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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권 담마의 거울 2014 II

담마다사 이병욱 2022. 5. 15. 09:00

58권 담마의 거울 2014 II

 

 

한시간이 남았다. 이를 어떻게 보내야 할까? 글하나 쓰기에는 부족하다. 최소한 두 시간은 잡아야 한다. 그러나 자판에 손가락 가는 대로 쓰다 보면 한시간에도 글이 하나 나올 수 있다.

 

자투리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 없다. 한시간 남은 시간에 책의 서문을 써야 한다. 2014313일부터 519일까지 담마에 대해서 쓴 글이다. 책의 제목을 ‘58 담마의 거울 2014 II’로 정했다. 모두 27개의 글로 355페이지에 달한다. 참고로 목차는 다음과 같다.

 

 

목차

 

1. 불음주계는 폐기 되었나?

2. 장애업보를 어떻게 볼 것인가?

3. 발우와 가사, 수하는 것인가 드는 것인가

4. 출가수행자 보다 더 수행자 다운 삶을

5. 시기와 질투가 작렬할 때

6. 늙으면 무엇에 의지해야 하나?

7.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는?

8. 분노에 수반되는 쾌감 때문에

9. 오취온과 견해에 대한 집착

10. 보인 것 안에는 보인 것만이 있을 뿐

11. 가죽끈에 묶여 있는 개 같은 인생

12. 불교를 불교답게 하는 무아(無我)사상

13. 융의 분석심리학과 마음의 메커니즘

14. 재가불자의 실천덕목 십복업사(十福業事)

15. 매일매일 승리하는 삶을 위하여

16.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자와 사랑하지 않는 자

17. 왜 연기적 사유를 해야 하는가?

18. 분별론자인가 해체론자인가?

19. 남이 나의 안전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

20. 사랑하지 않는 것과 만남과 사랑하는 것과 헤어짐

21. 암기되지 않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

22. 불교는 왜 존재론이 아니라 인식론일까?

23. 행복과 번영을 위하여

24. 탄생과 성도와 열반은 동급

25. 올바른 생활을 위한 네 가지 원리

26. 정법(正法)은 오래 머물지 않는다

27. 자수성가(自手成家)와 일가견(一家見)을 이루려면

 

58권 담마의 거울 2014 II.pdf
3.57MB

 

목차를 보면 민감한 주제도 다루었다. 목차 2번 글을 보면 장애업보를 어떻게 볼 것인가?’가 그것이다. 이에 대하여 소금덩어리의 경’(A3.99)을 근거로 하여 숙명론을 극복하자고 써 놓았다.

 

장애업보는 숙명론이 되기 쉽다. 모든 것을 전생탓으로 돌리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장애업보를 숙명론적으로 본다면 사람은 이러이러한 것에 따라 어떠한 업을 짓던지, 그러한 이러이러한 것에 따라 과보를 받는다.”(A3.99)라는 말이 될 것이다.

 

어떤 업을 지어도 숙명론적으로 본다면 미래 운명을 바꾸어 나갈 수 없다. 미래 운명 역시 숙명론적으로 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떠한 업을 짓던지라는 말로 나타난다. 어떤 업을 짓든지 미래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면 굳이 미래를 바꿀 노력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부처님은 미래 운명은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조건이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수한 조건으로 미래운명이 결정된다. 만일 조건이 하나뿐이라면 운명론이 되고 결정론이 되어 버린다. 그러나 행위는 무수한 조건에 의하여 일어난다. 그래서 부처님은 사람은 겪어야 하는 이러이러한 것에 따라 어떠한 업을 지으면, 그러한 이러이러한 것에 따라 그 과보를 받는다.”(A3.99)라고 말씀하셨다.

 

업은 행위와 동의어이다. 어떤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 자신의 의지가 작용된다. 이를 의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부처님은 수행승들이여, 나는 의도가 행위라고 말한다. 의도하고 나서 신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행한다.”(A6.63)라고 말씀하셨다.

 

자신의 의도대로 미래 운명을 바꾸어 나갈 수 있다. 이는 이러이러한 것에 따라 어떠한 업을 지으면”(A3.99)이라는 말로 알 수 있다.

 

세상을 보는 두 가지 관점이 있다. 하나는 숙명론적이고 또 하나는 운명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에 대한 것이다. 누군가 모든 것을 전생탓으로 돌린다면 숙명론적인 것이다. 이는 어떠한 업을 짓던지가 된다. 그러나 운명을 바꾸고자 한다면 어떠한 업을 지으면이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

 

업을 짓던지업을 지으면이라는 말은 차이가 있다. 전자는 현실을 포기하는 듯한 운명론적이고 숙명론적인 태도이다. 그러나 후자는 운명이나 숙명을 극복하는 의지가 보이는 것이다.

 

여기 소금덩어리가 있다. 작은 그릇에 넣는다면 짠맛이 그대로 있을 것이다. 그릇이 작으면 숙명론적으로 되기 쉽다. 이는 어떤 업을 짓던지라는 말로 나타난다. 포기하는 것이다.

 

소금덩어리를 강물에 던지면 어떻게 될까? 강물에서 짠 맛을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어떠한 업을 지으면이라는 말로 나타난다. 이는 다름 아닌 조건이다. 이를 조건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건법은 연기법이라는 사실이다.

 

연기법은 조건발생 하는 것이다. 하나의 조건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무수한 조건이 작용하여 결과를 만들어 낸다. 미래 운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수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하기 나름이다.

 

소금덩어리는 악업을 상징한다. 소금덩어리를 녹이려면 물이 많아야 한다. 세수대야로는 부족할 것이다. 항아리로도 부족할 것이다. 흐르는 강물에 던져 버려야 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어떤 사람이 소금덩어리를 갠지스강에 던져 넣는다고 하자. 수행승들이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갠지스 강의 물은 그 소금덩어리 때문에 짜져서 마실 수 없는가?”(A3.99)라며 물었다.

 

작은 공덕으로는 업장을 소멸할 수 없다. 강물과 같은 공덕을 지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강물과 같은 공덕을 지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세상에 어떤 사람은 몸을 닦고 계행을 닦고 마음을 닦고 지혜를 닦아, 협소하지 않고 큰 도량을 지니고 있어 무량한 삶을 산다.”(A3.99)라고 했다.

 

이번에 책을 만들면 58번째 책이 된다. 책을 만들면 서문을 써야 한다. 책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책을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서문을 쓰는 것이라고 본다.

 

책을 만들 때 예전에 써 놓았던 글은 시기별로 카테고리별로 모으면 그만이다. 지만 서문은 그렇지 않다. 새로 써야 한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는다. 책의 서문도 현재시점에서 쓰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도 나만의 글쓰기 스타일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의 스타일대로 간다. 왜 그런가? 책은 판매용이 아니고 보관용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터넷에는 공개한다. 피디에프(pdf) 파일을 올려 놓는 것이다. 누군가 인연 있는 사람이 볼 것이다. 이렇게 서문을 씀으로 인하여 또 하나의 책이 탄생했다. 주어진 한시간이 다 되었다.

 

 

2022-05-15

담마다사 이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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