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속의연꽃

점심값 아껴서 도자기 난(蘭) 화분을

담마다사 이병욱 2022. 5. 2. 11:42

점심값 아껴서 도자기 난() 화분을

 

 

화창한 봄날씨이다. 계절은 오월이 되어서 온통 신록이다. 정확히 연두색 신록이다. 일터에서 해야 할 일을 마치자 보상심리가 발동했다. 나가야 했다. 나가서 걷고자 했다.

 

어디로 가야 할까? 마침 프린터 토너가 떨어졌다. 우체국사거리에 있는 서비스센터를 목표로 했다. 세 정거장 거리에 있다. 도심에서 세 정거장은 멀지 않다. 걸어서 십여분 가면 된다.

 

 

서비스센터 가는 도중에 재활용품점이 있다. 각종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서 파는 굿윌스토어(Good Will Store)를 말한다. 살 것이 없어도 가는 길에 들른다. 오늘도 도중에 들어갔다.

 

재활용품점 1층은 주로 의류와 가방을 파는 곳이다. 2층은 갖가지 잡다한 생활용품이 있는데 차기 세트를 종종 산다. 오늘도 2층을 향하여 계단을 올라가다가 눈에 포착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마치 도자기로 된 난 화분이다.

 

 

도자기 화분 가격은 얼마일까? 7천원으로 쓰여 있다. 이정도면 적정한 가격이라고 본다. 삼성서비스에서 토너를 사오는 길에 다시 들러 구입했다.

 

굿윌스토어에 대한 안내 문구를 발견했다. 개념은 기부 받아서 판매하는 것이다. 새로운 개념의 재활용품점인 것 같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행되던 것이라고 한다.

 

굿윌스토어는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선한 의지의 가게라고 할 것이다. 기부받아서 판매하는데 수익금을 장애인 등에게 쓴다고 한다. 이런 개념은 “1902년 미국 에드가 헬름즈 박사(감리교 목사)가 보스턴 이민자들과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기증품을 수선하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일자지를 제공했습니다.”라는 문구로 알 수 있다.

 

 

한국에서 굿윌스토어가 생겨난 것은 2003년의 일이라고 한다. 강영우 박사의 소개로 부산 호산나 교회에서 1호점을 개설한 것이 시초이다. 현재 서울, 수원 등 전국적으로 총 16개의 매장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안양점이다.

 

굿윌스토어는 세계적 재활용품 가게이다. 안내문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등 15개 나라에서 3천여개의 스토어가 있다고 한다. 매년 2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연매출 5.5조원이라고 한다.

 

굿윌스토어는 기증에 의해서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당장 사용하지 않지만 의류, 잡화, 생활용품, 가전 등을 매장으로 직접 가져오시거나 전화 주시면 예쁜 트럭이 찾아 갑니다.”라고 안내문을 써 놓았다.

 

도자기 난 화분에 난 화분을 집어넣었다. 몇주전 안양중앙시장 노점에서 산 난을 통째로 넣은 것이다. 플라스틱 난 화분이 도자기 난에 들어 가자 겉으로 보기에 감쪽같다.

 

 

도자기 난 화분은 청자 빛깔이다. 정말 도자기일까? 바닥을 보니 ‘Made in Chaina’라는 문구가 보인다. 중국산인 것이다. 중군산이면 어떤가? 나면 좋으면 되는 것이다.

 

청자빛 도자기 난 화분을 7천원에 구입했다. 누군가 사용했을 것이다. 사연 있는 화분인지 모른다. 그러나 화분은 이제 새주인을 만났다. 새로운 인연이 시작된 것이다.

 

 

오늘 점심은 집에서 먹고자 한다.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점심 사 먹을 돈으로 도자기 화분을 샀다고 생각해야 한다. 점심값 아껴서 도자기 난 화분을 산 것이다.

 

 

2022-05-02

담마다사 이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