불 나는 것은 여전했다. 목소리는 터지고 갈라졌다. 침을 삼키기도 힘들 정도였다. 물을 마시면 따끔 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다.

밥맛도 잃었다. 목에서 불이 나니 맛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먹어야 산다. 밥을 먹고 약을 투여 했다. 알약 네 개를 삼시 세끼 때마다 먹었다. 여전히 목에서 불이 났다. 목이 따끔거려서 앉아 있을 수도 없고 서 있을 수도 없었다.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다.

이 질병은 시간 지나면 낫는 것으로 확신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로 보았다. 그러나 시시각각 틈을 주지 않고 통증이 계속 되자 어찌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경전을 봐도 그때 뿐이었고, 경을 암송해도 그때 뿐이었다. 행선을 해 봐도 통하지 않았다.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불을 덥고 누웠다. 오후부터 시작하여 다음날 아침까지 계속 누워 있었다. 마치 병 난 개가 어딘 가에 가서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 것과 같다.

다음날 오미크론 4일째가 되자 놀랍게도 불타는 목은 사라졌다. 극적인 반전이다. 이후 매일 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마 약물에 의한 물량공세 때문일 것이다. 매일 삼시 세끼 항생제를 포함한 네 종류의 약이 투입된 것이다.

약물공세에 오미크론의 확산이 주춤했다. 그리고 패퇴하기 시작했다. 마치 일본 파시스트들이 전쟁을 일으키다 패주하는 것과 같다. 둘째날 오미크론이 절정이었는데 이는 진주만 기습과도 같다. 셋째날 오한이 사라졌는데 이는 과달카날에서 전세가 역전된 것과 같다.

이번 오미크론과의 전쟁에서 분수령은 3일째라고 본다. 3일째 되는 날에 오한이 사라지고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약물 투여가 누적됨에 따라 반격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매일 삼시 세끼 약물을 투여 했을 때 오미크론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을 것이다. 여기에 결정적 한방이 있다. 그것은 3일째 되는 날에 비대면 진료를 한 것이다. 불타는 목에 대한 강력한 처방을 했다. 마치 신무기 하나를 가진 듯 했다.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유전자 정보가 같다. 숙주를 만나면 단백질을 공급받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첫날 목이 칼칼함과 함께 오한이 시작된 것은 무혈입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약물이 투여 되자 잡히기 시작됐다.

오미크로은 유전적으로는 단일체이기 때문에 아무리 많아도 몰살되게 되어 있다. 그래서 오미크론이 침입한지 3일만에 오한이 해결되고 4일째에 불타는 목이 잡혔다. 5일째 되는 날에 목이 칼칼하고 변성된 것은 여전 했으나 견딜만 했다. 도중에 비대면 진료가 이루어졌다. 일종의 맞춤진료라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더욱 강력한 약을 갖게 되었다. 마치 고성능폭탄과 같은 것이다.

매일 삼시 세끼 약물이 투하 되었다. 목과 관련된 신무기도 투하 되었다. 이러한 물량공세에 오미크론이 배겨나지 못한 것 같다. 헛기침이 나올 때는 진해거담제가 투입되었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군이 압도적인 물량으로 일본 본토를 맹폭한 것과 같다.

오미크론 6일째 아침이다. 이제 목소리도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 불타는 목은 없어진지 오래 되었다. 헛기침이 나오긴 하지만 진해거담제를 투입하면 잠잠해진다. 마치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이 발병 전의 모습으로 돌아 갔다.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2022-04-25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